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치하 29

[아이마스SS]tomorrow

그것은, 맨발 그대로의 사랑이었습니다.(それは、裸足のままの恋でした)12. tomorrow the day before 치하야 짱―― 뻗은 손이 허공을 그었다. 오른손 멀리, 늠름하게 뻗은 등을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확 트인 견갑골을 드러냈다. ――뭐 하고 있어, 하루카. 놓고 간다? 어깨 너머로 돌아보는 그녀의 눈동자는 맑고 투명해서, 등이 트인 대담한 드레스를 모사한 의상과 잔혹할 정도로 잘 맞았다. 잘 맞는다는 게 뭐지. 어울린다? 눈과 의상이 잘 어울린다니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어쩔 도리도 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 어쩔 수 없다. 의상. ……그렇다. 나와 그녀는 지금부터 스테이지에 설 것이고, 어라, 하지만 왜 그쪽은 그렇게 어두운 걸까. 여긴, 그렇다. 무대 끝자락이다..

작업물/번역 2018.03.22

[아이마스SS]열차 안에서

하루카와 치하야가 열차 안에서 수다를 떨 뿐인 이야기. --- "……저기, 하루카. 듣고 있어?" 덜컹이는 전철 안.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어슴푸레한 실내등보다도 환하게 열차의 좌석을 비춘다. 옆에는 치하야 짱. 그리고 그밖에는 아무도 없다. 질렸다는 듯한 목소리에 나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돌아보았다. "아, 미안. 잠깐 망하니 있었어." "하루카도 참……. 어제 라이브 회의 했었다며.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라이브. 그러고 보면 그랬었지. 다음 달에 나와 유키호 짱과 히비키 짱이 함께 나가는 무대다. 세트리스트는 결정됐지만 세세한 부분이 아직 미정이라, 어제 그걸 결정하는 회의를 했다. 요즘은 계속 바쁘니까 프로듀서님까지 다같이 모인 건 꽤 오래간만이었다. "음……. 역시 마무리가 덜 됐..

작업물/글 2016.04.27

[아이마스SS]사슬 끝 - 후편

출처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320694 주의! 이 소설에는 보는 사람에 따라 기분 나쁠 수 있는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치하야는 솔직하게 어리광부릴 수가 없다. 하지만 어리광부리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치하야는 자신을 엄격하게 다루며 하루 하루 살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붙잡고 있는 것을 놓쳐 버릴 것 같아서 무섭기 때문이다. 무언가에게 어리광부리는 것은 약함이다. 약함은 자신의 손으로 무기를 들고 일어서기 위한 힘을 빼앗고 만다. 자신은 한시라도 무기를 내려놓아선 안 된다. 주저앉아 쉬어서는 안 된다. 계속 굳게 쥐고 있던 양손은 언젠가 피가 통하지 않게 되어, 마비되기 시작한다. 자신이 무엇을 붙잡고 있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그렇..

작업물/번역 2016.04.15

[아이마스SS]사슬 끝 - 전편

안녕하세요, 카와즈입니다. 또 뭔가를 가져왔습니다.재밌게 읽어주시면 기쁘겠습니다. 주의! 이 소설에는 보는 사람에 따라 기분 나쁠 수 있는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320676 치하야의 양친이 이혼했다고 한다. 드라마 같다. 처음에 하루카는 자신과 관계가 없는 일로 느꼈다. 하루카네 가족은 사이가 좋다. 가끔 약간의 무신경함으로 화를 내서 싸울 때는 있어도, 그건 마음속 어딘가에서 원래 관계에서 벗어날 리가 없다고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카는 양친의 이혼이란 것에서 현실적인 감각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루카는 필사적으로 치하야에 대한 것을 생각했다. 그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치하야는 낙담해 있지 않을까. 누군가..

작업물/번역 2016.04.15

[아이마스SS]약속

난 아이돌이 되고 싶었다. TV에 나오는 아이돌들은 춤추고, 노래하고, 언제나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었다. 나 또한 그들을 동경했고, 그들처럼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꿈은 꿈일 뿐. 내가 아이돌이 될 수 없단 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분하게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8살짜리 어린애에겐 그저 현실이 냉혹하게 느껴졌다. 나는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 건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큰 병에 걸렸다고 했다. 나는 매일 매일을 그저 병원 침대에 누워서 보냈다.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약을 먹고, TV를 보거나, 옆 침대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듣거나. 난 오랫동안 이 병실에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대부분은 금방 퇴원했고 곧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

작업물/글 2016.02.25

[아이마스SS]잠자는 숲속의 공주

글쓰기에 도전해 봤습니다. 새까망숲의 노래와 잠자는 공주가 뒤범벅된 기묘한 하루치하 소설.사실 원래는 그냥 잠자는 공주를 깨우는 키스를 하루치하로 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이것저것 설정이 붙은 결과가 이겁니다. 이런이런. --- 아마미 하루카는 톱 아이돌이다. 아니, 톱 아이돌이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얼마 전 큰 사고를 당했고, 대수술을 받았으며, 그리고 회복중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하루카가 다시 톱 아이돌의 위치로 돌아올 것이라 확신하지 못했다. 그것은 키사라기 치하야도 마찬가지였다. 하루카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누구보다도 그녀에게 구원받은 소녀. 그녀가 하루카의 병실에 찾아올 때마다 마주한 것은 절망이었다. 침대에 누워 있는 하루카와, 옆에서 규칙적인 소리를 내는 뭔지 모를 기..

작업물/글 2016.02.15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29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챕터입니다.---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FIRST CHAPTER -the Fate of the World- 치하야 짱이 유령이라도 본 것처럼 멍하니 나를 바라본다. 어쩔 수 없다곤 생각해도 조금 상처받는다. 일단 빨리 백 년만의 재회를 기뻐하고 싶지만, 백 년간 쌓아 두었던 걸 폭발시켜서 치하야 짱을 끌어안고 싶지만, 그 치하야 짱은 눈을 깜빡이지조차 않는다. "어, 저기, 치하야 짱?" 치하야가 움찔 하고 천천히 양손을 자기 가슴에 올렸다. 뭔가를 확인하고 안도한 것처럼, 그녀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별로 거기, 백 년 지나도 전혀 안 커졌는데, 그걸로 된 거야? "정말로, 하루카, 구나." "맞아. 미안해, 오는게 늦어서.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밤에 일..

작업물/번역 2016.02.04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28

after xxx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xxx -I still love you- 길고 긴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다. 천천히 눈을 뜬다. 최악의 기상이었다. 일단 어둡다. 새까맣다. 오늘 아침 태양은 전혀 의욕이 없다고 생각했다. 누워 있는 곳도 차갑고 딱딱하다. 왜 이런 데서 자고 있었더라. 상반신을 일으켜 본다. 곧 머리가 뭔가에 부딪혀서 둔탁한 소리와 아픔을 만들었다. 아무래도 차갑고 딱딱하고 좁은 침상인 모양이다. 왜 이런 곳에……. 위를 막고 있는 무언가를 양 손으로 들어올려서 옆으로 미끄러뜨린다. 시야를 막고 있던 것이 점점 없어져도 눈앞에 있는 것은 똑같은 어둠이었으니 딱히 의미는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일어나서 어두운 방 안을 신중히 걷는다. 부딪히지 않도록 앞에 뻗고 ..

작업물/번역 2016.02.04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27

그리고, 마지막 잠자는 공주는 눈을 감는다. ---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최종장 영원의 약속 미키가 떨어져 간다. 그 몸이 지표에 격돌하기 직전에 리츠코의 오른손이 움찔하고 움직였다. 그 손끝에서 초록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미키를 부드럽게 받아내, 살짝 그녀를 지면에 내렸다. 나와 하루카도 손을 잡고 미키를 쫓았다. 우리들이 그녀 옆에 내려와 서서 원래 교복 모습으로 돌아가자, 미키는 노곤한 듯이 눈을 떴다. 아이돌의 빛을 잃은 그 눈이 날 보고 엷게 웃음을 지었다. "아~아……. 져 버린, 거야. 하지만 괜찮아? 졸리지……않아?" "――졸리, 네." 한 번 눈을 감으면 이제 오랫동안 뜨지 못할 것 같다. 아이돌의 힘을 제어할 수 있어도 역시 잠자는 공주가 되는 운명에선 도망..

작업물/번역 201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