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기 컴퓨터에서 시선을 돌려 사무실 창문에서 보이는 건 삐죽삐죽 솟아난 몇채의 빌딩뿐. 계속 보고 있으려니 현실과 망상의 경계가 녹아 괴수영화의 서막처럼 생각되기 시작한다. 지진과 함께 빌딩이 우르르 무너지고 그 아래에서 괴수의 촉수 같은 게 솟아나 건물을 차례로 쓸어넘긴다. 그리고 얼굴을 내민 괴수의 포효에 여기 유리창도 깨진다. 도망치기 위해 일제히 빌딩에서 나가는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쿄는 한 순간에 괴멸상태가 된다. "키타, 일 해라." "앗 죄송합니다!" 피로 때문인지 현실도피를 하고 있자 상사에게 그런 말을 들어 나도 일을 재개한다. 달력을 보자 지금은 7월인데 무슨 일로 넘어갔는지 4월이 되어 있었다. 벚꽃의 디폴트가 프린트되어 있는 걸 보고 꽃놀이 가고 싶었는데 하고 마음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