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물/번역

[Steins;Gate SS]연가원앙의 밀키웨이-4

카와즈 2014. 4. 10. 23:33
주의. 성(性)적 내용이 포함된 소설입니다.

본 소설은 성(性)적인 요소에 대한 직접·간접적인 언급 혹은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열람시 주의를 요하며, 원하지 않을 경우 이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연가원앙의 밀키웨이


제3장 고상연모의 아리데드 (상)


 3-1:2011/02/15 0:02 아키하바라, 미래 가젯 연구소

 "알바 전사라니……그야 요즘엔 알바만 잔뜩 하고 있긴 하지만, 나한텐 제대로 아마네 스즈하라는 이름이 있는데."
 "아, 아아……미안하다."
 "뭐 됐어. 오카베 아저씨……아니, 오카베 린타로와 만나는 건 처음이려나. 초대면인 내가 갑자기 방에 들어와서 이런 말 해도 처음엔 믿어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들어줬음 하는 얘기가 있어."
 "믿을게."
 "어?"
 "네가 하는 말이라면……믿어."

 깜짝 놀란 표정으로 아마네 스즈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마네 스즈하. 본명은 하시다 스즈하. '나의 믿음직한 오른팔(마이 페이버릿 라이트 암)' 하시다 이타루의 딸. 2036년에서 타임트래블 해 현대에 찾아왔다……이 정도인가. 다른 부분이 있나?"
 "에에?! 어째서?! 왜 알고 있는거야?! 오카린 아저씨 나랑은 처음 만나는 거잖아?!"

 눈앞의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악했다.
 그 놀라는 모습도, 목소리의 톤도, 이전 그대로라는 것에 오카베 린타로는 어딘가 안도하고 웃음지었다.

 "확실히 처음일지도 모르겠군……이 세계선의 너와는."
 "앗……!"

 오카베 린타로의 말에, 아마네 스즈하는 무엇인가 떠올린 듯이 움찔하며 반응하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오카린 아저씨가 말했던 리딩 슈타이너란 녀석?"
 "아아. 나는 너를 몇번이나 만난 적이 있다. 다른 세계선의 너였지만."
 "굉장해……진짜였구나……!"

 눈을 빛내며 존경의 눈빛으로 오카베 린타로를 올려다보는 아마네 스즈하.
 어딘가 낯부끄러워 져, 오카베 린타로는 콧등을 긁으며 눈을 피했다.

 "어떤 세계선의 너도, 정체를 감추는 일은 있어도 악의있는 거짓말을 하거나 하는 여자는 아니었다. 그리고 네가 나에게 의지할 때에는, 언제나 커다란 사건이 미래에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 믿을게. 이 세계에 위기가 닥쳐와서, 내 도움이 필요한 거지? 이 나에게밖에 맡길 수 없는 미션이 있는 거지? 그렇기에 타임 리프 머신을 만들게 했다. 아닌가?"
 "과연 오카린 아저씨! 야아, 이야기가 빨라서 다행이야. 어떻게 설득하면 좋을까, 그거 하나만 불안했었거든."
 "……너한텐 빚이 있으니까."
 "? 빚? 무슨 얘기야?"
 "……아니, 이쪽 얘기다."

 과거 오카베 린타로는 미래에서 사별한 아버지를 이 시대에서 겨우 만났던 아마네 스즈하의 세계선을, D메일로 개변해 바꾸어 써 버린 적이 있다.
 어차피 다른 세계선의 이야기이고, 지금의 아마네 스즈하에게 그 기억은 없다.
 하지만……그렇더라도.
 그렇더라도 오카베 린타로는, 오카베 린타로만은 기억하고 있다.
 그의 특출난 리딩 슈타이너 능력이 다른 세계썬의 기억을 그의 안에 계속 남겨두고 있으니까.
 그러니……오카베 린타로는 다시 자신에게 도움을 구하러 온 그녀의 소원을, 될 수 있는 한 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래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나는 뭘 하면 되지?"
 "그렇지, 그 전에……이 기계, 쓸 수 있어?"
 "당연하지. 우리 랩의 지혜와 기술의 결정이니까."
 "분명 기억과 자아를 과거로 보낼 수 있는 장치……였지.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어?"
 "어디 보자……."

 이전처럼 발명을 위해 발명한 것이 아니다. 이번의 이 타임 리프 머신은 명확하게 '사용하기 위해' 제조된 물건이다.
 그래서 오카베 린타로는 이 며칠간의 일들을 필요하다면 메모하며, 혹은 마키세 크리스에게 확인하며 최대한 정확히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분명히 2월 13일 오전 11시에 완성됐으니까……그 48시간 전, 2월 11일 오전 11시까지가 한계로군."
 "헤에, 굉장하잖아! 그럼 그때까지 이 랩에 아무도 없던 시간은 있었어? 될 수 있으면 오카린 아저씨만 있을 때가 제일 좋아."
 "그렇다면 마침 그 날이 연속해서 철야하던 모두를 억지로 돌려보내 쉬게 했던 날이다. 나만 여기에서 잘 생각이었으니까, 혼자 남아있었을 거다."
 "좋다, 좋다! 그럼 오카린 아저씨는 빨리 그 시간까지 돌아가 줘. 나도 타임머신으로 그 시간까지 돌아갈테니까."
 "알았다. 그렇게 하지."

 과거에 돌아가는 것에도 분명 의미가 있겠지.
 어쩌면 지금부터 준비해선 절대로 시간을 맞출 수 없는 사건일지도 모른다.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지 이미 지나간 시간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단지 그것뿐이라면 타임 리프가 아니라 타임 머신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여러가지 의문이 오카베 린타로의 머릿속에 소용돌이쳤지만, 일단은 입에 담지 않기로 했다.
 분명 과거로 돌아간 뒤에 이쪽 질문에 답할 시간을 줄 것이다. 아마네 스즈하란 그런 여자이다.

 "아, 그래도 기억만이 돌아간단 건 48시간 전……이 아니라, 어제……도 아니고 벌써 엊그제인가……오전 11시에 완성됐으니까, 거기서 다시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 지났고……어라……?"

 손가락을 접으면서 머리에 '???'하고 의문부호를 띄우며 고개를 갸웃하는 아마네 스즈하에게, 오카베 린타로는 작게 한숨을 쉬며 그녀가 원하는 답을 말했다.

 "73시간 전이다."
 "그래 그래, 그 73시간 전의 오카린 아저씨에게 지금 내가 '찾아왔던' 일을 나는 모르고 있을텐데. 어떡하지?"
 "그럼 과거에 돌아가면 내가 네 이름을 부르도록 하지. 대답이 없다면 10분 간격으로 한 번씩. 이걸로 괜찮은가?"
 "오키도키! 그럼 그걸로 가자. 그럼, 73시간 전에 봐!"
 "아아, 73간 전에 보자."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나누고, 아마네 스즈하는 랩에서 사라졌다.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그 차림으로 용케 추워하지 않는구나 하고 오카베 린타로는 질려버렸지만, 어쩌면 미래에서는 그런 종류의 방한구가 발달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과거로 돌아가지 않으면 상의도 할 수 없다.
 테이블에 놓여진 헤드폰을 장착하면서……꿀꺽 침을 삼킨다.
 어쨌든 타임 리프 자체는 몇번이나 경험했지만, 이 머신……말하자면 타임 리프 머신 2호기를 기동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머신의 개발에 실패했다면……기억의 송신에, 수신에 실패했다면…….
 과거의 타임 리프 머신의 기동은 말하자면 긴급사태였으니 그 자리에서 각오를 굳힐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생각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오카베 린타로는 약간 머뭇거렸다.

 "에에이, 될 대로 돼라!"

 그러나 어찌됐건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개발했으니까.
 오카베 린타로는……결심하고 머신을 기동시켰다.




3-2:2011/02/11 23:00 미래 가젯 연구소

 "~~~~~~~~~~~~읏!"

 맹렬한 구토감을 느끼고, 오카베 린타로의 몸이 흔들렸다.
 갑자기 일어섰을 때처럼 시계가 일그러지고, 벽에 손을 짚어서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지탱했다.

 혼란스러운 머리로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나는……누구지?
 왜 여기에 있지?
 뭘 위해……여기에 있는 거지?

 천천히, 곧 급속하게 의식이 각성한다.
그렇다, 자신은 4일 후에서 타임 리프 머신으로 과거에 온 것이다.
타임 리프 머신을 기동하는 순간까지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아는 범위 내의 기억장애도 없는 것 같다.

 실험은……성공한 것이다.

 크게 숨을 내쉬고, 주변을 확인한다.
 당연하지만, 자신이 선 위치가 변해 있었다.
 아까는 커텐 너머에서 머신을 기동시켜, 타임 리프를 행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바로 앞 방의 벽쪽에 있다. 아마도 옆의 소파에서 졸고 있었던 것 같다.
 방의 불이 켜진 채로 있어서, 오카베 린타로는 전기 낭비로군, 하고 너무도 때에 어울리지 않는 감상을 품었다.

 미약하게 계속되고 있던 현기증이 점점 잦아들고, 시계가 천천히 넓어져 간다.
 오카베 린타로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알바 전사……있나, 스즈하!"
 "네 네―. 안녕―."
 "뭣……!?"

 아마네 스즈하는 어찌된 일인지 창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 여기는 2층이라고?!"
 "에ー. 그치만 창문 너머가 아니면 안에서 나는 소리가 안 들리잖아."

 오카베 린타로는 머리에 손을 짚었다. 다음에는 조금 더 나은 신호를 생각해야겠다.

 "에에이, 그러고 보면 너도 휴대전화는 가지고 있었을 텐데! 그걸로 연락했으면 좋았지 않나!"
 "응? 휴대전화? 아, 그런가, 이 시대에선 필요하니까 전번에 사뒀었나……. 아니, 오카린 아저씨가 왜 그걸 알고 있어?"
 "아니……뭐, 그건 됐다. 어쨌든 가지고 있지?"

 오카베 린타로가 기억하고 있던 것은 다른 세계선의 그녀와의 기억이고, 이 세계의 그녀가 휴대전화를 미리 사 두었을 보증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아무래도 동일인물인 만큼 비슷한 행동을 취한 것 같다.

 "응. 어디 보자……. 연락처는 어떻게 등록하는거야?"
 "상대에게 빈 메일을 보내서……에에이, 이리 내!"
 서툰 손놀림으로 휴대전화와 씨름하는 아마네 스즈하를 기다리다 지친 오카베 린타로는, 그녀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자신의 번호와 메일 주소를 등록했다.

 "헤헤. 오카린 아저씨의 휴대전화 번호 겟이다!"
 "아아, 이제부터는 이걸로 연락을 주고받도록 하자."
 "오키도키!"

 휴대전화를 머리 위로 들고 신나하면서 기운 넘치게 답하는 아마네 스즈하에게, 오카베 린타로는 어쩐지 기뻐져 눈웃음지었다.

 "훗, 역시 그 대답인가. 부전자전이구나."
 "응! 아버지가 쓰던 걸 듣던 중에 옮았어!"
 "그런가."

 그녀의 모습에서 추측하건대, 아버지……하시다 이타루와의 관계는 양호한 듯 하다. 어쩌면 2036년에도 아직 살아있는지도 모른다.
 오카베 린타로는 한 순간 미래의 그녀의 부친에 대해 묻고싶은 욕구에 휩싸였지만 자제했다. 이 세계선에서 그다지 미래에 관한 것들을 불필요하게 묻지 않는 편이 좋다……그런 느낌이 든 것이다.

 "……그런데, 나도 알바 전사라고 부르는 건 고칠 테니까, 너도 그 아저씨라는 건 그만둬 주지 않겠나. 뭔가 미묘하게 기운빠진다."
 "그래? 그럼 오카베 린타로……로 괜찮을까."
 "아아, 그걸로 됐다."

 한숨 돌린 오카베 린타로는 갑자기 쌀쌀함을 느끼고, 작년 말에 하시다 이타루가 주워 온 가스 히터의 스위치를 올렸다.
 석유 스토브나 전기 스토브같은 것을 여러가지 실험해 본 결과, 이것이 가장 방 전체가 따뜻해지고 경제적이라는 결론에 달한 것이다.

 "그 모습으론 춥겠지. 좀 더 이쪽으로 와라."
 "네 네―!"

 히터 앞에 앉은 오카베 린타로가 말을 걸자, 아마네 스즈하는 기운 넘치게 대답하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오카베 린타로의 옆에 앉아서 그대로 어깨를 기대 왔다.

 "잠깐만. 거긴 안되지."
 "에, 그래? 그치만 옛날처럼 무릎 위라든가는 아무래도 이야기하기 불편하지 않아? 나도 꽤 키 컸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나! 이야기하는 거라면 정면에 앉는 게 당연하잖아!"
 "에에―!?"

 아무래도 불만인 듯 아마네 스즈하는 더욱 오카베 린타로에게 다가가서 팔에 달라붙으려 해 보지만, 그가 일어서 버려 금방 소파에 쓰러져 버렸다.
 한숨을 쉬며 오카베 린타로는 그대로 선 채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그런데, 스즈하. 나에게 타임 리프 머신을 만들게 한 이유는 뭐냐. 진보된 기술을 가진 네가 굳이 타임 리프 머신을 만들게 했으니, 타임머신으로는 실현이 어려운 미션인 것이겠지? 즉 내가 복수 존재해서는 곤란하단 건가."
 "과연 오카……오카베 린타로, 이야기가 빨라서 좋네."

 오카베 린타로와 어쩐지 스킨십을 가지고 싶어하는 듯한 아마네 스즈하는 잠깐 부우 하고 볼을 부풀리고 있었지만, 금방 기분을 되돌리고 본제에 들어갔다.
 이러한 빠른 전환도 그가 알고 있는 아마네 스즈하……맨 처음에 만났던, 브라운관 공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그녀와 무엇 하나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라면, 이전보다 조금 허물없다고 할까……묘하게 자신을 따르는 듯한 구석이 있는 정도일까.

 "타임 리프 머신을 만들게 한 이유는 두 개……하나는 이미 달성되어 있을 거야."
 "뭐라고?"

 의아한 듯한 얼굴을 하는 오카베 린타로에게 아마네 스즈하가 설명한다.

 "먼처 기억해 뒀으면 좋겠어. 2036년 전후에 타임머신이 완성되고 그러보터 내가 2010년 전후에 타임 트래블해 온다……그게 이 근처 세계선의 큰 수속인 것 같아. 이건 오카린 아저씨……미래의 오카베 린타로 본인이 말했던 거야."
 "내가……?"

 하지만 듣고 보니 α세계선에서도 β세계선에서도 확실히 그녀는 미래로부터 찾아왔다. 그것도 이유는 전혀 다른데 말이다.
 더욱이 질풍신뢰의 나이트하르트가 일으킨 세계선 이동과 그 수복 미션 '오퍼레이션 라즈그리즈'에서조차, 그녀는 이 시대에 타임트래블해 왔다. 그 때는 그녀의 인식으로는 세셰의 위험따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도.
 이유가 바뀌더라도 결과가 수속한다……즉 보다 큰 인과율의 결과가 그녀의 타임트래블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일까.

 "그러니 오카베 린타로만이 타임머신 연구를 포기해도 안 돼. 개발 경쟁의 발생에 십수년의 변동은 있지만, 늦든 빠르든 누군가가 반드시 발견해서, 그리고 세계가 거기에 휘말리게 돼."
 "생각이 물렀다……는 건가."

 확실히 α세계선과 β세계선 어느 쪽이든 2036년에 타임머신은 완성되었지만, 그 과정은 전혀 달랐다. 한쪽은 SERN이 세계를 좌지우지하기 위해 개발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나카바치 논문을 시작으로 전세계가 다투듯 개발경쟁이 행해졌다.
 즉 SERN의 음모를 저지하고, 닥터 나카바치의 폭주를 멈추어도, 세계선의 수속이 작용해 어딘가의 누군가가 타임머신을 개발하고 만다는 것일까.

 "그러니……세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오카베 린타로, 네가 이니셔티브를 쥐지 않으면 안 돼."
 "흠, 과연……아니, 내가?!"

 그녀의 말의 의미를 잠시 생각하고, 거기에 담긴 책임의 중대함을 깨닫고 무심코 한발자국 물러나, 뒤에 있던 의자에 발을 부딪혔다.

 "정확히 말하면 오카베 린타로가 조직한 연구시설……이 시대라면 '미래 가젯 연구소'였나? 이 랩이 안팎으로 세계의 타임머신 개발을 저지할 필요가 있어."
 "그런 일이……가능한 건가?"

 오카베 린타로는 반신반의로 물었다.
 어쨌든 전화레인지(가칭)의 개발은 완전한 우연, 타임 리프 머신은 거의 9할 마키세 크리스가 개발한 것이다.
 오카베 린타로는 잘난듯이 지시하고 있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능해. 이 연구소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천재 크리스 아줌마랑 아빠……어어, 마키세 크리스와 하시다 이타루가 있다구? 그리고 오카베 린타로는 그들을 총괄하는 소장, 이곳의 대표자잖아."
 "아니, 확실히 미래 가젯 연구소의 책임자는 나지만……그런가, 혹시 이번 개발의 목적은 크리스에게 타임 리프 머신의 존재와 이론을 알리기 위한 것인가?!"

 오카베 린타로의 외침에 아마네 스즈하는 웃으며 수긍했다.

 "정말 이해가 빨라서 다행이야. 그래, 아줌……마키세 크리스가 타임머신의 기초이론에 관한 확증을 얻는다……그게 이 2011년이야."
 "반년 어긋나 있다……? 그런가, 버터플라이 이펙트!"

 이 세계선의 마키세 크리스는 타임 리프 머신을 개발하지 않았다. 논문 자체는 집필했지만, 확증은 얻지 못했다.
 그것이 확신으로 바뀌는 것이 2011년……즉 이번 일본 방문이라는 것이다.
 시이나 마유리가 죽음에 이르는 시간이 세계선의 변동에 따라 바뀌었듯이, SERN의 타임머신 개발의 지연이나 마키세 크리스의 타임머신 개발의 기초이론 구축시기 등도, 이 세계선으로 이동한 것에 의해 변동했다고 생각하면 앞뒤는 맞는다.

 "이번 일로 타임머신 제작에 관한 확증을 얻은 크리스 아줌……어어, 마키세 크리스는 머지않아 타임머신 개발의 일인자가 된다……그게 이번 목적의 하나."
 "과연. 그런데 하나 확인하고 싶다만, 너는 크리스와 만난 적이 있는건가?"
 "있고 자시고, 여기에 올 때도 아줌마한테 배웅받으면서 왔어! 내가 탄 타임머신은 마키세 크리스와 아빠의 공동 개발이라구?"
 "뭐라고……?"

 아무래도 α세계선처럼 그녀가 단명으로 이 세상을 뜨는 일은 없어진 것 같다. 게다가 지금의 아마네 스즈하는 α세계선의 그녀와는 달리 마키세 크리스와는 특별히 험악한 사이도 아닌 것 같다.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미래는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오카베 린타로는 조금 안도했다.




3-3:2011/02/11 23:06

 "후후후……의뢰받기도 전에 먼저 미션을 완수하다니……이 호오인 쿄마! 내가 했지만서도 무서운 재능이다! 후우하하하하!"

 조금 여유가 생긴 오카베 린타로는, 호오인 쿄마로서 자신의 달성감을 선전했다.

 "오, 쿄마다 쿄마! 굉장해!"
 "뭐라고?!"

 그러나 아마네 스즈하의 의외의 반응에 기운이 꺾여, 무심코 새된 소리로 미끄러졌다.
 그녀는 양손을 맞잡고 눈을 반짝이며 오카베 린타로를 바라보았다. 마치 특촬 히어로를 보는 소년인 듯 했다.

 "너, 너는 이 나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는 것인가?!"
 "당연하지! 오카린 아저씨……이 아니라 오카베 린타로의 숨겨진 또다른 인격이지? 그거라든가 그 사건이라든가, 어떤 난관에도 맞서 큰 웃음과 함께 해결해 온 이 랩의 수호신이라고 들었어!"
 "하윽! 서, 설마 그것은 미래의 나에게 들은 건가……?"

 비틀거리며 연약한 목소리로 린타로가 물었다.
 그녀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5, 6살정도일까. 그리고 그녀가 태어나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분명 6, 7년 뒤…….
 적게 잡아도 30살이 넘은 자신이 아직도 그런 '설정'을 좋아하며 어린 소녀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조금 안쓰러운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으응. 마유리 아주머니랑 루미호 언니한테."

 오카베의 상체가 크게 흔들렸다.

 "네, 네녀석 마유리! 페이리스 냥냥! 잘도 의심할 줄 모르는 순진한 아이에게……!"
 "……에? 혹시 그거 전부 거짓말이야?!"
 "거짓말 아냐! 거짓말 아냐……아마도. 아니, 그 전에 '그거'란 게 뭐냐! '그 사건'이란 건!! 내가 대체 뭘 한다는 거야!"

 호오인 쿄마가 세계를 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둘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었다.
 대체 이 세계선에서 그녀들은 아마네 스즈하에게 무엇을 불어넣은 것일까.

 "으음, 아하하, 그러고 보니 금칙사항이란 녀석이었어. 미안, 오카베 린타로."

 양손을 모으로 사과하는 아마네 스즈하. 오카베 린타로는 질린 듯 한숨을 쉬었다.
 생각해 보면 그의 호언장담을 그대로 믿는 시이나 마유리와 그 중2병 기가 있는 설정을 진실처럼 연연히 말하는 페이리스의 발언이다.
 반쯤만 믿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린 소녀에게 단순한 상상속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인지도 모르니까.

 "정말이지……변함없이 말실수를 잘 하는구나, 알바 전사……아니었지, 스즈하."
 "우우, 그렇게 말하지 마아. 신경쓰고 있으니까."

 울 것만 같은 얼굴로 사정하는 아마네 스즈하의 모습에 어깨의 힘이 빠졌다.
 어떤 세계선에서도 그다지 바뀌질 않는 것을 보면, 그녀는 기본적으로 솔직하고 사람을 잘 믿는, 말실수를 잘 하는 타입인 것 같다.
 그녀를 과거로 보낸 인물은 매번 다른 인물이었을지라도, 어째서 그녀를 고른 것인지, 오카베 린타로는 그 선택안에 조금 의념을 감출 수 없었다.

 "……그건 그렇고. 또 다른 하나의 미션은 무엇인가? 아까 너는 두 가지라고 말하지 않았나."
 "아아, 그랬다 그랬다."

 아마네 스즈하는 스스로에게 꿀밤을 먹이면서 이야기를 되돌렸다.

 "미래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SERN에 의한 세계지배인가. 아니면 제3차 세계대전인가?"
 "에? 뭐야 그게?! 오카베 린타로는 그런 세계의 위험까지 구했던 거야?! 아, 그러고 보면 어렸을 때 들은 적 있었던가. 헤에~ 역시 전부 진짜였구나! 대단해!"

 눈을 빛내며 아마네 스즈하가 다가 붙었다.
 그 무방비할 정도의 존경의 시선에, 오카베 린타로는 주춤했다.

 "아, 아닌가? 그럼 대체 뭐란 말이냐. 새로운 종류의 컴푸터 바이러스인가? 아니면 미지의 병원균에 의한 판데믹인가? 모에 문화에 의한 세계오염……은 요전번에 회피했었고."
 "아―, 그런 것도 아냐. 뭐어 확실히 대재해라면 몇개인가 일어나지만."
 "뭐라고, 일어나는 건가?!"
 "미안. 자세히 말하는 건 금지되어 있어. 그치만 그건 우리들 시대의 확정사항이니까. 과거의 사람에게 말해서 세계선을 변동시킬 위험을 범할 수는 없어."
" 그런가……."

 힘이 풀린 린타로는 벽에 등을 기댔다.
 그녀의 말투가 약간 신경쓰이지만, 자세히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번 일과는 깊게 관계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네가 여기에 있나, 아마네 스즈하."
 "으음~. 세계 규모의 대학살같은 건 안 일어나지만……."

 왼손이 심심한 듯 머리를 긁적긁적 긁으면서, 아마네 스즈하는

 "그래도 역시 세계 규모의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고 할까……."
 "결국 문제가 있지 않은가! 그럼, 미래에는 무엇이 일어나나. 나는 무엇을 하면 되지."
 "음~. 어디 보자……. 으으음……."

 아주 곤란한 표정으로 오카베 린타로를 바라보던 그녀……아마네 스즈하는,

 "미안. 뭐가 일어날지는……말할 수 없어."

 양손을 모으고, 실로 면목 없다는 듯 그런 말을 했다.




3-4:2011/02/11 23:10

 "잠깐. 잠깐잠깐잠깐! 내가 세계를 구해줬음 하는 게 아니었나! 왜 아무 말도 할 수 없지!"

 상정 외의 사태에, 오카베 린타로는 어조를 강하게 해서 아마네 스즈하에게 쏘아붙였다.
 그녀는 오카베 린타로에게 기가 눌린 듯 몸을 움츠리고, 마치 부모에게 혼나는 어린이처럼 매달리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그, 그치만, 그치만 말야. 올바른 시간축이라면 오카린 아저씨는 이 시점에서 미래에 대한 걸 모를 거 아냐! 괜한 말을 하면 미래가 바뀔 지도 모른다구?!"
 "으음……."

 확실히 그녀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정보를 알고 말아 그 정보에 매여 본래 취해야 했을 올바른 행동을 취하지 않을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되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나는 대체 뭘 하면 되는 거냐!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저 도와달라고 부탁해도 곤란하다고!"
 "괜찮아. '뭐가 일어날지'는 말할 수 없지만, '뭘 하면 되는지'는 말할 수 있으니까."
 "그런가……다행이다, 또 닥치는 대로 타임 리프를 반복하는 꼴이 되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카베 린타로의 말에 아마네 스즈하는 조금 주저하는 듯 말을 이었다.

 "……응. 어디 보자……으음, 조금 묻기 힘든데……괜찮아?"
 "괜찮다. 세계의 운명이 걸려 있는 거지? 뭘 사양할 필요가 있나."
 "으음―. 오카베 린타로, 저기 말이지. 화내지 말고 들어줘?"
 "끈질기군! 빨리 말하지 못할까!"
 "음―. 그럼, 그……오늘, 이라기보단 사흘 뒤인가? 아줌마……가 아니라 마키세 크리스랑, 그……잘 됐어?"

 우당탕 쿵탕!

 오카베 린타로는 쓰러지듯 뒤로 물러서, 등 뒤의 벽에 쌓여있던 잡동사니……미래 가젯 등을 제작하기 위해 잡다하게 모아둔 자재들……에 부딪혀 그것들을 무너뜨렸다.

 "오카린 아저씨! 가 아니라 오카베 린타로! 괜찮아!?"

 놀란 아마네 스즈하가 당황하면서 그에게 달려갔다.

 "미안. 하지만 역시 잘 안 됐구나……."
 "여, 역시라니 뭐야, 역시라니! 실례야!"

 묘하게 톤이 높은 목소리로 말하는 오카베  린타로. 동요하는 모습이 아주 동정다움이 넘쳤다.

 "애, 애초에! 그 그게 저래서 뭐한 일이 미래와 무슨 관계가 있단 거냐!"
 "있어도 많이 있어. 엄청 있어!"

 시간적으로는 사흘 후, 그러나 당사자의 감각으로는 조금 전 막 입은 트라우마를 들추어져, 무심코 큰 소리로 말하는 오카베 린타로.
 그러나 아마네 스즈하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타임머신의 어머니와 세계를 몇번이나 구한……아―, 어쨌든, 굉장한 둘이니까! 그런 둘이 싸우면 큰 일이 난다구! 내가 태어나고 얼마 안돼서 있었던 태양폭풍만 해도……!"
 "……몇번이나? 태양폭풍?"
 "아윽."

 무심코 흘리고 만 말을 지적당하고, 아마네 스즈하는 확연히 당황했다.

 "스즈하, 너 지금 '몇번이나'라고 하지 않았나?"
 "그, 그랬나? 기분 탓 아냐?"
 "아니, 확실히 그렇게 말했어! 즉 나는 페이리스나 마유리의 망상같은 게 아니라, 앞으로 몇번이나 세계의 존망에 관계된 사건에 휘말려든다는 건가?!"

 바짝 다가서는 오카베 린타로를 앞에 두고, 야단맞는 어린이처럼 양손을 모으며 필사적으로 머리를 숙이는 아마네 스즈하.

 "에, 저기, 없던 걸로! 지금 건 없던 걸로 해줘! 부탁해, 오카베 린타로! 못 들은 걸로 해줘―!"
 "이제 와서 되겠냐―!"
 "아우―. 나중에 또 크리스 아줌마한테 혼난단 말야―!"

 호칭이 가끔 마키세 크리스에서 크리스 아줌마로 돌아가 버린다.
 아무래도 그 호칭이 아주 익숙한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태양폭풍이라고……?'

 태양폭풍이란 태양이 전자파를 비롯한 자장이나 입자선 등을 평소보다 훨씬 많이 분출해, 그 결과로 기계등에 악영향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오카베 린타로도 전문밖이지만 그 정도의 지식은 가지고 있었다.
 만약 300인 위원회가 그것을 악용한다면, 전세계의 기계류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건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분명 반년 전, α세계선에서 아마네 스즈하는 18세였을 것이다. 지금 눈앞에 있는 그녀도 비슷한 나이로 보인다.
 2036년의 18년 전이라면 2018년……즉 그녀의 발언에서 유추하면, 그 사건은 그로부터 수년 이내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러가지로 자세히 듣고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역시 이 이상은 간단히 입을 열 것 같지 않다. 게다가 이번 건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어 보이고…….
 잠시 생각하고, 오카베 린타로는 지금 이야기는 일단 자신의 마음 속에 담아 두기로 했다.
 랩의 동료를 위해, 언젠가 위험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자신만은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어, 어쨌든 오카베 린타로와 마키세 크리스가 2월 14일 전후에 이 방에서 잘 되지 않으면 여러가지로 곤란해져!"
 "이 방에서……라고?"
 "그래, 이 방에서."

 끄덕이는 아마네 스즈하 앞에서 신음하는 듯한 소리를 내고 마는 오카베 린타로.
 저번엔 마키세 크리스와 러브 호텔에서 일을 마치려 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처음 선택지부터 틀렸던 것 같다.

 "과연, 즉 그것을 위한 타임 리프 머신이란 건가."

 요는 이번 미션은 실패할 때마다 원인을 규명해, 상대가 기뻐할 만한 대사나 행동을 선택해, 몇번이고 다시 시도하면서 마키세 크리스를 공략하라는 이야기인 것 같다.

 "세이브 포인트에서 몇번이고 재도전하는 듯해서 그다지 내키지 않지만……세계의 운명이 걸려 있다면 그렇게 말하고 있을 순 없나."

 게다가 솔직히 오카베 린타로 자신에게는 꽤나 고마운 이야기이다.
 마키세 크리스는 며칠 이내에 미국으로 돌아가 버린다. 그도 이런 거북한 분위기인 채 그녀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아마네 스즈하가 오기 직전까지는, 타임 리프 머신을 써서 과거로 돌아가 마키세 크리스와 다시 주거니 받거니 할까 하고 몇번이나 생각했다. 단지 편지의 주인의 의도를 몰랐기 때문에 계속 참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그 편지의 주인……아마네 스즈하 본인에게서 허가를 받은 것과 같다. 사양하지 않고 그녀와의 관계수복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좋아, 그럼 바로 내일이라도 크리스를 불러서……."
 "잠깐만. 타임 리프 머신이 있다고 해서 안심하지 마."
 "……무슨 말이지?"

 타임 리프하면 거슬러 올라간 시간 이후의 일은 '없었던 일'이 된다. 그 자신이 경험해 왔던 일이다. 원한다면 몇번이든 재도전할 수 있다. 대체 뭐가 위험하다는 것일까.

 "이 방에서 마키세 크리스를 안아서, 만약 잘 되지 않으면……그 후 높은 확률로 타임 리프 머신은 잃어버리게 돼. 그게 이 세계선의 수속인 것 같아."
 "뭐라고……?!"

 아마네 스즈하의 말에 깜짝 놀라는 오카베 린타로.
 만약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전제조건이 근본부터 무너져 버린다.

 "마키세 크리스가 미국으로 가져가 버리거나, 분해해 버리거나, 스스로 쓰려다가 망가뜨려 버리거나, 단순히 고장나거나……완성되지 않은 채 방치하고 미국으로 귀국하는 결말도 있던가?"
 "잠깐, 그건 이상하지 않은가. 타임 리프 머신을 쓸 수 없게 된다면 그 시점에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은가. 왜 거기서 수속이 발생한다는 걸 알고 있는 건가."
 "25년 후의 미래야. 지금은 안 되는 일이라도 미래에서는 된다는 거지. 언제나 쓸 수 있는 확실한 수단도 아니고, 누구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단 건……."
 "그래, 마키세 크리스에게 도전할 수 있는 건 앞으로 한번 뿐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아."
 "무슨 일이란 말인가……!"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오카베 린타로가 신음한다.
 타임 리프 머신은 마키세 크리스의 협력이 있어야만 만들 수 있다. 그녀가 있기에 처음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 그녀와 다툰 상태에서 머신을 잃고 만 경우, 현시점의 오카베 린타로로서는 그것을 수복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럼 타임 리프 머신의 의미가 없지 않은가! 아니, 확실히 완전히 무의미하지는 않지만……!"

 재도전한다고 해서 그 자신이 미경험의 동정이란 것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마키세 크리스가 꿈꾸는 처녀라는 것도 바뀌지 않는다.
 아마도 전보다도 조금 나아질 뿐, 거의 확실하게 실패할 것이다. 오카베 린타로는 그 광경을 선명히 상상할 수 있었다.

 "무의미하지 않아. 나는 '마키세 크리스에게 도전하는 건 앞으로 한번'이라고 말했어. 그 이외의 목적이라면 몇번이고 타임 리프할 수 있어."
 "하지만! 크리스에게 손댈 수 없다면 그 이외에 뭘 하란 거야!"

 오카베 린타로의 격앙에……아마네 스즈하는 남 일이란 듯 당치도 않은 말을 했다.

 "연습해. 단 한번의 도전으로 마키세 크리스와 잘 될 수 있게."
 "그 러 니 까 어 떻 게 연 습 하 란 거 야!"
 "그 왜, 있잖아, 마키세 크리스 말고도 여자가."
 "뭐, 라고……?"

 오카베 린타로는……너무나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을,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다.




3-5:2011/02/11 23:16

 "잠깐, 잠깐 잠깐 잠깐. 그건 대체 무슨 의미냐!"

 머리를 감싸고 질문한다. 그것도 꽤 강한 어조로.
 오카베 린타로의 머리에는, 무언가 맹렬히 좋지 않은 예감이 지나가고 있었다.

 "말 그대로의 의미야. 오카베 린타로는 말야, 주변에 친한 여자가 몇 명이고 있잖아? 그 사람들로 착실히 연습……아니, 훈련해 줬으면 해."
 "……."

 오카베 린타로는 말을 잃고, 침묵했다.
 크게 뜬 눈으로 바닥을 노려보면서, 의연하게.
 그 기분나쁘고 이상한 모습은……그를 깊게 아는 사람이라면 금방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의 것이었다.

 "그것도 한 사람으론 안 돼. 샘플이 적으면 응용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과 했으면 해."
 "……만약을 위해 묻는다만, 뭘 말이냐."

 오카베 린타로의 말은 낮고, 위태로운 울림이 있었다.
 아직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눈치챘음에도 그러는 것인지, 아마네 스즈하의 목소리는 변하지 않는다.

 "섹스."
 "웃기지 마! 그런 걸 할 수 있겠냐!"
 "그치만 봐, 타임 리프하면 없었던 일로 할 수 있고."
 "그런 문제가 아니다! 이 내가! 랩멤에게! 그런 비도를 행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냐!"
 "못 하더라도 해야만 해. 세계의 운명이 걸려 있는 일이라고?!"
 "세계 따위 알 바 아니다!"

 오른손을 크게 휘젓는 듯한 동작과 함께 오카베 린타로가 외치고, 아마네 스즈하는 움찔하고 약간 어깨를 떨었다.

 "나는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호오인 쿄마다! 다시 한 번 말하지, 세계 따위 아무래도 좋다!"

 허세를 부리며 자신의 주의주장을 선언한다.

 "내가 지금까지 이 리딩 슈타이너의 능력으로 몇개의 세계선을 건너며 세계를 구해 왔던 것은, 절대로 이 세계가 소중해서, 이 세계를 사랑해서가 아니다!"

 오카베 린타로의 외침은 즉 그의 이상, 그의 신념,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목숨을 걸고 관철해 온 행동원리 그 자체였다.

 "그러나 나는! 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다른 무엇을 희생해서라도 랩멤을 지킬 의무가 있다! 그 랩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아아, 이런 하찮은 세계 하나나 둘쯤, 몇번이고 구해 주도록 하지."

 오카베 린타로는 격앙한 자신을 억지로 누르고……아니, 다 억누르지는 못했지만 목소리의 톤을 강제로 떨어뜨렸다.

 "알았겠지, 나에게는 세계의 운명 따위보다 랩멤이 소중하다. 그 랩멤을 희생해서 세계를 구하라고? 농담도 적당히 해라. 스즈하……그러니 네 의뢰는 받을 수 없다."
 "……."

 오카베 린타로에게 기가 눌린 것인지, 아마네 스즈하는 입을 다문 채 그의 말을 듣고 있다.
 다만 그 눈에는……오카베 린타로에 대한 경의와 감명은 서려 있었지만, 체념은 전혀 깃들어 있지 않았다.

 "다른 방법은 없나. 애초에 내가 그런 안을 채용할리가 없잖은가. 그런 것도 모른다면, 너에게 이 지령을 내린 미래의 녀석들은 상당한 바보들이군."
 "오카린 아저씨……아니, 오카베 린타로라면 분명 그렇게 말할 거라고 들었어."
 "뭐야,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어서 다른 대안을……."
 "하지만, 그래도 오카베 린타로는 지금 이야기를 받아줄 수밖에 없어."
 "뭐라고……말했잖은가, 나는 랩멤을……!"

 아마네 스즈하는 오카베 린타로의 말을 자르듯 엄한 얼굴로, 차가운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마키세 크리스와 잘 되지 않으면……그 랩멤 모두가 불행해 진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래?"
 "뭐라고……?!
 "아까 뭐가 일어날지 말할 수 없다고 했지만, 너를 설득하기 위해서 네 근처 인물에 대해서라면 발언이 허가되어 있어, 오카베 린타로."
 작게 한숨을 쉬고, 아마네 스즈하는 말을 이었다.

 "너와 마키세 크리스가 잘 되지 않으면……그녀는 미국에 돌아가, 그 직후에 납치되어 행방불명이 돼."
 "뭣……!"

 비틀거리며 반걸음 물러서, 뒤의 벽에 등을 부딪히는 오카베 린타로.
 덜컹덜컹 하고 소리를 내며, 벽쪽의 잡동사니가 바닥에 굴러다녔다.

 "다음에 밖으로 나올 때는 완전히 SERN의 연구원이야. 그리고 그 뒤 타임머신의 기초 이론을 완성시킨 다음……젊은 나이에 죽어."

 오카베 린타로는 귀를 의심했다.
 그것은……과거 다른 세계선에서 들은 그녀의 말로와, 너무도 비슷했다.

 "서, 설마……농담이지? 애초에 세계선을 이동할 수 없는 네가 그런 걸……."
 "아까도 말했지, 오카베 린타로. 확실히 나는 할 수 없지만, 미래에는 여러가지가 있어. 거기에 자세히는 말할 수 없지만 그런 가젯도 있어."

 아마네 스즈하의 말에……아마도 거짓은 없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오카베 린타로는 그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예를 들면 미래의 오카베 린타로 자신이 어떤 수단으로 세계선을 뛰어넘어, 그 사실을 그녀에게 전했다는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2036년 시점의 자신의 생사는 확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어린이 시절의 그녀와는 면식이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가젯'이란 것은 대체 어떤 가젯인 것일까.
 D메일 이외에 다른 세계선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발명품이라도 있는 것일까.

 "다른 것도 있어. 아키하 루미호에게도 불행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어. 그녀의 경우는 죽는 건 아니지만……아니, 어쩌면 죽는 것보다도 괴로울지도 몰라."
 "페이리스에게도……!?"

 페이리스, 즉 아키하 루미호는 겉보기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여성이다. 아키하바라에 모에 문화를 퍼뜨려 뿌리내리게 한 것도 그녀의 강한 의지와 행동력에 의한 것이 크다. 그것은 그뿐만 아니라 다른 랩멤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동시에 그녀가 그 안에 숨기고 있는 약함이나 덧없음, 무름도 오카베 린타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닥쳐올 죽음보다도 괴로운 운명같은 것은, 그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키류 모에카도 말야……불행해져. 텐노지 유고와 텐노지 나에도 함께."
 "모에카도……거기에 미스터 브라운과 소동물까지……!?"

 텐노지 유고와 그 딸 나에까지 휘말려드는 불행이란 대체 무엇일까.
그 세명에서 연상되는 것이라면 라운더와 관련된 것일까. 그렇다면 당연히 목숨에 관련된 일일 것이다.

 "시이나 마유리는 멀리 이사해서 소원해지고, 그 뒤……다소 차이는 있지만 내가 태어나는 전후로 소식이 끊겨."
 "마유리까지……!? 대체 어째서……!"

 아마네 스즈하의 탄생 전후……2018년 근처란 것일까.
 아니, 태어난 것은 2017년이었을까. 확실히 들은 적은 없었기에 자세히는 알 수 없다.
 어찌됐건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조금 전 그녀가 실수해서 말한 태양 폭풍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이건 꽤 불확실하지만, 내 아버지와 어머니가 헤어져서 최악의 경우에는 나도 사라질지 몰라."
 "…………윽!"
 "생별인지 사별인지는 세계선에 따라 다르지만……수속하는 건 모두 같아. '아마네 스즈하가 사라진다'."

 오카베 린타로는 완전히 말을 잃었다.
 고작 중2병 동지인 남녀의 엇갈림이 왜 그정도의 대참사에 연결된 것일까.

 "그래도 좋다면, 나는 막지 않아. 정하는 건 오카베 린타로……너야."
 "좋을리가, 좋을리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신음하듯이, 쉰 목소리로 외쳤다.




 "좋을리가 없잖아……!"




3-6:2011/02/11 23:44

 "절대로……안 되는 건가."
 "……뭐가?"
 "랩의……모두가 아니면 안 되는 건가?"
 "헌팅? 강간? 아니면 풍속점에라도 가려고?"

 오카베 린타로의 매달리는 듯한 소리를, 아마네 스즈하의 차가운 목소리가 잘랐다.

 "배우는 건 경박한 협상술? 범죄? 아니면 돈으로 해결하는 관계? 그런 걸로 얻은 경험을 단 한번밖에 없는 찬스에 쓸 생각이야? 안됐지만 그런 리스크 높은 행동은 허가할 수 없어."
 "하지만……그래도 나는……!!"

 그 목소리는 지금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떨리고 있었다.
 아마네 스즈하가 눈앞에 없었다면, 아예 통곡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마음은 알겠지만, 그런 걸로 어떻게든 될 정도라면 굳이 네가 가장 싫어할만한 걸 추천하지는 않아. 사실은 말 안해도 알고 있잖아?"
 "…………윽!"

 ……그렇다. 알고 있었다.
 랩의 동료 이외에 손을 대는 것이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으리란 것도, 이번 사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리란 것도.
 아마네 스즈하가 일부러 미래에서 제시하러 온 것이다. 아마도 다른 선택지는 세계선의 수속에 저촉될 것이다.

 그러나……알고 있어도, 그래도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완전히 부정당해 뭉개질 때까지, 계속 저항하는 것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오카베 린타로는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침묵해……바닥을 바라본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 뒤……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또한 아마네 스즈하도 침묵했다.
 실제로는 30분이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영원과 같을 정도로 긴 정적이었다.


 "거짓말은……아니겠지."


 빙글빙글 도는 사고의 미궁 안에서……진흙투성이로 기면서도 천천히 물가에 손을 뻗는다.
 정적을 깬 것은……오카베 린타로였다.
 너무도 가늘고 쉰, 연약한 목소리였다.
 그러나……그 말을 듣고, 아마네 스즈하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의 힘없는 말……그 안에 감추어진 결연한 의사를, 그녀는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는, 맡길 수 없는, 자신의 목숨으로밖에 값을 수 없는 무언가를 깨닫고 받아들인 자의 목소리였다.


 "내가 거짓말을 하거나 하는 여자가 아니라고 한 건 너야, 오카베 린타로."
 "하하……그랬지……."

 절망과 체념, 허무와 미망이 뒤섞인 마른 웃음.
 그러나……그것은 그 때 몇번이나 맛보았던 웃음이기도 했다.
 오카베 린타로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그 눈동자에는……이 시대의 일본인으로선 좀처럼 볼 수 없는 것이 서려 있었다.


 '결사'라고 표현해도 좋을……무서울 정도의 강인한 각오였다.


 "……알았다. 그 미션, 받아들이지."
 "진짜? 진짜로 하는거야?"

 좀 더 교섭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뜻밖의 일을 당한 듯한 아마네 스즈하에게, 오카베 린타로는 실망했다는 듯 말했다.

 "추천했던 건 너잖아, 스즈하. 랩멤의 목숨이 걸린 일이라면 나는 악귀 나찰이라도 될 수 있다."

 입을 굳게 다물고, 자신에게 말하는 듯이 고했다.

 "랩멤 모두를 연습대로 삼는다 해도, 타임 리프하면 모두의 몸의 상처도 마음의 상처도 지울 수 있다. 없었던 일로 할 수 있다. 그러나……내가 저지른 죄는 지워지지 않는다."

 세계를 위해, 그녀들 자신을 위해서라고 아무리 변명해도, 그래도 '없었던 것'으로 하는 것을 전제로 여성을 맘대로 해선 안 된다. 오카베 린타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인간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자칭하면서도 꽤나 고풍스런 가치관의 소유자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는, 나만은 전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녀석들을 덮친 기억도, 범한 기억도! 모두가 잊더라도, 나만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그 때와 마찬가지로.

 "짊어져 주지. 전부 혼자서. 그 때도 그랬어……이번에도, 끝까지 완수해 내 보이지……!"

 눈을 가늘게 뜨고, 날카로운 안광으로 허공을 노려보는 오카베 린타로.
 그러나, 자신의 의도대로 됐을 텐데도……어쩐지 그를 바라보는 아마네 스즈하의 눈은 어딘가 불만스러워 보였다.

 "오키도키. 오카베 린타로가 그래도 좋다면 나도 불만은 없어."
 "아아. 그럼 이제부터 본 작전을 '오퍼레이션 프리그*'라 명명한다!"
 "알았어. 그럼, 뭐 필요한 거 있어?"
 "흐음……."

 팔짱을 끼고 다시 생각해 본다.
 지금 자신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흠……확실히 본편인 크리스 때와는 달리 몇번이든 타임 리프할 수 있는 이점은 있다. 그러나, 그래도 내가……그, 뭐냐, 미경험이라고 할까……."
 "동정?"
 "딱 잘라서 말하지 마!"

 높고 한심한 목소리로 지적한다. 그러나 사실이니 그 이상 강하게 나갈 수가 없다.
 결국 그에게는 여성에 관한 지식도 경험도 너무나 부족한 것이다. 있는 것은 고작 오타쿠 문화에서 얻은 비뚤어진 지식뿐.
 실제 여성을 다루는 법같은 건 오카베 린타로는 완전히 문외한이었다.

 "알았어. 그런 거라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어."

 아마네 스즈하는 그렇게 말하고……천천히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자, 잠깐 기다려 스즈하! 뭘 하고 있나!"
 "옷 벗고 있는데―"

 벗다 만 채로 웅얼거리며 답한다.
 오카베 린타로는 그 틈에 그녀에게 다가가 억지로 옷을 도로 내렸다.

 "우와, 뭐야?! 잠깐만, 뭐 하는 거야!"
 "그건 이쪽 대사다! 스즈하, 너 옷을 벗고 뭘 할 생각이었나!"
 "뭐라니……섹스?"
 "누구랑!"
 "여기엔 나 이외엔 너밖에 없어, 오카베 린타로."

 양 어깨를 붙잡힌 채 그를 올려다보는 똑바른 눈동자.
 그 진심이 담긴 눈동자에 오카베 린타로는 머리를 싸쥐었다.

 "바보같은 짓 하지 마라. 넌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건가."
 "알고 있어. 오카베 린타로야말로 알고 있는거야? 아까도 말했잖아, 이 미션의 성패에는 세계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세계의 운명따위 아무래도 좋다! 아까 나도 그렇게 말했을 텐데!"

 아까와 똑같이 소리친다. 그러나 이번엔 어깨를 붙들린 채, 그것도 무서운 얼굴을 한 오카베 린타로가 눈앞에 있다.
 아마네 스즈하는 마치 부모에게 혼나는 어린이처럼 움찔하며, 한 순간 눈동자에 두려움을 띄웠다.


 "세계의 운명같은 것보다……네가 소중하다, 스즈하."
 "와, 와와……."


 그러나 오카베 린타로의 다음 말에 아마네 스즈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쯤 벌린 입술을 떨면서, 뺨이 점점 붉어지더니 귀까지 새빨개져……전신을 부르르 떨고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피했다.

 "그러니까 그런 사명감같은 걸로 그……너의 소중한 것을 버리거나 하지 마라. 스즈하, 너에게도 미레에 좋아하는 녀석쯤 있지 않은가?"
 "치사해……."
 "응?"
 "진지한 얼굴로 그런 소리 들으면……그런 기분이 들어 버려……."

 부끄러워하는 듯한 눈으로 오카베 린타로를 올려다보면서, 웅얼거리는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아마네 스즈하는 그녀로서는 드물게 맺음이 나쁜 중얼거림을 흘렸다.

 "스즈하? 지금 뭐라고……."
 "미래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 말이지? 있어."

 오카베 린타로의 질문을 막듯이, 아주 기분이 좋지 않은듯,
 아마네 스즈하는 눈앞의 남자의 목에 팔을 감고는……그대로 뛰어들듯 그의 입술을 훔쳤다.

 "?!"
 "음……으음, 음……음츄, 으음……!"

 영문도 모르는 채, 당황하며 경직해 버리는 오카베 린타로.
 그는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입술에 겹쳐지는 따뜻한 감촉으로부터 자신이 키스당하고 있다는 것만은 어떻게든 파악했다.

 잠시 후……아마네 스즈하의 팔에서 힘이 빠지고, 오카베 린타로는 드디어 그 포박에서 벗어났다.
 그녀의 강제적인 조름과 키스때문에 숨이 막혀 있던 오카베 린타로는, 격하게 숨을 내쉬면서 폐에 공기를 불어넣었다.
 눈앞에는 뺨을 물들이고, 약간 그 뺨을 부풀리며 자신을 약간 노려보는 아마네 스즈하.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그녀의 그런 표정에, 오카베 린타로의 심장은 크게 뛰고 있었다.

 "오카린……아저씨."
 "뭐, 뭐냐."

 무심코 얼빠진 대답을 하고 만다.
 오카베 린타로는 자신의 목소리가 달아올라 있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다.




 "아까 물었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 오카베 린타로……너야."




tips:프리그:북유럽 신화에서 나오는 오딘의 아내. 사랑과 결혼을 관장하는 여신.



--


다음편은 HENTAI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이번 편은 수위가 낮으니(낮은게 맞기는 한가 싶습니다만)틀만 달고 말았지만, 다음편은 그렇게는 안 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3장이 끝나고 4장을 올릴 때에, 그러한 내용을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략 요약문을 덧붙일 예정입니다.

덧붙여서 HENTAI적 요소가 포함된 글을 진지하게 번역하고 있다간 제 멘탈이 오래 버티지 못하기 때문에, HENTAI에 대해서는 번역기수준의 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2014/6/30 추가:

5편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전체공개로 할 수는 없는 물건이기에 부득이 비밀번호를 걸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곳에 비밀번호 힌트를 적기로 합니다.


비밀번호 힌트:슈타인즈 게이트 세계선의 세계선변동률은? 소숫점 포함. '%'기호를 빼고 적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