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물/번역

[Steins;Gate SS]공수방관의 듀엣(拱手傍観のデュエット)

카와즈 2014. 7. 6. 23:37

이전에 나는, 누군가가 되려고 했었다.
세계에 대항해 싸움을 거는 누군가가.
무언가 거대한 것에 싸움을 거는 자신의 모습. 연기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정말로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중2병. 그것은 병. 현실도피라고도 한다. 그렇다――――도피.
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누군가가 되는 자신을 몽상하며.
'일반인'이 되는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부모님의 일이 싫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뒤를 잇는 자신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는 다른 인생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극적인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전에 나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이전에 나는, 아버지에게 인정받으려 했었다.
나에게 혐오의 표정을 향하는 아버지에게.
아버지와 같은 무대에 서는 자신의 모습.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정말로 그런 날이 오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연구에 몰두하는 나날. 그것은 완전히 병. 완전히 현실도피. 그렇다――도피.
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자신을 몽상하며.
'아버지의 거절'을 믿고싶지 않아서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폭언을 견딜 수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언젠가 나를 뒤돌아 봐 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자신은 반드시 아버지의 애정을 되찾을 것이다.
행복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전에 나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하아……."
한숨을 쉬며 벤치에 앉는다.
위를 올려다보니, 학생 시절부터 변함없는 밝은 햇살과 푸른 하늘이 있었다.
변한 것은 기온 정도일까. 온난화의 영향인지, 요즘 점점 더워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안 돼……다리가 움직이질 않아……."
아침부터 클라이언트를 만나서 의뢰를 확인했다. 그 뒤 바로 의뢰를 정리하려 했지만, 해결하는 데에 예상외로 시간을 소비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뒤, 상공회를 돕고 알바를 몇개 마친 후, 지금에 이른다.
"정말이지……잃어버린 애완동물 탐색같은 건 주변 탐정에게 맡기면 될 것을……!!"
그렇게 말은 해도, 이것도 귀중한 수입원이다. 불만만 말하고 있을 순 없다.
일이 있는 만큼 행운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럴 생각은……아니었는데……."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며 혼잣말을 한다. 그 중얼거림은, 지나가는 사람 누구의 귀에도 들어가지 않고 무산히 사라졌다.
(지금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그래도, 내가 바랐던 미래의 모습은 이런 게 아니었을 텐데.)
그 해 여름, 꿈은 현실이 되었다.
나는 확실히 그 때, 누군가가 되었다.
세계에 대항해 싸움을 걸고, 세계를 바꾸는 힘을 얻어, 그리고 정말로 세계를 바꾸었다.
그러나, 그것은 상상 이상의 절망이었다.
상처입고 괴로워하는 동료들. 운명에 묶여 몇번이나 죽음에 직면한 소중한 존재. 그리고 그 손으로 칼날을 들이대고 만 사랑하는 사람.
지금도 가끔 꿈에 나올 정도로, 그것은 마음에 평생 남을 상처를 입히고 나를 좀먹었다.
그러니 나는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내 동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세계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지금이 있다.
(지금 상황으론 세계대전이 일어날 조짐은 없고, 마유리도 죽지 않았고, 크리스도 살아있다. 다루에 이르러서는, 이대로 순조롭게 간다면 내년엔 정말로 스즈하가 태어날 것 같은 기세다.)
그러니, 이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후회하지는 않지만――――나는 결국, 누구도 되지 못하고 여기에 있었다.


"하아……."
한숨을 쉬며, 수면실의 간이 침대에 천천히 누웠다.
위를 올려다보니, 벽 색과 마찬가지인 아무런 재미도 없는 천장이 있을 뿐이었다.
다른 것은 전등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였다. 아마도 사진을 찍어서 프로젝터로 보아도, 이것이 벽이란 말을 듣고 의심하는 자는 없을 것이다.
"이젠 안 돼……허리가 움직이질 않아……."
아침부터 오전중 전부를 써서 프로젝트 진행상황과 이후 과제를 연구 멤버들과 확인했다. 그 뒤 점심을 젤리 음료로 때우고 바로 실험에 착수, PC로 결과를 정리하는 데에 예상외로 시간을 소비하고 말았다. PC 작업에 장시간을 소비한 것 뿐만 아니라, 데이터 채취를 위한 실험 자체도 앉아서 하는 장시간 작업이었으니 확실히 한계를 느껴 휴식을 취하고, 지금에 이른다.
"정말이지……이미지 데이터가 너무 많아……!!"
그렇게 말은 해도, 이것도 저것도 귀중한 데이터인 것에 변함은 없다. 결국 바깥 풍경은 한번도 못 본 채 하루가 끝났다고 해서, 불만만 말하고 있을 순 없다.
유익한 데이터를 많이 모은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나는……."
눈을 감고 멍하니 그런 혼잣말을 한다. 그 중얼거림은 적절한 온도로 유지되는 방 안에서 조용하게 무산히 사라졌다.
(지금이 지루하다는 건 아냐. 아침부터 밤까지 연구에 몰두한다는 건, 어떤 의미로는 꿈만 같은 하루야. 하지만……그게 매일 매일이 되면 아무래도 그런 생각이 들어. 이렇게 혼자서 있으면, 말 못할 허무감이 덮쳐 와.)
나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과학자가 되었다.
나는, 아버지 이상의 명성을 손에 넣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하나로 아버지의 뒷모습을 쫓아, 연구를 계속하고, 그리고 아머지와는 다르게 많은 사람에게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상상 이상의 절망이었다.
서로 상처주고 서로 속이며, 늘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는 동료들. 상식에 묶여 필요한 검증도 하지 않고 부정적인 말만 하는 인정없는 일반 대중. 그리고 나에게 증오라는 칼날을 들이댄, 둘도 없는 육친.
지금도 가끔 꿈에 나올 정도로, 그것은 마음에 평생 남을 상처를 입히고 나를 좀먹었다.
그래도 나는 과학자의 길을 걷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더욱이 아버지의 모습같은 것은 관계 없이, 이 몸 안에서 솟아오르는 탐구심에 몸을 맡기고 연구의 세계에 계속 머물렀다.
그리고, 지금이 있다.
(지금 현재에도 뇌과학은 한참 발전 도중. 끝은 보이지 않고, 그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지고 있어. 내 프로젝트 팀의 연구도 그 발견 중 하나가 기반이 되었고.)
그러니,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이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후회하지는 않지만――――나는 결국, 지금도 고독이라는 절망의 소용돌이 속을 헤매고 있었다.


'요즘, 호오인 씨라고 말 안하네ー.'
마유리가 어제 그런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린다.
그랬던가, 하고 잠시 뒤돌아보니 과연 확실히 짚이는 것은 있었다.
(이제 그런 걸 하고 있을 '유예'는 없어.)
언제까지고 학생 기분으로 있을 순 없다. 모라토리엄은 짧은 것이다. 그런데도 개업해서 2년을 지나는 지금도, 미래 가젯 연구소의 경영은 전혀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은 다루 덕분에 유지되고 있지만, 자신은 눈꼽만큼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아직 괜찮다, 아직 괜찮다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다. 중2병으로 얼버무리면서 하고싶은 대로 해 왔다.
하지만…….
'뚯뚜루ー♪ 마유시는 오늘부터, 유치원 교사랍니다!'
그 마유리조차도 올해 봄부터 사회인이다. 유치원 선생님으로서 훌륭히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페이리스는 정력적으로 아키하바라의 문화를 넓히는 사업에 분주하고, 루카코도 신사를 지탱하기 위해 정식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열심히 돕고 있다. 지압사는 편집 프로덕션과 브라운관 공방을 겸업. 시스터 브라운을 돌보는 일도 맡고 있다.
그리고 크리스도――――
크리스도 매일을 연구에 몰두하며 보내고, 가끔 그런 결과가 발표되어 텔레비전에도 몇번 나왔다.
그런 가운데, 생각한다.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언제까지 이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인가.
세계는 수속을 보이지 않고, 가능성은 무한대.
그것은 동시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자신뿐.
이렇게 벤치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뿐이었다.


'요즘 지친 거 아냐?'
선배가 어제 그런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린다.
그랬던가, 하고 잠시 뒤돌아보니 과연 확실히 짚이는 것은 있었다.
(요즘, 여성성을 버리고 있구나……나.)
언제까지고 엉망인 생활을 하고 있을 순 없다. 젊을 때의 몸 상태와 비교해서, 그 쇠퇴는 분명했다. 그런데도 대학원을 나와 연구소에 소속한 지금도, 변함없이 인간미 없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아직 허리의 통증도 씨름하는 정도로 끝나고 있지만, 햇빛도 쬐지 않는 이 상태가 정신적으로 좋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아직 괜찮다, 아직 괜찮다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다. 자신에게는 연구가 있다, 충실히 매일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자신에게 말해 왔다.
하지만…….
'그가 정식으로 프로포즈를 했어요!! 반지도 받았어요~ ^^'
그런 메일을 아마네 씨가 보내서 깜짝 놀랐다. 그 하시다조차도, 할 일은 확실히 하고 있고 결혼은 이미 초읽기다. 다른 세계선에서는 확정된 일이었다고 해도, 역시 근처 인물의 그런 얘기는 자신의 상태와 비교해 보면, 연령적으로 꽤 와닿는 것이 있다.
그것은 연구소의 다른 멤버에게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연구원들의 대부분은 모두 가족이 있다. 어떤 사람은 아내를 위해.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들은 '지적 호기심을 채운다'는 이유와는 다른 목적으로, 확실한 결과를 손에 넣으려 노력하고 있다. 누구도 혼자서 싸우고 있는 자는 없다. 자신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것은 나뿐이다. 그들의 목적의 중심에는, 반드시 다른 누군가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의 아버지도――――
과거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내가 11살이 되기 전까지는. 페이리스 씨에게 몇 년 전에 들은 아버지의 모습의 중심에는, 역시 자신들, 가족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생각한다.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언제까지 이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인가.
연구에 끝은 없고, 오프 시즌같은 건 1년에 1개월 있을까 말까.
그것은 즉, 내 앞에는 영원히 계속되는 외길이 존재한다는 것.
멀리 저편에 환상처럼 보이는 목적지를 향해, 오로지 계속해 걷는다.
그 길에는 아무도 없다.
고독하게 싸우는 일에 지쳐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밖에, 거기엔 없다.


"크리스……."
지금 바로라도 만나고 싶다. 목소리가 듣고 싶다.
1주일에 몇 번쯤 하는 메일 뿐만 아니라, @채널의 스레도 아니라, 제대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크리스의 존재를 확실한 것으로 하고 싶다.
자신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되기 전에, 지탱해 주고 길잡이가 되어 줬으면 한다.
과거 세계선의 수속에 맞섰던 때처럼.
새까만 어둠 속에 서 있는 나에게, 빛을.
(만나고 싶다……그렇게 말하면 될 뿐이지만.)
메일이든 전화든.
만나고 싶다고 한 마디만 전하면, 그것만으로 그녀석은 날아오겠지.
그것은 이미 필연이다. 6년의 세월은 나에게 의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시켰다.
그러나 동시에.
"만약 내 앞에 나타난다고 해도……그래서 어떡하지."
6년의 세월은 그것이 금기라는 것을, 충분히 알려 주었다.
(크리스에게 함께 있고 싶다고 말할 건가? 만약 그렇게 말하면 그 녀석은 분명 그 말대로 할 거다. 아키하바라에 계속 머무는 선택을 하겠지.)
실험은 랩에서도 할 수 있다고라도 말해서.
지금 생활을 전부 버리고 내가 있는 곳으로 와 준다.
그것은 무척 행복한 일인지도 모른다. 크리스가 바라서 그렇게 하는 것이니, 나에게 막을 권리는 없다.
그것은 결코 잘못된 선택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크리스를 보고 싶은 게 아냐."
크리스의 재능은 진짜다. 이 아키하바라에서, 그것도 이런 수상쩍은 연구소에서 묻히게 둘 수는 없다.
그녀석은 세계를 분명 바꿀 것이다. 어떤 세계선에서도 그랬다.
그러니 눈부신 인생을 빼앗을 수는 없다.
그녀석의 인생을, 내가 정할 수는 없다.
(그녀석은 내 이상이니까…….)
누구도 되지 못한, 자신과는 다르다.


"린타로……."
지금 바로라도 만나고 싶다. 목소리가 듣고 싶다.
1주일에 몇 번쯤 하는 메일 뿐만 아니라, @채널의 스레도 아니라, 제대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린타로의 존재를 확실한 것으로 하고 싶다.
자신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되기 전에, 지탱해 주고 온기를 주었으면 한다.
과거 라디오관에서 절망에 빠진 나를 구해 주었을 때처럼.
고독에 좀먹히는 나에게, 구원을.
(만나고 싶다……그렇게 말하면 될 뿐이지만.)
메일이든 전화든.
만나고 싶다고 한 마디만 전하면, 그것만으로 그녀석은 날아오겠지.
그것은 이미 필연이다. 6년의 세월은 나에게 의심을 가질 여지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만약 내 앞에 나타난다고 해도……그래서 어떡하지."
6년의 세월은 그것이 금기라는 것을, 충분히 알려 주었다.
(린타로에게 함께 있고 싶다고 말할 거야? 만약 그렇게 말하면 그는 분명 그대로 하겠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노력해서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와 함께 연구할 수 있도록 할 게 분명해.)
이 회색 두뇌에는 불가능이란 문자는 없다고라도 말해서.
지금 생활을 전부 버리고 내가 있는 곳으로 와 준다.
그것은 무척 행복한 일인지도 모른다. 린타로가 바라서 그렇게 하는 것이니, 나에게 막을 권리는 없다.
그것은 결코 잘못된 선택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린타로를 보고 싶은 게 아냐."
린타로와 랩멤의 유대는 굳건하다. 그것은 그가 무엇보다도 동료를 소중히 하기 때문이고, 어떤 사람이라도 받아들이는 큰 그릇, 사람을 끌어당기는 카리스마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살벌한, 동료의식과는 인연이 없는 연구소에 묻히게 둘 수는 없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세계를 분명 바꿀 것이다. 어떤 세계선에서도 그랬으니까.
그러니 눈부신 인생을 빼앗을 수는 없다.
린타로의 인생을, 내가 정할 수는 없다.
(그녀석은 내 이상이니까…….)
고독하게 싸울 수밖에 없는, 자신과는 다르다.


(게다가……지금의 자신을 보이고 싶다곤 생각하지도 않고.)
휴대전화로 무료통화 앱을 열어 그녀의 데이터를 불러오면서 생각한다.
지금의 자신은 완전히 니트라고 해도 좋을 상태였다.
아니, 일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것보다도 자신은 소장이다. 회사로 생각해 보면 사장이다.
직함은 훌륭하다.
하지만 직함뿐이라는 게 현실이다. 생활은 마유리에게 도움을 받고 있고, 돈 방면은 다루에게 도움받고 있다. 소장다운 것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즉 니트.
그런 상황을, 크리스가 알게 된다면…….
 (뭐어, 그녀석이니까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직접 알리는 것은 역시 싫다. 우리들은 사귀고 있으니 더욱이, 연인에게 한심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애초에,
"부끄러움을 감추고 만난다 하더라도……미움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크리스는 연구소에서, 지금도 고독하게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다.
외톨이인 것을 말하지는 않지만, 그런 것은 몇 통 되지 않는 메일이나 히야조 씨와의 대화에서도 상상이 간다.
그런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녀석이, 지금의 나를 본다면 뭐라고 말할까?
 (있을 리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리가 없지, 이 상황에서는.)
나는 이미 학생이 아니다. 학생 서클을 하는 기분으로, 반쯤 노는 기분으로 보낼 수 있는 시기는 끝난 것이다.
크리스는 나를 같은 사회인으로서 보겠지.
그리고 나에게 말하는 것이다.
'그 때 구해준 건 감사하고 있어. 하지만 그 나이가 되어서도 니트 따위라니, 농담하는 것도 아니고. 넌 내 옆에 어울리지 않아.'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읏!!"
무섭다.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그녀석은 성공한 사람이고.
그런 한, 늘 가능성은 따라다닌다.
그것은 되돌이킬 수 없다는 두려움.
D메일도 타임 리프 머신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만큼은 반드시 피해야만 한다.
더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싫다.


 (게다가……지금의 자신을 보이고 싶다곤 생각하지도 않고.)
휴대전화로 무료통화 앱을 열어 그의 데이터를 불러오면서 생각한다.
지금의 자신은 완전히 외톨이라고 해도 좋을 상태였다.
아니, 동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보다도 자신은 프로젝트 리더다.
부하는 잔뜩 있다.
하지만 단지 부하일 뿐이라는 게 현실이다. 거기에 신뢰관계는 없고, 손발 맞추어서 사이좋게 연구같은 건 이루어지지 않는다. 랩멤같은 동료는 누구도 없다. 즉 외톨이.
그런 상황을, 린타로가 알게 된다면…….
 (뭐어, 그녀석이니까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직접 알리는 것은 역시 싫다. 우리들은 사귀고 있으니 더욱이, 연인에게 비참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애초에,
"부끄러움을 감추고 만난다 하더라도……지금 우리들의 상태를 생각해 보면 다른 문제도 나올 가능성도 있어."
린타로는 아키하바라에서 지금도 랩멤들과 변함없는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니트나 마찬가지인 것을 그는 말하지 않지만, 기업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닌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런 좋게 말해도 성공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그가, 나를 본다면 뭐라고 말할까?
 (아버지와는 다르다……고, 단언할 수 없는 자신에게 화가 나.)
그는 이미 학생이 아니다. 나와 다른 것이 당연하고 비교할 대상조차 아니었던 시기와는 다른 것이다.
린타로는 나를 같은 과학자로서 보겠지.
그리고 나에게 말하는 것이다.
'넌 나를 비웃을 셈이지? 너와 다른 비참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 나를 비웃을 셈이겠지! 니트가 된 나는 퍽이나 우습겠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읏!!"
무섭다.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
나는 성공한 사람이고. 그녀석은 평범한 사람이고.
그런 한, 늘 가능성은 따라다닌다.
그것은 다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한번 거절했던 아버지는, 두번다시 되돌아봐 주지 않았다. 그렇기 빼문에, 그것만큼은 반드시 피해야만 한다.
더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싫다.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해져서, 나는 발신 버튼을 눌렀다.
만나고 싶다고 전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언제나처럼 목소리를 들을 뿐이다.
그렇게 해서 크리스의 무사를 확인하고 싶다. 그것만으로 지금은 만족이다.
 (분명 지금은 한밤중이겠지.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시간까지 연구는 안 하고 있을 텐데…….)
하지만 잠시 후에 휴대전화에서 대화중이라는 것을 알리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역시 나와는 다르구나……"
분명 늦게까지 다른 연구원들과 의론을 나누고 있을 것이다. 실험 엄청 좋아하는 애답다.
그렇게 판단하고 나는 그대로 채팅 화면을 열어 메시지를 입력했다.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해져서, 나는 발신 버튼을 눌렀다.
만나고 싶다고 전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언제나처럼 목소리를 들을 뿐이다.
그렇게 해서 린타로가 내 쪽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것만으로 지금은 만족이다.
 (분명 지금은 오후겠지.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시간까지 자고 있지는 않을 텐데…….)
하지만 잠시 후에 휴대전화에서 대화중이라는 것을 알리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역시 나와는 다르구나……."
분명 랩멤중 누군가와 얘기하고 있을 것이다. 그의 주변에는 언제나 동료가 있으니까.
그렇게 판단하고 나는 그대로 채팅 화면을 열어 메시지를 입력했다.


채팅 화면에는 두 개의 메시지가 입력되었다.
문장은 양쪽 모두 같다.
짧게, 하지만 그 의미는 문자로 나타낼 수가 없을 정도로 방대한, 단 하나의 메시지.
열심히 하라는 의미.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 사랑하고 있다는 의미.
여러가지 마음을 내포한 그 메시지는, 송신시각까지 똑같았다.
""엘 프사이 콩그루.""




-----



일본어로는 더 대구가 잘 되어 있었지만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조금 줄었습니다.

6년이나 지나서도 정말로 저럴 것 같아서 걱정이죠, 저 커플은. 아무리 그래도 '엘 프사이 콩그루'라니.

그러고보면 로보노의 트위포에서도 크리스가 엘 프사이 콩그루 네타를 트윗한단 얘길 들은 적이 있군요.

리얼충 폭발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