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함과 괴수 7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7

7. 부족한 채라도 side : 키타 이쿠요 더보기 뒷풀이 후 나와 히토리 짱은 둘만이서, 밤의 시모키타자와를 목적지도 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히토리 짱이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타입인 건 알지만 있지? 그래도, 역시 조금이라도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조금 산책하지 않을래?" 하고 억지를 부려 버렸어. 처음엔 미안한 일을 했을까 하고 불안이 어른거렸거든. 하지만, STARRY의 모두가 안 보이게 되고 나서, 히토리 짱은 이렇게 말해 줬어. "산책하자고 말해 줘서 고마워요. 사실 저도, 키타 씨랑 같이 있고 싶어서……또 키타 씨가 먼저 말 꺼내게 해서, 면목 없어요." "또 사양하기는! 해 줬으면 하는 일이 있으면, 언제나 말하라고 했잖아. 그보다도, 존댓말, 존댓말." "앗, 죄송합니다…..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6

6. 방관자들의 에필로그 side : 이지치 니지카 & 야마다 료 더보기 이야~ 오늘 라이브도 반응 좋았네~. STARRY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손님들로 북적거려서, 언니도 바쁘게 접객을 하고 있다. 다시금 둘러 봤지만 역시 여중 여고생 손님이 평소보다 많다. 결속 밴드를 보러 온 손님, 꽤 많았다고 생각한단 말이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아니나다를까 여자애가 말을 걸어 왔다. "실례합니다! MC분이시죠? 결속 밴드의……." "예이예~이, 이지치 니지카라고 해요~! 오늘은 와 줘서 고마워~" 라이브 중에도 이름은 말했지만, 뭐어 한번에 기억하는 건 무리겠지. 이 팬 친구, 얼굴 빨갛게 물들이곤 긴장하고 있는 것 같고, 아무튼 프렌들리하게 대해 줘야지! "라이브 하우스에서 무슨 일 있었어? 곤란한..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5

5. 말해 줘 side : 키타 이쿠요 더보기 STARRY에서의 알바 휴식 시간. 니지카 선배가 헤벌쭉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고 있었다. "하아~~~ 엄청난 곡이 나와 버렸네~." "니지카, 그 말 하는거 오늘만 세 번째야." "미안, 미안. 하지만 정말 회심의 완성도라서~. MV 재생수도 코멘트도, 엄청 늘고 있고!" 그로부터 히토리 짱은 하룻밤만에 가사를 써 왔다. '러브송을 쓰고 싶다고 바라는 노래'――히토리 짱의 날것의 목소리로 짜여진 가사에, 선배 둘은 입을 떡 벌렸다. 나도 그 때는 압도당했지. 가사가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본 것도 있어서, 모든 프레이즈가 묵직하게 울리는 것처럼 느껴졌달지. '말의 무게'란 사고방식이 이전엔 잘 와닿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 가사를 읽은 순간,..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4

4. 괴수의 러브송 side : 고토 히토리 더보기 벽장에 틀어박혀 DVD 감상회. 담백한 BGM을 차려입고, 고등학생 커플이 해안에서 마주보고 있다. 둘은 파란 하늘 한가득 마음을 외친다. ''탓쿤을 좋아해요-!!'' ''나도-! 레이나를 좋아해-!!'' 으웩……너무 눈부셔서 토할 것 같아……. 더는 무리야, 일단 휴식. 다음은 좀 이따가. 키타 씨가 좋아하는 거니까 예상하긴 했지만, 청춘 성분이 너무 강해서 나한텐 괴롭다……. 하지만 이겨내야지. 키타 씨 옆에 계속 있기 위해서는, 아싸인 채로 있을 수는 없으니까. 방으로 기어 나왔더니, 퇴짜 가사를 갈겨 쓴 루즈리프가 엄청 어질러져 있다. 내 센스만으론 시간에 맞출 수가 없어서, 청춘 영화나 소녀 만화에서 프레이즈를 빌렸다. 하지만, 전부 거짓말 같..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3

3. 멋대로 해 side : 키타 이쿠요 더보기 우리들은 STARRY에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문제가 된 것은 히토리 짱이 보내 온 가사. 니지카 선배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거, 어떻게 봐도 러브송이지……?" 히토리 짱은 수라장 모드에 들어간 모양이라, 알바를 쉬면서까지 작사에 몰두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겨우 보내 온 초안은 우리들을 간 떨어지게 만들었다.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 ――그 동작이 뇌리에 새겨져 떨어지지 않아 ――넘치는 이 마음을 어떡하면 좋아 놀랄 만큼 직구인 러브송. 이걸 히토리 짱이 썼다니,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히토리 짱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이야? 내가 벙 쪄 있는 옆에서, 니지카 선배는 "으음~" 하고 곤란하단 듯이 신음하..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2

2. 목소리를 주세요 side : 고토 히토리 더보기 프레이즈의 단편을 적고는 퇴짜를 놓는다. 그런 걸 몇번이나 반복하고 있다. 벽장을 가득 채운 루즈리프는, 얄팍한 말들의 쓰레기장――. 이런 네거티브한 가사라면 얼마든지 떠오르는데 말이야. 내가 하고 싶다고 말을 꺼내긴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힘들다. 평소와 다른 테이스트의 가사라서 그런 것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마음의 형태가 쫓아오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그 미숙함을 뛰어넘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이니까,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내 머리만 쥐어 짜 봤자 막다른 길이네……." 스마트폰의 채팅 화면을 바라본다. 상담을 들어 달라는 그런 억지는 부리지 않는다. 단지,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목소리를 듣고 싶다. 통화 버튼을 누..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1

1. 눈이 멀 정도의 side : 키타 이쿠요 더보기 요즘 내 생활은 히토리 짱으로 알록달록하다. 그걸 깨닫고, 내 마음에 사랑색 꽃이 피었다. "그, 그럼, 같이 맞춰 볼까요……." 교사 구석에서 둘만의 기타 연습. 나보다 훨씬 난도 높은 리프를, 히토리 짱은 매끄럽게 쳐 낸다. 내가 있는 곳은, 가장 가까이서 히토리 짱의 기타를 즐길 수 있는 특등석이라고 생각해. 히토리 짱이 잔향을 지우기 위해 꾹 현을 누른다. 그 순간에 보이는 나른한 표정에, 아찔. "……?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앗, 아니야! 변함없이 히토리 짱의 기타는 대단하다 싶어서!" "에헤헤,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키타 짱 연주도 전보다 좋아져서 놀랐어요." 히토리 짱에게 칭찬받아서, 가슴이 천천히 따뜻해진다. 어제보다도 앞으..

작업물/번역 2023.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