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물/번역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12

카와즈 2024. 5. 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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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 스태프로서 언니의 지인의 음식점에서 헬프를 하기를 벌써 3일이다. 마음의 정리는 금방 되지 않는다. 하지만 착착 자신을 되찾고 있었다. 먼저 밴드나 료와의 관계를 청산해야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조금 거리를 두는 건 필요해서, 전혀 관계 없는 장소에 자신을 두자 마음이 진정되어 가는 게 느껴졌다.
 헬프가 일단락되고 주방에 있으려니 점장님이 이만 들어가도 된다고 말했다. 이제부터 시작인데요? 하고 묻자 알바가 오니까 어서 돌아가 돌아가 하고 나는 반쯤 쫓겨나듯이 그 음식점을 뒤로한다.
 늦더위도 누그러져 10월은 지내기 좋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가로수도 단풍이 들기 시작해서 가을이 좋다고 생각했다. 오늘 밥은 뭘로 할까 슈퍼로 걸음을 향했을 때, 멀리서 "니지카!!" 하고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엔 료가 있었다. 료가 기그백을 지고 나를 향해 달려온다. 나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곤 반대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기다리라고 외치는 료를 남겨두고.

 "기다려, 기다리라니까! 니지카!"

 이제 와서 할 얘기 따위 없다. 나머진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그러니까 이제 괜찮아 료. 나를 고집하지 않아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앞으로 앞으로 발을 옮겨 료에게서 멀어진다. 그래도 료는 나를 쫓아온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들어 줘! 좀!"

 시끄러, 그 때 안 쫓아왔으면서. 나 같은 거 어찌 되든 상관 없는 거잖아? 그러니까 내버려 둔 거잖아? 이제 와서 쓸쓸해졌어? 그렇다고 그렇게 늘 맘대로 할 수 있는 여자처럼 생각하지 마. 나는 이제 료 같은 거 어찌 되든 상관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니지카, 니지카! 기다려! 부탁이──"

 브헉 하고 료는 넘어졌다. 기그백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되어선 엎어져 있는 료는 으윽 하고 신음하고 있다. 손은, 손은 괜찮은 걸까. 몸은, 상처는 없는 걸까.

 "료!"

 나는 료에게 다가가 쪼그려 앉아 료를 일으켰다. 다치지 않았어? 괜찮아? 하고 묻자 팔을 세게 붙잡혔다. 아차 싶었을 땐 이미 늦었다.

 "잡았다."

 료는 씨익 웃는다. 나는 그 웃음으로부터 눈을 돌렸다.

 "……얘기라면 나중에 들을 테니까 오늘은 돌아가."
 "안 돼, 니지카 내 앞에서 사라질 셈이잖아."
 "……그런 짓 안 한다니까."
 "지금은 그런 거 듣고 싶지 않아. 내 말만 들어."
 "싫어."
 "니지카."
 "싫어."
 "나 있지."
 "싫다고!"
 "니지카를 좋아해."

 료의 눈을 보고, 거기에 거짓이 섞이지 않았음을 느끼곤 고개를 숙였다. 이미 늦었어, 전부. 어차피 3일 사이에 쓸쓸해져서 쫓아온 거지? 료한텐 내가 없어도 되잖아. 그렇게 생각해도 마음은 기쁘다고 따스해졌다.

 "……나는 싫어."
 "니지카는 생각하는 걸 말 안 해 주니까, 난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하지만 하나 말할 수 있는 건 난 니지카를 좋아해."
 "……노래 안 만들어 줬으면서."
 "그거 말인데."

 부끄러운 듯이 료는 말을 이었다.

 "나, 니지카를 너무 좋아해서 가사가 무거워져 버려서. 멜로디나 그런 건 다 됐었는데 어디까지 전해도 되는 건지 생각하니까 계속 다시 쓰기만 하고. 환멸받기라도 하면 싫었으니까."
 "……거짓말 안 해도 돼."
 "그래, 불안하게 만들었구나. 미안."
 "……그러니까 그만하라니까!"
 "그럼 지금부터 부를 테니까 들어 줘."

 그렇게 말하고 료는 기그백에서 베이스를 꺼내들었다. 당황하는 나를 두고 료는 스트랩을 어깨에 걸고는 베이스를 준비했다. 왕래하는 사람들은 무슨 일인가 하고 지나치면서 우리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잠깐, 료! 다들 보고 있잖아!"
 "뭐 어때 보라고 해. 어차피 다다음주에는 이 곡 라이브에서 부를 거니까."
 "저기, 있잖아!"
 "믿어 주지 않는다면 증명할 수밖에 없어. 나는 니지카를 좋아하고, 계속 같이 있고 싶으니까."

 료가 인트로를 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장 가사를 부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여든다. 결속밴드의 야마다 료랑 이지치 니지카 아냐? 그런 소리가 들렸을 땐 곡이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일부는 카메라까지 들기 시작해서 우리들을 찍기 시작했다.
 주위에 시선을 돌리는 나를 보고 노래하는 한중간에 "니지카, 나만 봐."라고 료는 말했다.
 그 곡은 틀림없는 진짜 러브송이었다. 사랑이 무거운 러브송. 그래도 나는 들으면서 깨닫고 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에게만 꽂히는 러브송, 나에게만 보내는 러브송. 료는 계속 노래한다. 나만을 바라보며. 멜로디도 가사도 좋아서, 이렇게 좋은 곡이면 빨리 들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바보 료 하고 마음속으로 따졌다. 후렴에는 빼곡하게 나를 향한 마음이 꿰어져 있었다. 감정을 폭발시키는 듯이 베이스를 울리면서 료는 울부짖듯이 노래했다. 사랑하는 목소리, 사랑하는 베이스. 증명되어 간다. 료의 나를 향한 마음이. 이런 걸 들어 버리면 믿을 수밖에 없잖아 하고 생각해서 울면서 슥슥 눈을 비비고 웃자 료도 웃었다. 2절을 다 부르고는 아웃트로를 치고 곡이 끝난다.
 
 "이게 내 마음이야. 전부 본심. 어때, 환멸했어?"
 "……환멸할 리가 없잖아, 나 성가신 여자니까."
 "나도 알아."

 료는 베이스를 등에 두르고는 한 발 내딛어 나를 끌어안는다. 오랜만인 료의 체온에 몸을 맡기자 강하게 몸이 끌어당겨졌다.
 귓가에서 속삭여진 말은 내가 무엇보다도 원했던 말이었다.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나 그랬잖아, 니지카를 지키고 싶다고. 서로를 지키자고. 근데 말야, 니지카가 보기엔 난 역시 지켜야만 하는 존재인 거잖아? 그건 아니야."
 "……응."
 "나 겁쟁이니까 있지, 니지카한테 좋아한다고 말도 못하고 부끄러워서 전할 기회도 없었지만 제대로 니지카 좋아해. 앞으로는 말할 테니까. 그러니까 옆에 있어 줘. 계속 옆에 있어 줘. 니지카가 없는 미래는 있을 수 없어."
 "……나 엄청 성가신 여잔데? 멋대로 착각해서 료를 상처입히고 도망다닌 여잔데?"
 "그래도 좋아. 따지고 보면 내가 나쁜 거고. 그러니까 말로 하자. 나 니지카에 대한 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알고 싶어. 이 세상에서 제일 니지카를 잘 아는 건 나인 게 좋아. 그러니까──"

 료가 내게서 떨어진다. 쓸쓸한 뒷맛이 남아 슬퍼졌을 때, 료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무릎을 꿇었다. 좌우로 열린 특징적인 반지 케이스는 내가 동경하던 그 주얼리 브랜드 것이었고, 그 안으로 엿보인 것에 거짓말, 하고 입을 막는다.

 "저와 결혼해 주세요."

 주변이 환희로 들뜨는 게 들린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놀람으로 나는 몇초간 굳어 버렸다가, 불안이 배어나오기 시작한 료를 보고 정신을 차리고는 왼손을 내밀었다.

 "……네."

 료는 내 대답을 듣고는 떨리는 손으로 결혼반지를 꺼내 왼손 약지에 천천히 끼웠다. 조금씩 뿌리 부분이 갑갑해지는 감각에 행복을 느낀다.
 약지 뿌리 부분에서 반지가 멈추었다.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중심에 자리잡고 그 주변을 반짝이는 작은 다이아몬드가 에워싸고 있다. 너무나도 기뻐서 또 눈물을 흘리자 료가 손을 잡았다.

 "니지카, 사랑해. 계속 옆에 있어 줘."
 "……당연하지, 계속, 옆에 있을게."

 마주보고 웃는 우리들에게 축복의 말이 잔뜩 보내졌다. 주변에는 군중이 생겨서 조금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반지를 비추자 반짝거리고 예뻤지만, 이 크기면 꽤 했겠다 생각했다. 월급 3개월분이 시세라고도 하고 나름 하는 반지겠지 생각해서 "꽤 했지?"라고 농담처럼 말하자 료가 비밀 얘기를 하는 것처럼 귓가에 입을 가져가 말했다.

 "그거 있잖아, 사실은──"

 가격을 들은 순간 나는 소리를 질렀다. 장난이 성공한 것처럼 료는 키득키득 웃었고 나는 료의 손을 붙잡고는 둘이서 뛰기 시작했다.
 빨리 집에 돌아가야 한다. 이런 값비싼 물건을 하고 있으면 습격받을 게 뻔하다. 그렇게 생각해 우리들은 시모키타자와의 거리를 달린다. 옆을 달리는 료를 보고 나는 웃었다. 료가 너무나도 행복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어때? 내 사랑의 무게."
 "아하핫, 최고!"
 "그치? 결혼 반지는 같이 고르자."
 "응!"

 이어져 있는 왼손의 반지가 반짝인다. 나를 향한 러브송의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멈추는 일은 없었다.



 "진짜, 저, 정말로 걱정했거든요!"
 "미, 미안해 봇치 짱. 걱정 끼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걱정 끼친 주제에."
 "료 시끄러!"
 "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근처 어디에서 잡초 먹고 있으면 어떡하나 하고……."
 "료도 아니고……."

 다음날이 되어 우리는 STARRY에 모여서 봇치 짱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봇치 짱은 이소스타에 흘러들어 왔다는 우리들의 프로포즈 영상을 보고 알고 있었던 모양이라 계속 쓴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반지는 집에 돌아간 뒤 곧장 반지 케이스에 넣어서 계속 바라보고 있었지만 "반지가 아니라 날 봐." 하고 어리광부리는 료에게 꺾여서 책상 깊은 곳에 소중히 넣어뒀다.
 지금은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우리들이 눈을 돌리고 있던 것을 슬슬 마주보아야 한다. 내가 상처입혀 버린 봇치 짱의 소중한 사람을. 계기는 확실히 그 날이었지만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을 한참 전에 깨달았어야 했다.

 "그래서 있지, 중요한 얘기가 있는데."
 "네?"
 "키타 짱을 데려오자. 우리 밴드에."

 봇치 짱과 료는 놀란 얼굴을 하고 금방 어두운 표정이 되었다. 적극적이 되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풀이 죽어 간다.

 "어, 아, 안 돼?"
 "안 되는 건 아니지만요, 그, 키타 짱 꽤나 충격 받은 모양이라……. 저하고도 안 만나 줘서요……."
 "결속밴드는 셋이서 유명해졌어. 팬이 납득해 줄지는 모르는 거야."
 "왜 그렇게 소극적인데! 진짜!"
 "……니지카, 저번에 돌아오는 거 반대라고 그랬잖아."

 료에게 예리한 말을 듣고 말이 막히자 봇치 짱이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본다.
 결속밴드는 셋이 되고 나서 계속 어딘가 어두운 분위기가 떠돌고 있다. 키타 짱이라는 태양을 잃고 나서 늘 한밤중을 헤매이면서 동이 트길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들은 이정표를 찾지 못하고 쪼그려 앉아 울고 있다.
 이제 그러고 싶지 않다. 리더니까 더욱 결속밴드를 뿔뿔이 흩어지게 두고 싶지 않다.

 "그야 그런 식으로 그만두면 화도 나지. 화 나서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마! 라고 말하고 싶어지고. 하지만 봇치 짱은 봤겠지만, 나 키타 짱한테 분풀이했을 때 있잖아, 진짜로 어찌 되든 상관 없었으면 그 때도 평범하게 행동했을 거야. 하지만 용서할 수 없어서 말해 버린 거야. 그건 나도 최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그건."
 "됐어. 위로의 말을 원한 게 아니고 용서해 달라고도 생각 안 해. 무슨 말이 하고 싶냐면, 난 계속 키타 짱을 기다렸던 거야. 그건 료도 봇치 짱도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나는 둘을 교대로 보며 그렇게 말했다. 봇치 짱과 료는 살짝 웃고는 천천히 고개를 세로로 흔들었다. 어쩔 수 없다고 하며 료는 자랑하듯이, 하지만 기뻐 보이게 웃었다.

 "팬들한테는 잘 전해 보자. 우리가 키타 짱이 돌아왔으면 하는 거니까."
 "하, 하지만 키타 짱 돌아올 생각 없다고 그랬는데요……."
 "그건 봇치 짱이 쓴 곡의 완성도에 달린 거 아냐?"
 "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네에!?"

 놀리는 것처럼, 하지만 진심을 담아 봇치 짱에게 말하자 료도 그걸 따랐다. 키타 짱이 없는 결속밴드가 망가져 버리는 건 분명 시간 문제고, 우리 밴드는 다른 밴드처럼 팔리고 싶어서 음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우리로서 있기 위해 음악을 하고 있는 거다. 키타 짱이 없는 결속밴드는 결속밴드가 아니다. 별자리를 이루는 별이 하나라도 빠지면 이름이 변해 버리듯이.

 "저, 저도, 키타 짱이 다시 노래해 줬으면 좋겠어요."

 봇치 짱은 나와 료에게 그렇게 말했다.
 키타 짱에게 전해야 한다. 돌아와 달라고, 다시 노래해 달라고. 일단 내가 키타 짱에게 말해 버린 걸 사과하고, 그리고 전하고 싶다. 결속밴드가 별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그 아이가 다시 우리들 사이에서 빛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걸.

 "내가 갈게."
 "어, 아니 셋이서 가요."
 "셋이서 가면 위축될 거 아냐? 그리고 내가 가야 해. 그 때 일 사과하고 싶고, 무엇보다 결속밴드의 리더니까."

 봇치 짱은 잠깐 생각한 뒤에 "알겠어요."라고 하고, 료는 한 번 끄덕였다.
 엉망이 된 결속밴드는 그 아이가 돌아오는 걸로 진짜 모습을 되찾는다.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 밴드도, 키타 짱도. 계속 못 본 척을 해 왔다. 하지만 이제 그만두는 거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가슴을 부풀렸다. 바라보는 건 미래뿐. 키타 짱이 있는 미래뿐.


 옛날에 키타 짱이 좋아했던 과자를 가지고 봇치 짱에게 들은 주소의 초인종을 누른다. 네, 하고 조심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긴장하면서 이지치 니지카예요 하고 말했다. 입을 다물어 버린 키타 짱에게 모니터로 보였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미안! 하고 고개를 숙였다. 종이가방이 바스락거리고 조용해졌다.

 "나, 나 저번에 있었던 일을 사과하고 싶어서. 그 때 료랑 잘 안 돼서 키타 짱한테 분풀이한 거야. 그 말은 본심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처입힌 건 틀림없으니까, 그래서 사과하러 왔어. 싫으면 안 열어도 되니까, 내 얘기, 들어 줬으면 해."
 
 말은 돌아오지 않는다. 침묵은 긍정이라고 판단하고 나는 말을 잇는다.

 "나 저번에도 말했지만 키타 짱을 계속 기다렸어. 밴드 그만뒀을 때 키타 짱은 취직할 거라고 그랬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게 아닐까 싶어서. 뭐 이거에 대해선 이제 와서지만. 나는 리더다운 리더를 못 하고 있었고, 그리고 키타 짱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도 엄청나게 화 내 버렸고, 진짜 미안해."

 말이 돌아오지 않으니 거기 키타 짱이 있는지를 알 수 없어서 불안해서, 하지만 입을 다물 수도 없어서 나는 계속 말을 건다. 아파트 주민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신경 쓰지 않는다. 신경 쓸 수가 없다.

 "그치만 결속밴드에는 키타 짱이 필요했단 말이야. 키타 짱의 기타와 노래가 필요했고, 키타 짱이 없으면 우리들 엉망이니까. 키타 짱이 보기엔 성공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전혀 그런 거 아니고, 봇치 짱이 팔리는 노선의 가사를 쓰기 시작했어. 레이블이 시켜서."

 아예 혼잣말이다. 독백하기엔 딱 좋을 정도라고 생각했다. 마치 참회하듯이 나는 이야기한다. 나의 죄와 벌. 키타 짱이 모르는 것.

 "물론 그게 잘못이란 건 아니야. 료는 밴드를 안 나가 줬고 봇치 짱도 기타를 안 그만둬 줬어. 아마 둘 다 계속 기다리면 키타 짱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키타 짱은 돌아오지 않았어. 점점 점점 결속밴드는 커졌고, 되돌아갈 수 없어서. 우리는 진작에 길을 헤매고 있었던 거야."

 어둠 속을 헤매는 우리들의 가짜 태양은 언제나 스테이지의 눈부신 라이트였다. 거기에서만큼은 키타 짱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허상에 지나지 않는 그것은 쫓아가도 쫓아가도 잡히지 않아서, 우리들은 라이브를 원했다. 팬을 놓아 두고 단지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음악은 즐기기 위한 것인데, 주는 쪽인 우리들이 그걸 잊고 있었다.

 "키타 짱이 있어 주지 않으면 있지, 봇치 짱도 히어로가 될 수 없다고. 이런 말 하는 건 치사할지도 모르지만. 아니, 그렇다기보다, 봇치 짱뿐만이 아니야. 우리들도 음악을 즐길 수 없어."

 거기까지 말하자 경첩이 끼익 소리를 내고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틈으로 엿보인 키타 짱은 수척해져 있었고 패기가 없었다. 키, 키타 짱? 하고 이름을 부르자 눈동자가 완만하게 나를 올려다보았다.

 "이지치, 선배."
 "키, 키타 짱, 오, 오랜만이야. 아니, 아하하, 미, 미안……. 진짜로……."
 "아, 아뇨. 저, 들어, 오세요."

 문의 각도가 넓어져 나를 받아들인다. 키타 짱은 먼저 안쪽으로 가 버려서 나는 쫓아가듯이 안에 들어갔다. 복도 끝의 거실은 물건이 어질러져 있었다. 슬쩍 보인 소파에는 통기타가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저, 저기, 이거. 키타 짱이 좋아했던 과자……."
 "가, 감사합니다……."

 마치 첫대면인 듯한 서로의 행동에 엄청난 거북함을 느꼈지만 끝난 방식과 재회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자신의 약함을 한탄하고는 러그에 앉았다.

 "키, 키타 짱. 그 땐 정말 미안해."
 "그, 그만두세요. 고개 들어 주세요."
 
 나는 잠깐 지나서 고개를 든다. 키타 짱은 면목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눈은 마주치지 않았다. 우리의 거리는 상당히 멀어져 버린 모양이다.

 "……마음은 감사하지만요, 저한텐 무리예요."

 그 답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원하는 답은 그게 아니다. 나는 키타 짱을 설득하기 위해 온 게 아니다. 나는 알아 줬으면 해서 온 것이다. 설득하는 건 내가 아니라 그 아이의 역할이니까.

 "결속밴드는 키타 짱이 없으면 안 돼. 아니 벌써 해산에 한 발 걸쳐 있어. 우리는 문제에 대해서 계속 못 본 척을 해 왔으니까. 하지만 봇치 짱이 키타 짱을 만나서, 마주봐야만 하게 됐어."
 "그치만, 제가 있었으면 지금도 이지치 선배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꿈도 소중하지만 내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넷이서 밴드를 하는 거야.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는 팔리고 싶어서 음악을 하고 있는 게 아냐. 우리들의 록을 하고 싶어서 밴드를 하고 있는 거야. 료도 봇치 짱도, 나도. 즐거우니까 록을 하고 있어."
 "그런 말 하셔도……."

 키타 짱은 고개를 숙여 버렸다. 나는 주머니에서 한 장 티켓을 꺼내 테이블에 놓고는 키타 짱의 눈앞까지 미끄러뜨렸다. 티켓을 깨달은 키타 짱이 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보러 와. 꼭 보러 와. 우리들 연주 들어 봐. 그리고 나서 생각해."
 "저 이제 밴드는──"
 "봇치 짱이 키타 짱을 위해서 노래할 테니까."

 내가 그렇게 말하자 키타 짱은 괴로워 보이는, 하지만 아주 조금 기뻐 보이는 얼굴을 했다.
 봇치 짱은 키타 짱이 없으면 안 된다. 키타 짱이 없어진 후 5년간 봇치 짱은 슬픔에 겨워 있었다. 나와 료는 알고 있다. 모르는 건 키타 짱뿐. 그러니까 나는 필사적인 거다.
 나는 결속밴드를 지키고 싶다. 이번에야말로 모두를 지키겠다. 결속밴드가 계속 우리가 있을 곳으로 있기 위해서.

 "나도 료도 봇치 짱도 키타 짱이 돌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결속밴드는 넷이서 결속밴드니까. 그리고 봇치 짱이 그러던데. 손가락 끝이 딱딱하다고. 연습하고 있는 거잖아?"
 "그런 거, 아니에요."
 "답은 라이브 들은 뒤라도 괜찮아. 난 기다릴 테니까. 5년이나 기다렸으니까 1주일 정도는 금방이지."
 "……이지치 선배는 왜 저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건가요? 저 한 번 도망치고 밴드로부터 눈을 돌리고 있었는데."

 나는 고개 숙인 키타 짱의 정수리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거야, 당연히 좋아하니까지. 안 그랬으면 그만둔다고 했을 때 말리지도 않았고, 부딪혔을 때도 그렇게 화 안 냈을 거야. 밴드 그만둬도, 아무리 짜증나도, 역시 키타 짱은 싫어할 수 없어."

 료를 보고 싶어서 기타를 못 치는데도 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라이브 직전에 도망쳐 버린 기타 보컬. 봇치 짱이 데리고 돌아와서 우리는 넷이 되었다. 계속 넷이서 음악을 연주했고, 키타 짱은 결속밴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명이 되었고, 그래도 없어져 버렸지만, 여명은 바로 앞까지 와 있다.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 않는가.

 "전부 우리들한테 다시 맡기고 키타 짱의 록을 연주해 줘. 나 키타 짱의 기타랑 노래 엄청 좋아하니까."

 거기까지 말하고 이만 가 볼게, 하고 나는 러그에서 몸을 일으켰다. 거실을 나와서 현관에서 신발을 신는 동안 키타 짱은 오지 않는다.
 문을 천천히 열고 닫고는 숨을 들이쉰다. 걸음은 가벼워서 어디까지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해 보자! 하고 도쿄의 하늘에 외치고는 스니커로 지면을 차고 껑충껑충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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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번역이 만족스럽게 안 되네요.

 

원작: 토라(虎) 님

원본 링크: 愛される君に愛されたい僕の歌を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455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