"이어지는 물건입니다. 보α 키타Ω인 오메가버스입니다.
전작인 동생 얘기(https://kawazu.tistory.com/181)의 후일담격인 물건입니다.
속・쉬어가는 에피소드인 단편입니다. 키타 짱 나옵니다. 조금이라도 즐겨 주셨으면."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체육 시간이 되고 나서 굉장히 키타 짱의 시선을 느낀다.
왠지 오늘은 엄청나게 쳐다보고 있다.
농구 시합이 진행되는 가운데, 공이 이곳 저곳으로 가는 걸 쫓아가는 척을 하고 있는 것도 엄청나게 쳐다보고 있다.
체육 수업은 싫어하는 시간 중 하나다. 강제적으로 추태를 보여야 하니까.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빛나고, 못하는 사람에게 있어선 그저 고문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다지 키타 짱한테 보이고 싶지 않다.
같은 반이 되어 버렸으니까 도망칠 수 없지만.
하지만 딱히 오늘이 같은 반이 되고 나서 처음 하는 체육인 것도 아닌데 왜 쳐다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반대로 체육은 멋있는 키타 짱을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로는 1학년 때보단 살짝, 그렇다, 살짝 기대됐다.
너무나도 내가 키타 짱을 쳐다봤던 게 들켜 버린 것일까.
가능한 한 들키지 않게 보고 있다고 생각했던 건 나뿐이고 사실은 다 들통났었던 건가.
키타 짱은 주목받아도 문제 없는 타입의 인종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싫었던 걸까.
그렇다면 미안한 일을 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런 마음속으로 반성회를 하든지 말든지, 지금 이 순간도 키타 짱이 나를 보고 있는 현실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키타 짱은 지금 시합을 안 하고 있으니까 보고 있는 거라곤 생각한다. 하지만 무척 마음이 불편하다.
자신의 시합 시간에서 해방되자 금방 나는 체육관 구석으로 도망쳤다.
"…고토, 고토!"
키타 짱이 나간 다음 팀 시합을 보고 있자 팔에 뭔가가 닿은 충격으로 누군가에게 불렸단 걸 깨달았다.
당황하며 고개를 향하자 반 친구인 사사키 씨였다.
지금까지 누구한테 불려 본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 이 반은 특수하다.
"앗 네 네. 죄, 죄송해요…!"
"왜 맨날 사과로 시작하는 거야? …근데 있잖아, 키타한테 무슨 일 했어?"
"……?"
무슨 일 했냐고 물으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굳이 말하자면 체육 시간 키타 짱의 모습을 너무 쫓아서 죄송합니다란 아까의 반성회 결과 정도밖에 짐작가지 않는다. 결국 지금도 보고 있었으니 반성이고 뭐고 있지도 않다.
"……??"
"아니, 아무것도 안 했다면 됐는데, 뭔가 쟤 아까부터 기분이 안 좋아서."
키타 짱 기분이 안 좋다고?
확실히 뭔가 즐거워 보이는 시선을 이쪽에 주는 것도 아니고, 어느 쪽이냐 하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던 듯한.
지금은 평소보다도 상대의 골을 마구 공격하고 있는 느낌도 든다. 이것도 기분이 안 좋아서?
설마, 마침내 내 체육에서의 추태에 싫증이 났다거나 그런?
남을 불쾌하게 만들 정도였다곤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무언으로 파랗게 질리지 마…전혀 모르겠으니까."
"앗 네. …죄송합니다."
"괜찮은데, 뭔가 저지른 거면 빨리 사과해. 다음은 점심시간이니까 시간도 있고. 용서해 주긴 할 거라고 생각해."
"앗 네."
조건반사적으로 답하고 말았다.
…체육의 추태 얘기라면 사과한대도 어떻게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체육 시간 전에 뭔가 했던가. 짐작 가는 바를 찾아 보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역시 이 몸치 탓인가. 다섯 살 어린이에게 농락당하는 고등학교 2학년이니까요.
끝장이다…
"감사합니다~!"
수업 인사가 끝나자 다들 각자 사이 좋은 사람끼리 모이며 탈의실을 향한다.
나도 일단 옷을 갈아입으려고 걷기 시작하자 등 뒤에서 팔뚝을 붙잡혔다.
홱 몸이 끌어당겨진다. 말 없이 끌어당겨서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살짝 밸런스가 무너지면서도 누구에게 잡아당겨진 건가를 확인하자 키타 짱이었다.
"……어, 키타 짱"
"잠깐 이쪽으로 와 봐."
어쩐지 진지한 눈을 하고 있다.
키타 짱은 귀엽지만 멋있기도 하단 말이지 하고 넋을 잃으면서도 끌려가자, 거긴 내가 자주 쓰는 눅눅한 곳이었다.
키타 짱의 손에서 해방되고 우리들은 마주보고 선다.
키타 짱의 표정을 보자, 키타 짱은 아까 분위기와는 달리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있다.
살짝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데려오긴 했지만 말을 할까 말까 정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옷 갈아입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인지라.
그렇게 심한 꼴이었을까 하고 우울한 기분이 된다.
무슨 말을 듣기 전에 사과해 버리자.
"저, 저기, 오늘은 추태를 보여서 죄송합니다…."
"………에. 무슨 얘기야?"
"…체육을 못하는 저한테 실망한 건가 하고."
"히토리 짱이 체육 싫어하는 거 알고 있고, 이제 와서 별 생각 안 해."
이제 와서란 건 뭔가 생각하는 바가 역시 있긴 했다는 걸까 생각하면 살짝 쇼크.
그게 아니라, 이게 아니라면 점점 더 짐작가는 데가 없었다.
"…죄, 죄송해요, 키타 짱 기분을 안 좋게 만든 원인이 짐작이 안 가서."
"기분을 안 좋게?"
"사, 사사사씨가 그랬어요."
"…아~, 삿츠인가."
키타 짱은 머리카락에 손장난을 치면서 그 녀석, 하고 거북하단 듯이 중얼거린다.
"저, 저기, 키타 짱?"
"………있잖아, 히토리 짱."
"네, 넵!"
"솔직하게 대답해 줬으면 하는데…."
"앗 네!"
또 진지한 얼굴이 되어서 키타 짱이 말한다.
뭘까. 내가 고칠 수 있는 부분 얘기였으면 좋겠는데.
"그거, 누구한테 받은 거야?"
"…………??"
그거? 어떤 거?
"에, 아, 어떤 거요?"
"……그 목에 걸고 있는 거."
목?
목에 늘어뜨리고 있는 건 키타 짱의 열쇠밖에 없다.
체육 때 저지를 벗었으니까 딱 체인이 보였던 모양이었다.
선생님한테 아무런 말도 듣지 않은 건 평소에 교복을 안 입으니까 포기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눈치채지 못한 건지.
이걸 누구한테 받았는가 하면 키타 짱이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라면 체인을 받은 건,
"아빠요."
"…………에."
키타 짱이 굳는다.
어라, 나 이상한 말 한 걸까?
"아, 아빠한테 받으면, 액세서리도 하는 거야?"
"네?"
아빠한테 액세서리를 받은 기억은 없는데.
아마 받더라도 안 할 테고.
"…만약 내가 선물해도 해 줄 거야?"
얘기의 흐름을 전혀 읽을 수 없다.
하지만 키타 짱의 눈은 뭔가를 참는 듯이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뭔가를 착각받고 있는 느낌이 든다.
"어, 아, 노력은 할 텐데요…아빠한테는 체인을 갖고 싶다고 해서 받은 것뿐이고, 이건 애초에 키타 짱한테서 맡은 물건인데요?"
체육복 아래에서 키타 짱의 열쇠를 끄집어내서 보인다.
"……에?"
"……에?"
키타 짱이 열쇠를 보고 굳는다.
키타 짱의 반응을 잘 알 수 없어서 나도 굳는다.
약간의 시간 후에, 키타 짱은 얼굴을 숙이고 그 자리에 웅크려 앉았다.
머리 사이로 보이는 귀까지 빨개져 있다.
"키, 키타 짱?"
"~~~~~~~~~~~!!"
뭔가 말이 되지 못하는 소리를 내고 있다.
나도 쪼그려 앉아 키타 짱의 상태를 살핀다.
"…다른 누군가한테 받은 건줄 알았어…."
"에, 아, 안 받았어요."
"…몰래 다른 사람하고 만나고 있는 건가 했어…."
"그, 그런 커뮤니케이션 능력 없어요."
얼굴을 숨긴 채로 키타 짱은 신음하고 있다.
어라, 이건 혹시,
"키타 짱, 혹시…질"
말을 꺼내자마자, 키타 짱의 손으로 입이 막혔다.
고개를 든 키타 짱은 아직 얼굴이 빨갛다.
"말하지 마!! 나도 아니까!!"
다른 누군가에게서 받은 선물을 내가 목에 걸고 있다고 착각했던 거다.
설마 자신이 그런 질투를 받는 대상이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저절로 얼굴을 히죽거리고 만다.
우헤헤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키타 짱은 막았던 입을 풀어 주었다.
따지고 싶은 게 있단 눈으로 내 쪽을 보았다.
"히토리 짱, 나한테 말 하는 거 까먹은 거 있지."
그러고 보면 키타 짱한테 몸에 지니고 다니기로 했단 건 말하지 않았다.
"죄송해요, 아무 말도 안 해서."
"…진짜로. 설마 내 열쇠였다니."
키타 짱은 내 가슴팍에 있는 열쇠를 만졌다.
조금 원통하게 바라보고 있다.
한동안 열쇠를 보던 키타 짱이 고개를 들자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얼굴이 가깝다. 반사적으로 떨어지려고 하자 체육복을 붙잡혔다.
"있잖아, 히토리 짱. 나를 착각하게 만든 사과의 표시를 받고 싶은데."
"……여, 여기 학굔데요?"
"키스 정도는 괜찮잖아? 여기 아무도 안 오고."
"……."
그럼 괜찮으려나. 하고 생각해 버렸다. 이번엔 자신의 얼굴이 빨개진 느낌이 든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지만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하나 심호흡을 한다.
나는 키타 짱의 두 어깨에 손을 놓고 그 입술에 자신의 것을 맞추었다.
닿는 것만으로 오늘은 끝낸다.
"히토리 짱, 익숙해졌어?"
"……익숙해졌을 것 같아요?"
내가 빨간 얼굴인 채로 대답하자 키타 짱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렇게 히토리 짱이 몸에 지니고 있으니까 페어 액세서리 같다. 이거."
키타 짱은 일어서서 자신의 목가에 있는 초커를 만진다.
그 날 이후로 키타 짱은 계속 그걸 한 채로 학교에 오고 있다.
한때 학년이 술렁거렸지만 지금은 꽤 진정됐다. 사사키 씨나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단 듯이 대해 줘서라고 생각한다.
"페어 액세서리?"
다시금 키타 짱이 한 말을 반추한다.
두 개가 하나인 액세서리를 파트너끼리 하는 거라고 키타 짱이 가르쳐 준다. 그런 것도 있구나.
"이거 별로 안 좋아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쁘지 않네."
키타 짱은 기쁜 듯이 웃는다. 일단 기분은 나아진 모양이다.
다행이다. 운동신경 문제가 아니라서.
"자, 히토리 짱, 옷 갈아입고 점심 먹자?"
쪼그려 앉은 채인 내게 키타 짱이 왼손을 내밀어 준다.
그 손을 잡고 나는 일어섰다.
일어선 후에도 키타 짱은 왜인지 손을 놓아주지 않아서, 우리는 손을 잡은 채로 탈의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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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시로(しろ) 님
시리즈: 물지 못하는 α 고토 이야기(噛めないαの後藤のはなし) | https://www.pixiv.net/novel/series/10276663
원본 링크: 自分で買うとは思われない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624289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원본 소설도 북마크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관심은 창작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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