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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SS]연가원앙의 밀키웨이-7 (恋歌鴛鴦のミルキーウェイ)

카와즈 2015. 2. 8. 21:09

연가원앙의 밀키웨이


제4장 긴양전가의 체셔 브레이크(緊嬢転伽のチェシャー・ブレイク) (1)


4-1:2011/02/12 01:00 미래 가젯 연구소

오카베 린타로의 몸이 움찔하고 흔들리고, 휴대전화를 든 손이 툭 떨어졌다.

"어라, 오카베 린타로, 혹시 타임 리프하고 왔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히터를 쬐고 있던 아마네 스즈하가 물었다.

"……그래."
"상대는?"
"……페이리스다."
"그래서, 잘 됐어?"
"아니, 실패했다."
"일단 물어 두겠는데, 몇 번째?"
"……일곱 번째다."

신음하는 듯한 목소리로, 오카베 린타로가 중얼거렸다.

"헤에, 꽤 고전하고 있구나."
"페이리스 냥냥에겐 상대의 마음을 읽는 특수한 힘이 있다. 얕은 수법은 통하지 않아."
"아, 뭐더라.  '체셔 브레이크'였던가?"

정확하게는 상대의 안색을 살펴서 하고 있는 말이 거짓말인지 어떤지 파악하는 정도의, 말하자면 '감이 좋은' 부류의 능력을 발전시킨 듯한 물건이지만, 어쨌든 귀찮은 것은 다를 바 없다.
그 페이리스의 행동은 고양이처럼 변덕스럽고 붙잡을 곳이 없어, 이쪽 책략을 마치 전부 꿰뚫어본 듯이 간단히 뛰어넘어 가 버린다.
몇 번이나 반복해 온 타임 리프에서 그녀의 타임 스케줄이나 몇 개인가 유용한 정보는 손에 넣었지만, 아직도 결정타라 부를 만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흐응, 그래도 루미호 언니가 말이지. 좀 의외인걸. 더 빨리 꺾일 거라고 생각했어."
"페이리스는 그래 보여도 꽤 심지가 강하다고."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으음. 혹시 아직인가?"

아마네 스즈하가 무언가 오카베 린타로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중얼거리면서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스즈하, 하나 물어봐도 되나."
"응, 뭐야 뭐야? 뭐든 말 해. 나는 오카베 린타로에게 협력하기 위해 여기 있는 거니까."
"미안하군. 그럼 묻겠는데, 마유리나 모에카는 '아주머니'고 왜 페이리스는 '언니'인 거냐. 특히 마유리와는 동갑일 텐데."
"……그치만 그 사람, 아주머니라고 불러도 대답 안 해주는 걸."
"그래……."

어쩐지 납득할 수 있는 이유에, 오카베 린타로는 자기도 모르게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2036년이란 건 페이리스는 벌써 40살도 넘었을 텐데. 정말 뭘 하고 있는 건지, 그녀석은……."

오카베 린타로는 머리를 감싸고 한숨을 쉬면서……
팟 하고 그 얼굴을 들었다.

"으왓?! 무, 무슨 일이야, 갑자기?"
"빠뜨리고 있었다……! 그런가, 힌트는 처음부터 제시되어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중얼중얼 말하기 시작한 오카베 린타로는, 흥분한 얼굴로 아마네 스즈하를 돌아보았다.

"수고했다, 스즈하! 어쩌면 공략의 실마리가 보일지도 몰라!"
"? ?? 그렇구나."

자신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힌트가 된 것인지는 전혀 모르는 채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마네 스즈하.

"잘 모르겠지만……도움이 됐다면 잘 됐어!"
"음.  일단 이번 타임 리프에서 확인하기로 하고, 써먹는다면 다음번 이후부터인가……."

소파에 걸터앉아,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작전을 짜는 오카베 린타로.

"있지 있지, 오카린 아저씨."

그 등 뒤 어깨 너머에서, 오카베 린타로의 얼굴 바로 옆에 몸을 내미는 아마네 스즈하.

"뭐냐, 스즈하?"
"으랴앗!"
"으왁!? 뭐, 뭐냐!"

두뇌 노동에 몰두하고 있던 탓인지, 아저씨라고 불러도 특별히 반응하지 않는 오카베 린타로.
그런 그의 진지한 옆얼굴을 바로 옆에서 바라보면서……아마네 스즈하가 장난스러운 웃음과 함께 등 뒤에서 끌어안았다.

"있지 있지, 뭔가 힌트가 됐다면 상! 상 줘! 나 오카린 아저씨가 상 줬으면 좋겠어!"
"음……아니, 상관 없지만 이건 또 즉물적이군. 뭐냐, 뭔가 가지고 싶은 것이라도 있나? 이 시대의 기념품이나 그런 건가?"
"그런게 아니라, 정말, 전에는 늘 해 줬으면서!"

묘하게 어린애같은 말투로 오카베 린타로에게 달라붙은 아마네 스즈하는, 그가 '늘 주는' 상을 줄 것 같지 않자 볼을 부풀리고 이것 보라는 듯이 그 부스스한 머리를 그의 얼굴에 들이밀고 부비부비 비볐다.

"아……뭐야, 혹시 쓰다듬어 줬으면 하는 건가."
"응 응! 그래! 그거 그거!"

아마네 스즈하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 태도로 보건대, 과거의 그녀와 미래의 오카베 린타로에게는 아주 당연한 행위였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아마네 스즈하가 지금처럼 엉겨붙어 올 때, 오카베 린타로가 그렇게 해 주었던 것일까.

"……몸은 컸어도 아직 어린애구나, 스즈하는."
"에헤헤♪ 그러는 오카베 린타로는 젊은데도 꽤 어른스럽네!"
"그건 늙었다는 의미냐!"

고롱 고롱 목을 울리면서 뒤에서 뺨을 부비는 아마네 스즈하를 보고 한숨을 쉬며, 오카베 린타로는 그 머리를 벌벌 떨면서 쓰다듬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지금 길들이고 싶은 건 네가 아니라 페이리스 냥냥인데 말이지!"
"흥 흥, 지금은 다른 고양이 생각하면 안 된다냥!"
"으오왓! 다, 달라붙지 마! 다, 닿았어!? 팔에 닿았다고, 스즈하!"
"대고 있는 거야! 냐앙♪"
"뭣, 왜 고양이 말투가 되는 거냐!"
"헤헤. 린린이 루미호 언니에게 익숙해지기 위한 특훈이다냥! 이얏♪"
"으왓?!"




……그 루프의 아마네 스즈하는, 하루 종일 평소 이상으로 어리광을 부렸다.




4-2:2011/02/13 23:00 미래 가젯 연구소

"좋아, 완성!"

마키세 크리스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쾌재를 불렀다.
밖은 한겨울이었지만 히터를 켜둔 랩 안은 오히려 따뜻할 정도였다.

"오, 마키세 씨 다 됐음?"

마키세 크리스의 목소리를 듣고, 뭔지 모를 잡지를 읽고 있던 하시다 이타루가 얼굴을 들었다.
저녁까지는 돕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마지막 조정은 전문가인 그녀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 같다.
그들 앞에는 신 전화레인지(가칭)을 개조해 지금 막 완성된, 타임 리프 머신이 자리하고 있었다.

"응. 일단은. 아직 윤리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하지만 기억만이라곤 해도 과거로 보낼 수 있는 머신이잖음……진짜라면 레알 굉장하지 않음?"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이 뒤는 누군가가 실험을 해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지만……."

하지만 전혀 테스트하지 않고 그렇게 하는 것은 인체실험에 가깝다.
어쩌면 기억이 제대로 덮어쓰기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부 기억에 차이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 뿐만 아니라 전송받은 사람의 기억 자체를 파괴해 버릴 지도 모른다.
그런 위험한 실험을, 대체 누가 하겠다고 할까.

"그 역할, 내가 받아들이지!"
"오카린?!"
"오카베! 대체 어디 갔다……꺄악! 너, 너 어떻게 된 거야 그거!?"

문을 벌컥 열고 찬 바람과 함께 랩에 들어온 오카베 린타로.
그의 뺨이나 목덜미에는 너무도 안쓰러운 찢긴 상처가 몇 개나 나 있고, 그 백의는 피에 물들어 있었다.

"아무런 일도 아니다! 그보다 타임 리프 머신은 완성된 거지, 조수여!"
"그러니까 조수가 아니라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어? 머신? 아, 응, 일단은. 그보다 오카베, 그 상처……!"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마! 그보다 바로 머신을 쓰겠다!"

성큼 성큼 안쪽 방에 들어가, 설명도 듣지 않고 전화레인지의 설정을 시작했다.

"오카베, 너 대체 뭘……!?"

그가 설명도 듣지 않고 익숙한 손동작으로 머신을 기동하는 모습을 보고, 마키세 크리스는 숨을 삼켰다.
그리고, 곧 어떤 가능성에 도달했다.

"오카베! 너 벌써 이 머신으로 타임 리프한 거지!? 그것도 몇 번이나 시간을 거슬러 오른 거지, 그렇지!?"
"에? 레알? 오카린 타임 트래블러임?!"
"그래, 그렇다."

재빠르게 타이머를 46시간 전으로 설정하면서, 마키세 크리스의 물음에 막힘없이 대답하는 오카베 린타로.
분명 이 대화도 몇 번이고 반복해 온 것이다.

"뭔가 있었던 거지! 타임 리프가 필요한 무언가가!"
"……그래."
"뭐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누군가에게 위험이 닥쳐 오는 거야?!"
"그 말대로다."

오카베 린타로의 표정에, 마키세 크리스와 하시다 이타루 두 사람은 숨을 삼켰다.
이 남자는……이 머신이 가진 문제를 전부 떠안은 채,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타임 리프를 반복해 온 것이다.

"저기, 뭐가 있었던 거야?! 가르쳐 줘! 과거의 나에게라도 좋으니까!"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다.
오카베 린타로의 고민을, 고뇌를 알고 싶다. 힘이 되어 주고 싶다. 구해 주고 싶다.
마음 속에서 솟아오르는 그런 마음이, 충동적으로 그녀에게 그렇게 소리치게 만들었다.

신 전화레인지(가칭)에서 격렬한 방전현상이 일어났다. 42인치 브라운관은 이미 랩에 설치되어 있어, 리프터 기동을 위해 브라운관 공방의 상태를 확인할 필요는 없다.
오카베 린타로는 휴대전화를 한 손에 들고…… 마키세 크리스를 돌아보았다.

"크리스, 언젠가 반드시 이야기하마. 약속이다."
"……………………!!"

여태까지의 긴박한 표정과는 정반대로, 깜짝 놀랄 정도로 부드러운 미소.
의표를 찔린 마키세 크리스는 점점 그 뺨을 붉게 물들이고 양 손으로 입을 덮었다.

오카베 린타로의 얼굴이, 방 전체가, 점점 눈물로 번져 간다.
그녀는 일그러진 시계 속에서, 명멸하는 방전이 정말 예쁘구나 하는,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감상을 품었다.
꼴사나울 정도로 눈물샘이 풀려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치사하지 않은가. 비겁하지 않은가.
어째서 이런 인체실험이나 마찬가지인 만행을, 그런 웃는 얼굴로 감수하려 하는 것일까.
어째서 그렇게도……자신이 만든 장치를, 당연하다는 듯 믿어주는 것일까.

왜 언제나……
왜 언제나, 전부 혼자서 짊어지고 가 버리는 것일까.


자신을 놓아둔 채로……!!


"그럼……다녀오마!"
"오카베에에!"

마키세 크리스의 눈물섞인 외침이 눈부시게 빛나는 방 안에 울려퍼진다.




……오카베 린타로의 손가락이, 휴대전화의 버튼을 눌렀다.




4-3:2011/02/11 01:00 미래 가젯 연구소

"어라, 오카베 린타로, 혹시 타임 리프하고 왔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히터를 쬐고 있던 아마네 스즈하가 물었다.

"……그래."
"상대는?"
"……페이리스다."
"그래서, 잘 됐어?"
"아니, 이번에도 실패했다."
"일단 물어 두겠는데, 몇 번째?"
"여덟 번째다."

몇 번이나 실패하고 있는 것 치고는 그다지 낙심하지 않은 것 같은 모습으로 오카베 린타로가 대답했다.

"헤에, 꽤 고전하고 있구나?"
"페이리스 냥냥에겐 상대의 마음을 읽는 특수한 힘이 있다. 얕은 수법은 통하지 않아."
"아, 뭐더라.  '체셔 브레이크'였던가?"

한숨을 쉬며 이전과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무척이나 감동적으로 보였던 마키세 크리스와의 46시간 후의……그의 입장에서는 바로 조금 전의 대화.
하지만 그 상처가 페이리스 냥냥과 냥냥하려다 생긴 손톱자국이라는 걸 알면, 그녀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말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 뭐야 뭐야, 무슨 일 있었어?"

일어서서 오카베 린타로가 있는 곳까지 아장아장 걸어 오는 아마네 스즈하.
그녀 치고는 무척 무방비하고 경계심이라곤 조금도 없는 거동이다.
하지만 그녀 입장에서 보자면 바로 10분 전까지 눈앞의 남자와 살을 맞대고 있던 것이다. 경계심도 옅어질 만 하다.

"아니, 스즈하와는 관계 없는 얘기다."
"에에! 오카베 린타로 치사해! 나한테도 가르쳐 줘. 우리들 같은 미션을 수행하는 동지잖아!"
"어…, 어쨌단 네가 들어도 득될 게 없는 얘기다. 신경 쓰지 마라."

과연 손톱에 긁힌 상처 얘기는 조금 부끄러워, 그녀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오카베 린타로는 그대로 흘리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아마네 스즈하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자신이 미숙하기 때문에 중요한 계획을 밝히지 않은 것처럼 들렸던 것 같다.

"흥 흥! 그래도 듣고싶어! 응? 오카베 린타로! 린리인! 들려줘어!"
"으악!? 파, 팔을 잡아당기지 마! 그리고 린린이라고 부르는 건 그만두라고 했잖아!"

오카베 린타로 근처까지 와서, 그대로 달려들듯이 그의 팔을 붙잡은 아마네 스즈하는 팔을 잡아당기며 달라붙어, 그대로 아래에서 올려다 보듯 항의하는 눈동자를 그에게 향했다.

"섹스할 때는 괜찮다고 했는 걸!"
"지, 지금은 그, 어, 뭐냐, 아, 안 하고 있잖아!!"
"그럼 할래! 지금부터 오카베 린타로랑 섹스 할 거니까!"
"그, 그런 걸 본말전도라고 하는 거다!"

오카베 린타로에게 있어서, 그녀와 살을 섞은 것은 벌써 반 달 이상 이전의 기억이다.
하지만 아마네 스즈하에게 있어서는 바로 10분 전의 일인 것이다.
그런 감각 차이가 낳은 서로의 거리감의 차이가, 오카베 린타로를 필요 이상으로 당황하게 했다.

"으으~, 오카베 린타로가 아무것도 가르쳐 주질 않아~……."

노골적으로 실망하면서 묘하게 옆으로 길어진 입, 눈물 맺힌 눈동자로 호소하듯 그를 바라보는 아마네 스즈하.
과거 다른 세계선에선 만난, 그 사명감에 불타오르던 늠름한 그녀에게서는 약간 상상하기 어려운 표정이지만, 지금의 오카베 린타로는 그것 또한 그녀의 본심임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살벌한 시대가 아니라면, 그녀는 어느정도 또래의 여자아이같은, 또 어딘가 긴장 풀린 일면도 있는 아이 같았다. 친한 상대에게는 묘하게 어리광부리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과거의 그녀들과의 괴리에 약간 쓸쓸함을 느끼는 반면, 그 때의 그녀들에게도 숨기고 있었을 뿐 이런 측면이 있던 것일까 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만다.
지금의 그녀가 이전에 말했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그 시절의 그녀들도, 오카베 린타로에게 어리광부리고 싶다고, 달라붙고 싶다고 조금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 의외로 그랬던 기억이 없는 것도 아니군."
"? 오카베 린타로?"

그러고 보면 당시의 그녀들도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는 굉장히 느긋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와 묘하게 스킨십을 갖고 싶어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건 설마 자신을 좀 더 신경써 달라는 포즈였던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신기하게도 당시 그녀의 태평한 태도도 어쩐지 귀엽게 느껴진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그보다 수고했다, 스즈하. 네가 준 아이디어가 도움이 됐다. 미션 자체는 실패했지만 이건 큰 전진이다."
"? ?? 그런 거야? 에헤헤, 잘 모르겠지만 기쁜 걸."

조금 전까지의 불평은 어디로 갔는지. 칭찬을 듣고, 뺨을 붉히며 뒷머리를 긁으면서 부끄러운 듯 웃는 아마네 스즈하. 그 웃음에는 이전의 태양과 같은 천진난만함은 자취를 감추고, 눈앞의 남자에 대한 그 나이대의 소녀같은 모정이 비쳤다.

"그런데 스즈하, 다음 미션 수행에는 네 협력이 필요하다. 도와 주겠나?"
"어? 괜찮아? 야호! 진짜로 오카베 린타로를 도와줘도 되는 거지?!"

얼굴을 환하게 밝히면서 그 팔다리로 기쁨을 표현하는 아마네 스즈하.
오카베 린타로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정말로 기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 굉장히 중요한 임무다. 부탁해도 되겠나?"
"응! 응! 맡겨만 둬! 반드시 완수해 내 보일게!"
"좋아, 잘 말했다……그리고, 지령 전에 먼저 팔을 풀어."
"에에, 이대로 괜찮잖아."
"안·돼. 진지한 임무 얘기란 말이다. 이대론 말하지 힘들잖나."
"부우. 오키도키!"

약간 불만인 듯 하지만 솔직하게 팔을 풀고 거리를 벌리는 아마네 스즈하.

"좋아, 그럼 먼저 거리에서 말이지……"
"어? 매복? ……응, 응.  알았어. 응, 습격? 아, 강탈하면 되는 거지? 맡겨만 둬, 그런 건 특기거든!"
"왜 그런 게 특기인 거냐……!"

어쩐지 불온한 말을 서로 흘리면서……
그들은 변덕쟁이 아기 고양이 포획작전에 돌입했다.




4-4:2011/02/13 23:00 미래 가젯 연구소

"좋아, 완성!"

마키세 크리스가 땀이 맺힌 이마를 닦으며 쾌재를 불렀다.
밖은 한겨울로, 창을 흔드는 겨울 바람은 드세다.
그러나 개발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었는지, 난방이 틀어져 있기도 해서 그녀의 살갗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오, 마키세 씨 다 됐음?"

마키세 크리스의 목소리를 듣고, COMIC LOL을 읽고 있던 하시다 이타루가 얼굴을 들었다.
마지막 조정은 전문가인 그녀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해서, 그는 현재 휴식중인 것 같았다.
커튼을 열고 안쪽 방을 들여다 본다. 거기에는 신 전화레인지(가칭)을 개조해 지금 막 완성된……타임 리프 머신이 자리하고 있었다.

"응. 일단은. 아직 윤리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하지만 기억만이라곤 해도 과거로 보낼 수 있는 머신이잖음……진짜라면 레알 굉장하지 않음?"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이 뒤는 누군가가 실험을 해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지만……."

하지만 전혀 테스트하지 않고 그렇게 하는 것은 인체실험에 가깝다.
어쩌면 기억이 제대로 덮어쓰기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부 기억에 차이가 생길지도 모른다. 오히려 전송받은 사람의 기억 자체를 파괴해 버릴 지도 모른다.
그런 위험한 실험을, 대체 누가 하겠다고 할까.

그 둘의 대화를 끊듯이, 큰 소리를 내며 랩의 문이 열렸다.

"에에이, 조수여! 타임 리프 머신은 완성됐나!"
"어라, 오카린 머리 잘랐음? 뭔가 이미지가 다르다고 할까……어? 뭐임?!"
"그러니까 조수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그리고 오카베! 이런 중요한 때에 대체 어딜 가서……어? 그 사람 누구?!"

찬 바람과 함께 랩에 뛰어들어 오는 오카베 린타로.
그리고 그 뒤를 따르듯 뛰어들어 온……스패츠를 입은 수수께끼의 여성.

"오카베 린타로, 내가 도울 일은 없어?!"
"괜찮다, 전부 혼자서 설정할 수 있어!"

진지한 얼굴로 서로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성큼성큼 안쪽으로 빠른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의자에 앉아 오카베 린타로는 헤드폰을 집었다.

"오, 오카린?! 그 대박 귀여운 여자사람은 대체 누구야! 누구냐능! 중요한 것이라 두 번 말했습니다! 번뜩!"
"헤헤, 하시다 이타루의 딸, 하시다 스즈하야! 아빠!"
"아아 과연 즉 내가 2살쯤일 때 태어난 아이군요 알겠습니다 라니 그럴 리가 없잖음 상식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렇게 소리친 후, 하시다 이타루는 아주 무방비한 미소를 짓고 자기 앞에 서 있는 그 딸을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천천히 충분히 샅샅히 뒤지는 듯한 시선으로 시간했다.
그 모습과 체격과 용모와 언동에서, 하시다 이타루의 시선을 받은 이성은 접객할 때를 제외하면 열 명중 열두 명이 노골적으로 혐오나 기피하는 반응을 보이는데, 그녀는 그런 태도의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그 땋아 내린 머리를 흔들 뿐이다.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그 아이는, 모습부터 스타일부터 용모부터, 무엇부터 무엇까지 그의 취향에 꼭 맞았다.

"혹시 이거 오카린이 준비한 몰카임? 하지만 나이스 초이스임, 오카린! 레알 GJ! 레알 쩔어줌! ……그보다 이런 애를 어디서 찾아낸 거임? 오카린의 초절 헌팅 테크닉? 아, 하지만 약은 위험하지 않음?
아, 아니면 설마 금단의 MC계열입니까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아하아, 그, 그런 거 저한테만 슬쩍 가르쳐 주지 않으시려나요?"
"그런거 안 했어!"

하시다 이타루가 과도하게 흥분하자 무심코 딴죽을 거는 오카베 린타로.
그렇다곤 해도 눈앞에 있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될 아내 사이의 외동딸이다. 그의 취향에 맞지 않는 편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스즈하! 정체를 밝히는 건 금칙사항이 아니었나!"
"괜찮아, 오카린 아저씨. 그치만 어차피 타임 리프 할 거잖아?"
"뭐어, 확실히 그건 그렇다만……."

이전과는 다른 아마네 스즈하의 가벼운 행동에 머리를 감싸쥐면서……
거기까지 생각하고, 그러고 보면 당시의 그녀는 그녀대로 적당적당했던 듯한……하고 다시 생각하는 오카베 린타로.
어찌 됐든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
그는 막힘없는 동작으로 타임 리프 머신을 기동시켰다.

"……어? 오카린 아저씨? 어라? 설마 레알임? 오카린이 준비한 몰카가 아니고, 레알로 내 딸인 거임?"
"응, 맞아. 아빠. 아빠의 딸인 하시다 스즈하입니다. 타임 머신을 타고 2036년에서 왔습니다. 으음~, 좀 이상하지만 처음 뵙겠습니다……가 되나?"

턱에 검지를 대고 생각에 잠기는 모습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더욱이 근친이라는 금기의 배덕감이 프리미엄으로 상승되어,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와 관계 없이 하시다 이타루의 흥분을 곱절로 부채질했다.
그렇다,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그는 중증 HENTAI인 것이다.

"호, 혹시 정말로 내 딸이라면, 나, 나나 나를 부를땐 파파라고 부를 거라능!"
"어? 음 그러니까…… 파파?"

고개를 갸웃거리며 몸을 내밀고, 미래에서 늘 그러듯이 올려다보는 시선으로, 소위 말하는 '가족의 거리감'으로 하시다 이타루를 (부녀로서) 사모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아마네 스즈하.
하지만 그녀는 이 시대의 오타쿠에 관한 중대한 공식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용모×목소리×강렬함=파괴력.


스패츠 차림으로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그 행동은, 그 포즈는, 그리고 그로부터 산출되는 파괴력은, 현재 절찬 동정 HENTAI 오타쿠 한창때인 하시다 이타루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카운트 스톱 급……그렇다, 치사량과도 같은 것이었다.

"후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이젠 거짓말이든 몰카든 뭐든 좋다능! 오카린! 나는 오카린과 평생 함께하겠다능! 후 하, 후 하, 내 평생 한점의 후회도 없다! 아니, 스스스스스즈하 땅한테 그걸 입혀 버리거나 그걸 시켜 버리거나 거기에 더해서 그런 걸 말하게 해 버리거나 그거 말고도 그런 거나 이런 거나 저~런 걸 해버리거나 뭔가 해버리거나 하면 정말로 후회 없 으걱?!"
"거기, HENTAI는 입 다물고 있어!"
"꺄악!? 아빠! 정신 차려, 아빠도 참!!"

따콩, 하고 마키세 크리스가 투척한 스패너가 이마에 클린 히트하고, 그대로 기절하는 하시다 이타루.
당황하며 달려온 아마네 스즈하가 그의 상체를 안아 일으켜, 황홀한 표정으로 "우에헤헤헤헤"하고 중얼거리는 아버지를 필사적으로 간호한다. 주로 무릎 베개로.
그 사실을 나중에 알면, 그는 분명 자신이 정신을 잃은 상태였던 것을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할 것이다.

"그런 것보다, 오카베! 너, 너 설마 타임 리프를……!"
"그런 거라니, 너무하는군…….  그래, 그 말대로다, 조수여. 그러나 지금은 설명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

하시다 이타루의 폭주와 그 전말을 곁눈질로 바라보면서 타이머를 기동하고, 신 전화레인지(가칭), 즉 타임 리프 머신이 방전 현상을 일으킨다.

"저기, 나중에 제대로 설명해 줘! 오카베!"
"알고 있어! 전부 다 끝난 다음에 말이지!"

방전이 점점 격해지고……타임 리프의 준비는 완료되었다.

"저기 오카베! 하나만 가르쳐 줘! 타임 리프는……타임 리프는 제대로 됐어?!"
"그래, 크리스……네 발명은 진짜배기였다."
"오카베에!"

마키세 크리스의 절규가 눈부시게 빛나는 방 안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오카베 린타로의 손가락이……휴대전화의 송신 버튼을 눌렀다.




4-5:2011/02/13 10:33 미래 가젯 연구소

"크리스 쨩, 뚯뚜루―♪"

문을 열고 시이나 마유리가 랩에 들어왔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은 그녀가 늘 사는 주시 카라아게 넘버 원과 도시락 종류일까.

"아, 안녕 마유리. 오늘은 좀 늦었네."
"응. 집에서 좀 도울 게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엣헤헤, 쇼핑 다녀왔어♪"

마키세 크리스가 발명실에서 커튼을 반쯤 열고 인사를 건넸다.
시이나 마유리도 비닐봉지를 들고 인사하고, 익숙한 동작으로 소파에 앉았다.

"저기, 크리스 쨩, 크리스 쨩.  혹시 어제도 철야했어?"
"뭐 그렇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봉투에서 마실 것과 도시락을 꺼내면서, 요즘 늘 안쪽 방에 틀어박혀 있는 마키세 크리스에게 말을 건다.
실제로 시이나 마유리는, 만나자마자 금방 미국으로 돌아가 버리고, 랩에 돌아와서 곧바로 뭔가 복잡한 기계에 달라붙어 있는 그녀와는 그다지 길게 어울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타고난 사람에 익숙한 분위기로 금방 마키세 크리스와 친해져서, 지금은 마치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인 것처럼 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키세 크리스도 그런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경계를 풀고 있는 것 같았다.

"왜인지 잘 모르겠지만, 마유시는 크리스 쨩이랑은 훨씬 옛날부터 사이좋게 지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우연이네, 마유리.  사실은 나도 그래."
"왜 그런 걸까, 신기하네, 엣헤헤♪"
"정말……신기한 일도 다 있지."

요전번에 마키세 크리스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 환영 파티에서 그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지금은 완전히 오랜 친구처럼 사이가 좋다.

"마유시는 크리스 쨩도 다루 군도 좀 더 건강에 신경을 썼으면 좋겠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좀 더 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시이나 마유리는 우물우물 주시 카라아게 넘버 원을 입안 가득 넣고서, 하지만 어조는 진지하게 그런 말을 했다.

"그렇지. 하던 게 끝나면 푹 쉴게. 그런데 마유리, 오늘은 메이드 카페에서 일하는 거 아니었어?"
"엣헤헤, 사실은 그래요. 페리스 쨩한테 꼭 와 달라고 부탁받아서."

2011년 2월 14일……내일은 소위 말하는 젊은 남녀들에게 중요한 날, 즉 발렌타인 데이이다.
하지만 올해 발렌타인은 월요일, 즉 평일이어서, 각종 점포에서는 그런 이벤트가 하루 먼저 이루어진다.
즉 그것이 오늘이다.
페이리스정도는 아니지만 시이나 마유리도 메이퀸 냥냥의 대인기 메이드이고, 이런 이벤트에서 빠질 수 없는 인재다.
때문에 시험 기간이 가까운 바쁜 시기에도 불과하고, 페이리스는 시이나 마유리에게 와 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사실……이 건에 관해서는, 시험 공부가 있어서 안 된다고 하는 마유리에게, 오카베 린타로가 강하게 추천한 것이 컸다.


"하지만 마유시는 머리가 좋지 않으니까, 오전중에는 공부를 해 둬야 해요."

원래는 하루 종일 일했으면 했던 페이리스도, 과연 시험 전에 학업을 소홀히 할 수도 없어서 결과적으로 시이나 마유리는 오후부터 일하게 되었다.
거기서 그녀는 일찍 랩에 와서, 교과서를 펼치고 오전에는 시험 공부를 해 둔다는 계획을 세웠다.

"있지, 크리스 쨩.  오카린은?"
"글쎄.  아까 나간 뒤로 안 돌아왔는데."

작어을 하면서 어딘지 불만스런 목소리로 마키세 크리스가 대답했다.

"에~, 오카린이 모르는 곳 가르쳐 줬으면 했는데에."
"유감이네, 마유리. 그런 박정한 녀석은 빨리 잊어버려. 그게 너를 위한 거야."
"에―, 오카린은 박정하지 않아아~"
"글쎄."

마키세 크리스의 말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져 있던 것일까.
자신을 내버려두고 어딘가로 외출한 오카베 린타로에 대한 약간의 화라도 담겨 있던 것일까.

"다루 군은?"
"하시다는 한참 전에 그 메이퀸인지 뭔지 하는 메이드 카페에 갔어. 아침 6시 전쯤이었으려나. '페이리스 땅의 초콜릿은 내가 첫번째로 받을 거라능!'이라느니 말하면서. 이 추운 날씨에 개점 전부터 줄을 서겠대. 바보같아."
"엣헤헤. 다루 군도 큰일이구나아."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마키세 크리스는 타임 리프 머신의 개발에, 시이나 마유리는 시험 공부에 열중했다.

"으음, 으으음. 어려워요."
"어디를 잘 모르겠는데, 마유리? 보여줘 봐."
"어, 크리스 짱이 봐 주는 거야? 엣헤헤, 크리스 짱은 상냥하구나."
"별로 그런 거 아냐. 그냥 기분 전환이니, 까……."

커튼을 열고 개발실에서 나온 마키세 크리스가 시이나 마유리 옆에 앉으려 했던 그 때, 랩의 문이 열렸다.

"오카베? 너 대체 이런 바쁜 때에 어딜 갔다가……흐엑?!"
"왜 그래, 크리스 짱? 아, 오카린, 뚯뚜……호에? 오, 오카린? 에, 에엣?!"
"저, 저기 마유리, 저거, 역시……오, 오카베 맞지?!"

시이나 마유리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뺨을 붉히면서 옆에 있는 시이나 마유리의 어깨를 흔드는 마키세 크리스.
열린 문 앞에는……오카베 린타로와, 그 등 뒤에서 무표정인 채로 V사인을 한 키류 모에카의 모습이 있었다.




4-6:2011/02/13 11:38 메이드 카페 '메이퀸 냥냥'

"우헤, 우헤헤헤헤헤, 페이리스 땅의 사랑의 수제 초콜릿 겟이라능!"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메이퀸 냥냥에서 나온 하시다 이타루.
그의 손에는 예쁘게 포장된 발렌타인 초콜릿이 있었다.
오늘의 메이퀸 냥냥은 고객 특별 감사 데이라고 해서, 손님들에게 고양이귀 메이드들이 빠짐없이 발렌타인 초콜릿을 건네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게다가 수량 한정이지만, 그 초콜릿이 선착순으로 페이리스 수제 특제 발렌타인 초콜릿이 되는 것이다. 그것도 손으로 쓴 메시지 카드까지 더해서.
당연하게도 오늘 아침은 추위에도 불구하고 아키하바라 뒷골목에 행렬이 발생했고, 그 행렬을 보고 줄을 서는 손님까지 나타나, 개점 시간에는 길고 긴 줄이 생겨 있었다.
그 속에서, 전날부터 랩에서 묵었던 하시다 이타루는 그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으로 살려 멋지게 줄 맨 앞의 영예를 쟁취하고, 사랑하는 페이리스에게 누구보다도 먼저 초콜릿을 받는다는 페이리스 팬 최대의 영광을 손에 넣었다.

"뭐, 코미마에서 바깥 셔터 앞 행렬에 서는 게 익숙한 이 내 손에 걸리면, 이정도는 당연하다능!"

승리를 자랑하면서 계단을 내려간다.
원래 오늘은 하루 종일 들어가 있고 싶었지만, 손님이 상당히 많았던 것과 타임 리프 머신 개발이 대단원을 맞이한 것도 있어서, 그는 전리품인 초콜릿을 가지고 금방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 그가 미련이 남았다는 듯 돌아본 그 때……그 옆을 한 사람의 손님이 지나갔다.

"누구지, 지금 그 남자. 본 적 없는 녀석인데……?"

의아한 얼굴로 눈썹을 찌푸리는 하시다 이타루.
얼굴은 한순간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남자인 그가 보아도 꽤 좋은 남자였다.
하지만 대 이벤트인 오늘같은 날 이런 시간에나 오는 사랑이 부족한 녀석에게, 이 가게와 페이리스 냥냥을 생각하는 마음이 뒤쳐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자기 품안에 있는 사랑의 제1호 초콜릿(의리)에 우월감을 느끼며, 하시다 이타루는 자랑스러운 듯 저절로 입가가 일그러졌다.

하지만……그런 그의 눈으로도, 그 인물이 오카베 린타로라는 것은 간파할 수 없었다.

"다냐오셨어요,주인님♪"

전신으로 비겁할 정도의 아양을 떨면서, 이 가게의 인기 No. 1 고양이귀 메이드, 페이리스 냥냥이 새로운 손님을 맞이했다.

"후냐? ……냐냐?"

하지만 페이리스는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여다보듯이 그 사람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

"냐냐?! 쿄마?!"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폴짝 뛰면서 한 발자국을 물러났다.

눈앞에 있는 것은 확실히 오카베 린타로……호오인 쿄마였다.
하지만 지저분한 수염을 깎고 선글라스를 쓰고 새로 맞춘 양복(렌탈이지만)을 입은 그는, 평소와는 전혀 다르게 무척 댄디하고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왜 그러지? 네가 이몸을 못 알아보다니 별일이로군, 페이리스 냥냥이여!"

호오인 쿄마가 되어 오른손을 크게 휘두르는 포즈를 취하는 오카베 린타로.
평소였다면 우습기 그지없었을 그 행동은, 복장 때문인지 아니면 깔끔한 동작 때문인지, 오늘만큼은 묘하게 멋지게 보였다.

"깜짝 놀랐다냥. 쿄마, 차려입기도 하는구냐?"
"후후후, 미션을 위해서라면 이정도 변장은 아무것도 아니다. 두려워해라, 페이리스 냥냥! 이 경이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호오인 쿄마의 진정한 모습에!"

……거짓말이다. 아니, 거짓말은 아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이번 의상이나 화장 그 외의 코디네이트에 대해서, 그는 키류 모에카의 도움을 전면적으로 받고 있었다.

이전에 그녀는 라운더로서 활약하던 때, 위장으로서 편집 프로덕션 '아크 리라이트'에 잠깐 몸을 두었었다.
하지만 오카베 린타로는 다른 세계선에서의 모습이나 생활 태도에서, 그녀는 단지 라이터라는 직함을 빌리기 위해 그곳에 재적하고 있던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시험삼아 랩의 연구 리포트를 쓰게 했더니, 그녀가 실제로 문장이나 편집에 관한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거기서 어떤 경위로 그 편집 프로덕션의 여편집자와 안면을 튼 오카베 린타로는, 그녀에게 키류 모에카를 추천했다.
과거 그녀가 다른 세계에서 다니고 있던 회사를, 다시 한 번.

그렇다, 키류 모에카는 현재 브라운관 공방에서 알바를 하면서, '아크 리라이트'에서도 일을 돕고 있다.
사생활에 관해서는 극도로 칠칠치 못한 그녀도 일을 할 때는 비교적 열심이라(한 번 일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오카베 린타로는 오히려 "너무 열심이다."라고 술회할 정도였다), 기사의 평판도 좋고 요즘에는 리포트나 특집 기사같은 것들도 맡게 되어, 꽤 귀여움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거기서 오카베 린타로는 키류 모에카에게 부탁해, 프로덕션의 연줄을 빌려서 이번 복장 등을 적당히 맞춘 것이다.
그 때 그녀가 약간 조건을 걸었지만……그것은 이번 공략에서는 직접적으로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오카베 린타로는 일단 그 고민을 구석으로 밀어 두었다.
덧붙여서 그는 조금 수염을 깎고 얼굴 부분도 손을 댔고, 옷같은 것은 어드바이스를 부탁하는 정도에서 끝내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그쪽 스탭이 소재가 좋은 오카베 린타로(본인은 전혀 자각하고 있지 않지만)를 보고 완전히 의욕이 넘치는 바람에 이렇게 전신 코디네이트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 안경만큼은 맘에 안 든다냥. 쿄마한텐 좀 안 어울린다냥……냐!"

오카베 린타로가 쓰고 있던 안경을 페이리스가 손을 뻗어 재빠르게 낚아채려고 했지만, 그는 상체를 젖혀서 화려하게 피했다.
네 번째 타임 리프 때는 그대로 안경을 빼앗겨 버려서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한 번 기습을 회피하고 나면, 야위고 키가 큰 오카베 린타로와 상당히 키가 작은 페이리스 사이의 전투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다.

"냐! 냐냐!"

마치 장난감을 쫓는 고양이처럼 오카베 린타로의 안경을 잡으려고 몇 번이고 뛰어드는 페이리스.
그 모습을 모에하다며 점내의 남성 손님들이 미적지근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물론 페이리스도 그 부분은 계산에 넣어 두었을 것이다.

"페이리스, 적당히 해라. 여기 메이드는 주인님의 복장에 토를 다는 건가?"
"그런 건, 아니지만……"

조금 실망한 얼굴로 어깨를 떨구고, 그 뒤 바로 웃는 얼굴로 돌아온다.

"그것도 그렇다냥! 쿄마 말대로다냥! 주인님, 자리로 안내하겠습니다냥~!"

오카베 린타로는 페이리스에게 안내를 받으며 점내로 들어갔다.
그 도중, 딱 한번 페이리스가 방심한 그의 안경을 빼앗으려고 최후의 발악을 해 보지만, 걸려든 것은 여섯 번째 타임 리프가 마지막이다.
훌륭히 그 기습을 간파한 오카베 린타로가 언짢은 표정으로 페이리스를 바라보자, 그녀는 평소보다도 더 연출 과잉인 포즈와 우는 연기로 사죄했다.

그 뒤에는 과연 질린 것인지, 페이리스는 얌전히 앞장섰다.
점내를 걷는 그의 모습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일고, 페이리스 이외의 고양이귀 메이드들이 뺨을 물들이며 그의 모습을 힐끔힐끔 보았다.
잠시간, 이 가게치고는 드물게도 접객이 소홀해진다.
그렇다, 그녀들은 확실히 오카베 린타로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점내에 소수 있는 여성 손님들이 진지한 얼굴로 중얼중얼 이야기를 나누고, 그에게 날카롭고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다음 10분쯤 후에 그녀들이 이야기할 코스프레 요청……아니, 간원인 것일까. 분명 쿠로토님인지 뭔지……그것을 최대한 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넘어갈 대사를 지금부터 뇌내 시뮬레이션해 두는 오카베 린타로.
분명 아홉 번째 타임 리프 때의 대화가 가장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자리에 앉아, 얼음물을 홀짝거리면서 작게 숨을 내쉰다. 익숙하지 않은 옷이 조금 성가시지만 표정에 드러내지 않도록 주의했다.

……사실, 복장은 덤과 같은 것이다.
그의 본래 목적은 그 선글라스 쪽에 있었다. 양복 차림은 말하자면 선글라스를 눈에 띄지 않게 하기 위한 더미와 같은 것이다.

페이리스에게는 상대의 마음을 읽는 특수 능력 '체셔 브레이크'가 있다.
그렇다곤 해도 ESP같은 말하자면 초상현상과는 달리, 어느 쪽이냐고 말하자면 고도고 발달한 통찰 능력같은 것이다.

그녀는 상대의 표정을 보고 그것을 맞춘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서툰 오카베 린타로쯤은, 낯빛 하나로 간단히 그 진의를 간파당하고 만다.
평소라면 그래도 딱히 문제는 없었다. 그의 언동이나 행동에는 기본적으로 악의는 없고, 페이리스에게 있어서 유익하거나 즐거움이 되거나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목적 자체는 그에게 있어서 진지하기 그지없는 것이지만, 수단으로서는 조금 떳떳하지 못한 일을 안고 있는 지금의 오카베 린타로가, 그 본심을 페이리스에게 간파당해 버리면 끝장이다.

그녀의 능력을 봉하는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은 눈을 가려 버리는 것이다.
상대의 세세한 표정이나 안색으로부터 진심을 읽어내는 그녀에게 있어서, 시계를 봉쇄당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하지만……그늘에서 그녀를 습격해 눈을 가리고 일을 하라니, 확실히 강간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지 않은가.

오카베 린타로는, 설령 최종 목적이 마키세 크리스에게 있다 하더라도, 그 시간의 흐름에 있어서는 목표로 하는 상대를 진지하게 대하자고, 소중히 대하자고 마음속으로 정했다.
과거 그녀들의 소중한 마음을 하나 하나 짓밟아 왔던, 그리고 지금 또 그녀들을 이용하려고 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다면……페이리스의 시계를 봉하는 것 이외의 방법으로 그녀의 능력에 대항할 수밖에 없다.
거기서 나온 것이 이 변장 작전이다.
색이 있는 안경을 써서 시선을 읽기 어렵게 하고, 수염을 깎고 화장을 하는 것으로 인상을 바꾼다. 평소와 다른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으로 그녀의 통찰 능력에 차이를 일으키려고 한 것이다.

실제로는, 과거 다른 세계선에서 그녀는, 선글라스를 쓰고 그녀의 능력에 대항하려 한 라이넷 대회의 대전 상대의 마음속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었다.
때문에 이 정도로 속여 넘길 수 있을지 어떨지 아직도 의문이기는 했지만, 몇 번이고 타임 리프를 하며 확인한 결과, 의외로 이 변장에는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녀의 무엇이든 훤히 들여다보는 듯한 거동이나 언동이,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

다른 테이블에서 접객을 하면서, 오카베 린타로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페이리스.
두근 두근하는 가슴, 뺨에 떠오르는 엷은 붉은 빛, 무언가를 원하는 듯한 조금씩 움직이는 손가락, 조그맣게 열린 작고 붉은 입술.
……그리고 손님의 목소리로 금방 정신을 차리고, 전력으로 접객을 하며 아양을 떠는 페이리스.

확실히 오카베 린타로의 책략은 공을 세웠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계획대로이기는 해도 의도대로는 아니었다.
페이리스가 '체셔 브레이크'라고 자칭하는 그 뛰어난 통찰 능력은, 상대의 마음을 읽기 위한 냉정한 판단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오카베 린타로의 지금 그 모습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두근거림을 빠르게 하고, 마음을 들뜨게 해서, 그녀가 본래 가진 침착함과 분석력을 둔하게 하고 있었다.

그렇다, 사실……




페이리스 냥냥은, 그 때, 확실히 오카베 린타로의 모습에 반해 있었다.




4-7:2011/02/13 12:45 

"냥냥~! 쿄마 쿄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냥?"
"흠, 분명히 페르마의 최종정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기념할만한 날, 이었던 것 같은데……"
"아니다냥 아니다냥! 전~혀 다르다냥! 오늘은 사랑과 꿈과 희망이 넘치는 기념일, 발렌타인 데이다냥!"

만면의 미소를 띄우고 전신으로 아양을 떨면서, 오카베 린타로의 테이블에 커피 리필을 하러 온 페이리스 냥냥.
오카베 린타로는 그 알랑거리는 언동이나 의상, 정성스럽고 막힘없는 커피 따르는 모습의 언밸런스함에, 새삼스럽게 이 가게의 컨셉을 재확인했다.  점주에게 어지간한 고집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가게는 만들 수 없다.
그리고……다른 세계선의 기억으로부터, 오카베 린타로는 점주가 눈앞의 소녀……페이리스 냥냥 본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자친구가 없는 남자에겐 사랑은 커녕 꿈도 희망도 없는 날이라고, 그건. 애초에 발렌타인 데이는 내일이지 않나."
"세세한 건 신경쓰면 안 된다냥!"
"훗, 기념일이라고 말하면서 그 날짜가 어긋난 것이 세세한 일이라니, 배가 다 아프군!"
"후냐~, 그런 말만 하고 있으면 쿄마, 인기 없어진다냥."
"애초에 인기있지도 않았다! 그리고 세계에 혼돈을 가져올 매드 사이언티스트 되는 자, 호오인 쿄마가 인기있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애초에 요즘 발렌타인 데이같은 건 상업주의의 영락한 몰골이지 않은가!"

이런 대화도 벌써 몇 번이고 반복해 온 흐름이다.
그녀의 처음 대사를 미리 알고 있던 오카베 린타로는,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오늘이 단순한 발렌타인 전날이 아니란 것을 미리 인터넷으로 조사해 두었다.

"그럴 리가 없다냥! 쿄마는 인기 많다냥!"
"뭐라고? 훗, 그런 상대가 대체 어디에 있다는 거냐!"

괜히 양 팔을 크게 벌리고 어깨를 으쓱이는 오카베 린타로. 마치 연기하는 것 같은 동작이다.
그리고 그 대사에 고양이귀가 쫑긋 반응하고, 먹이에 달려드는 고양이처럼 눈을 빛내는 페이리스 냥냥.

"여기에 있다냥~!"
"으악!?"

페이리스가 오카베 린타로의 품에 뛰어들어 팔에 매달렸다.
트랜지스터 글래머인 그녀는 몸집은 작지만 꽤 풍부한 바스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오카베 린타로의 어깨부터 팔뚝 근처에 눌려서, 신선한 '여자 아이'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양복 너머로도 전해져 온다.

"에에이, 그, 그만 둬라, 페이리스 냥냥!"
"정말, 쿄마는 부끄럼쟁이다냥~♪"
"사, 상식적이라고 해라!"
"냐냥? 쿄마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인 주제에 상식같은 것에 갇혀 있는 거냥?"
"으, 으윽……."

여기서는 일부러 져 주는 편이 페이리스의 기분도 좋아진다. 좋은 흐름이다.
그렇지만 논파당하는 것 자체가 유쾌할리가 없으니, 오카베 린타로는 반쯤 진심으로 분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박진감이 있기 때문에 더욱이 페이리스는 아직도 그의 진의를 눈치채지 못했다.

"자, 쿄마, 페이리스가 주는 사랑이 담긴 선물……받아줬음 한다냥!"

팔을 풀고 일단 거리를 둔 페이리스는, 조금 전까지 그렇게나 밀착해 몸을 비비고 있었으면서, 몸을 배배 꼬며 얼굴을 붉히고 뜸을 들이며 그것을 품에서 꺼냈다.
그것은……갈색 포장지에 핑크색 리본이 둘러진, 필기체로 "I love you♪"라고 손으로 쓴 메세지 카드가 끼워진, 그럼 그렇지 하는 느낌이 드는 상자였다.

"……오늘은 가게에 오는 손님들 전부에게 서비스하는 게 아니었나, 페이리스여."
"냐냥?! 쿄마가 왜 그걸 알고 있냥?! 으으, 설마 하늘에서 오는 신탁을 도청하는 악마의 발명품, 지옥의 삼시록……헬 이어즈가 이미 완성돼 있었단 말이냥!?"
"아니, 평범하게 다루한테 들었다만……"
"냐냥!? 설마 다루냥이 배신하다니…….  이건 대위기다냥…….  일곱 하늘의 군세……헤븐즈 세븐즈가 이대로는 괴멸하고 만다냥!"
"고작 초콜릿 한두 개로 괴멸할 군단은 멸망해 버리는 편이 낫다! 애초에 네가 직접 만든 스페셜 초콜릿이란 건 선착순 50명까지라 진작에 다 나누어줬지 않나.  다루가 자랑하고 있었다고."
"그 점이라면 걱정 없다냥! 페이리스는~, 쿄마를 위해서 그 스페셜 수제 초콜릿을 빼 두었다냥~♪"
"으악!? 야, 달라붙지 마! 장난하지 마! 손 타지 마! 에에이, 떨어져라, 넌 고양이냐!"
"그렇다냥! 페이리스는 귀여운 귀여운 주인님의 아기 고양이다냥~♪"

초콜릿을 자기 가슴에 대고 허리를 꿈틀거리면서 아양을 떨만큼 떤 후, 만면의 웃음을 짓고 약동하는 팔다리로 다시 달려드는 페이리스 냥냥.

"……괜찮나? 애초에 단골인 다루라면 몰라도, 나한테 그렇게까지 해 줄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만."
"그렇지 않다냥! 쿄마한테는 늘 신세지고 있고~, 페이리스는 정말 정말, 바다보다도 깊고 하늘보다도 높~게, 우주의 만지의 대해, 아카식 풀보다도 넓게 감사하고 있다냥~."

뉴후후후 하고 입가를 고양이처럼 말고는, 오카베 린타로에게 달라붙어서 이것 보라는 듯이 몇 번이고 가슴을 문지르는 페이리스.
점내의 남성 손님들로부터 쏟아지는 증오와 질투와 원한의 시선.

"뭐, 뭐어 랩의 소장으로서 랩멤이 주는 감사의 마음을 받지 않을 수도 없군."

뜸들이는 듯한 헛기침을 하면서, 조금 얼굴을 붉히고 초콜릿을 받아드는 오카베 린타로.

"뿌~ 뿌~ 그런 말 하는 쿄마는 싫다냥!"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어쩐지 불만이란 듯이 페이리스는 볼을 부풀렸다.  그리고 변덕스런 고양이처럼 고개를 돌리고, 그대로 다른 테이블로 접객을 하러 갔다.
마치 조금 전까지 달라붙던 태도가 거짓말인 것처럼, 새침한 얼굴로.

아마도 다른 대답을 듣고 싶었을 것이다.
호들갑떨면서 부끄러워하거나, 쑥스러워하거나, 당황하거나.
아마 그런 반응을 취하더라도, 그녀는 반쯤은 놀리기 위한 소재로 쓰겠지만.

조금 누그러지는 손님들의 시선.
그것 봐라, 꼴 좋다. 그런 속 시원한 마음의 소리가 그들 사이에서 들리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전부 계획대로.


여기서 그녀가 자신을 피하게 해야 다음 전개가 살아난다.
오카베 린타로는 막힘없이 이어진 대화의 흐름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이 다음 대사를 몇 번인가 되새기면서, 페이리스에게 들키지 않도록 표정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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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 계획대로

일상편입니다.

마치 뭐랄까... 미연시에서 메인 히로인을 마지막 재미로 남겨두고, 서브 히로인부터 공략해 나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세이브 앤드 로드의 반복. 오카베는 실제로 매 루프마다 모든 분기를 확인하고 있겠지요. 머리아파지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냥냥하려다 얻은 상처라니, 페이리스땅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했던 걸까요. 헤타린 주제에. 사실 저는 완벽한 오카린보다는 헤타레인 오카린을 귀여워서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선 더이상 나오지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