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물/번역

[Steins;Gate SS]연가원앙의 밀키웨이-3

카와즈 2014. 4. 6. 23:36

연가원앙의 밀키웨이

제2장 재귀성의 리파티션 (후)




 2-5:2011/02/14 23:02 회상4

 둘이 돌아간 뒤 오카베 린타로는 서둘러 대책을 짰다.
 TLM이 타임 리프 머신의 약자라는 것은 아마도 틀림없다.
 그리고 편지의 주인은 그것을 될 수 있으면 비밀로 하고 개발했으면 한다는 것도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약칭인 것은 이번 키류 모에카의 건처럼 깜빡 편지를 보이고 말았을 때, 혹은 그에게 편지가 도착하기 전에 누군가가 보고 말았을 때에 그 의미를 들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쨌든 이 세계선에선 타임 리프 머신 자체가 개발되지 않았다. 존재하지 않는 물건의 약칭을 눈치챌 수 있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
 과거 그 가젯이 존재하던 세계선을 관측한 기억이 있는 오카베 이외에는.

 일부러 편지 형식으로 한 것도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말을 주고받다가 SERN의 에슐론에 포착되어 버리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이런 편지를……?
 그것에 대해서 현시점에서는 '불명'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어쨌건 앞서 말한 대로 이 세계선에서 타임 리프 머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가능성으로는 SERN의 관계자, 미래에서 온 누군가, 혹은 그와 같이 리딩 슈타이너의 능력을 가지고 지금까지의 세계선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자.
 오카베 린타로는 한순간, 원래 세계선과 이동후의 세계선의 기억을 전부 갖춘, 자신보다 뛰어난 리딩 슈타이너의 소유자가 자신의 그림자에서 암약하는 모습을 떠올리고 섬뜩해졌지만, 금방 부정했다.

 "바보같군. 지금 있는 정보만으로 생각해라, 오카베 린타로!"

 게다가 만약 그런 능력자가 있더라도, D메일이나 타임 리프 머신이 없다면 어차피 대단한 일은 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이 세계선을 주체적으로 변동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차피 세계선이 바뀌는 것을 주저하고 곤혹스러워 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그밖에도 몇개쯤 반증을 들 수 있지만, 일단은 무시해도 좋을 레벨의 위험성이라고 판단했다.

 오카베 린타로는, 결국 누가 그런 편지를 보낸 것인지는 일단 나중에 검증하기로 했다.
 만약 개발하게 된다면, 남겨진 시간이 너무도 적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해야 할 것은 단 하나…….
 즉 정말로 타임 리프 머신을 만들지 어떨지, 이다.
 그것은 요컨대, 편지의 주인이 오카베 린타로의, 넓게는 미래 가젯 연구소나 랩멤의 적인가 아군인가……그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기도 하다.

 SERN이 D메일 이외의 이유로 이 랩에 주목하고, 타임머신 개발 능력의 유무를 확인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다시 미래에 위기가 닥쳐와 누군가가 미래에서 찾아온 것인가?
 하지만 그렇다면 타임 리프 머신이라는 전세대의 유물을 굳이 만들게 하는 의미가 없지 않은가. 본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면 그것으로 세계를 다시 써 버리면 된다.
 그렇다면……타임 리프 머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타임머신으로는 뒤집을 수 없는 어떤 강력한 수속이 작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타임머신으로는 중대한 타임 패러독스가 발생해 버리는 것인지.
 그럼……대체 그것이 무엇일까. 편지의 주인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사고가 제자리에서 돌아, 정리되지 않는다. 정보가 너무 적어서 확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시간은 계속 지나간다.


 크게 고민한 끝에……오카베 린타로는 결국 타임 리프 머신의 개발을 실행하기로 했다.


 현시점에서는 선의인지 악의인지 알 수 없지만, 만약 선의라면 서둘러 개발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맞질 않는다.
 그리고 만약 악의였다고 한다면, 틈을 봐서 타임 리프를 행해 개발 전으로 돌아가 버리면 된다.

 그렇게 정해졌다면 이야기는 빠르다.
 오카베 린타로는 서둘러서 마키세 크리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될 수 있는대로 서둘러 일본에 돌아올 수 없는지를 상담했다.
 신경써야 할 것은 이야기의 내용이다. SERN의 에슐론이 어느 정도의 그물망을 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휴대전화로 하는 이야기가 도청당할 위험성이 없다곤 할 수 없다.
 때문에 될 수 있는 만큼 이야기의 주제를 말하지 않고 마키세 크리스를 소집할 필요가 있었다.
 2개월이나 빠져 있던 탓에 일이 많이 바쁘다고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던 마키세 크리스였지만, 오카베 린타로가 예의 기한……즉 2월 14일에 대해서 흘리자, 어쩐지 태도가 급속히 부드러워져 결국 몇번인가의 연락 끝에 2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일본에 오게 되었다.

 다음에 해야 할 것은 타임 리프 머신의 원형인 전화레인지(가칭)의 재개발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그의 믿음직한 오른팔(페이버릿 라이트 암)인 하시다 이타루의 협력이 필요해진다.
 처음에는 한번 파기한 것을 왜 한번 더 운운하며 불만을 늘어놓던 하시다 이타루였지만, 오카베 린타로가 어떻게 해서든 필요하다고 성심성의껏 부탁하자, 마지막에는

 "저, 정말 오카린은 내가 없으면 정말 안 된다니까! 내버려 둘 수가 없잖아! 라든가 말해봄."

라는 둥 (약간 츤데레 풍으로)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더욱이는 그들 이외에 랩에 방문하는 빈도가 가장 높은 시이나 마유리도, 끝까지 속일 수는 없어서 개발에 대해서는 밝혀 두기로 했다.
 그녀는 겉보기에 빠져 있는 것 같지만, 이런 일에는 묘하게 감이 좋다.

 오카베 린타로는 약간 입이 가벼운 경향이 있는 그들에게 이 일은 일절 입밖에 내지 못하게 했다. 부외자뿐만이 아니다. 다른 랩멤들에게도.

 "오카린, 랩멤 차별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페이리스 땅에게 자랑할 수 없다든가 뭘 위해 개발하는 건지 모르겠잖아, 상식적으로!"

라고 둘은 불만을 표했지만, 오카베 린타로는 열심히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설득한다.
 이 세계선의 다이버전스……세계선 변동률이 어느 정도였는지 정확히는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아마네 스즈하가 말했던 변동률을 더해도 분명 1%대였을 것이다.
 즉 세계의 구성이나 역사는 β세계선을 베이스로 구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는 것은 당연히 SERN은 타임머신 연구를 계속하고 있을 것이고, 그들의 조직이 비밀스럽게 타임머신 개발에 관련된 인물을 조사하고 있을 위험성도 아직 높은 채이다.
 그리고……그들 인간이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어떤 입장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비슷하게 추측할 수 있다.
 즉 아랫층의 두 사람이 아직 라운더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키류 모에카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꽤 태도가 부드러워 졌다고는 해도, FB로부터의 지령을 따를 위험성이 없다곤 할 수 없다.
 적은 어디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것은 아니다. 바로 아래에 있을지도 모른다. 섣부른 정보 누설은 그때와 같은 결과를 부를 뿐이다.

 "……응, 알았어, 오카린. 마유시 열심히 입에 지퍼 채울게요."
 "오키도키. 나도 될 수 있으면 신경 쓰겠다는. 만약 내가 페이리스 땅 앞에서 깜빡하고 말하려고 하면 누루뽀 각 급의 츳코미 부탁함."

 "오카베 린타로의 언제나와 다른 진지한 태도에 둘은 무언가를 느낀 듯, 가능한 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누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그리고 대학 1학년이기도 한 오카베 린타로와 하시다 이타루 두 사람은 바쁜 시험기간을,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필수단위만 시험을 보고, 그 외의 과목을 최악의 경우엔 다음 년도로 미룰 각오로 억지로 돌파한다.
 거기에 과거 버렸던 기재와 될 수 있으면 같은 것을, 찾지 못하면 비슷한 부품을 긁어모으며, 그렇게 마키세 크리스가 일본을 방문하는 전날에……어떻게든 전화레인지(가칭)을 이전과 거의 동급의 기능으로 재현하는 데에 성공했다.




2-6:2011/02/14 23:25 회상5

 마키세 크리스가 일본을 방문하고, 랩멤들 일동을 모아서 환영회를 연 다음날, 남은 시험을 마무리한 오카베 린타로와 하시다 이타루, 기말시험이 다가오고 있어 분주한 시이나 마유리, 거기에 마키세 크리스 네 명이 연구실에 모였다.

 오카베 린타로는 그 자리에서 마키세 크리스에게 처음으로 타임 리프 머신의 개발에 대해서 제안한다.

 처음에는 확연히 수상쩍은 표정을 짓던 마키세 크리스였지만, 전화레인지(가칭)에 의한 겔바나 현상을 보이고, 주의깊게 그 구조에 대해서 설명해 나가자, 그녀는 아연 눈동자를 반짝이며 이야기에 동참했다.
 한편 하시다 이타루와 시이나 마유리는 수수께끼의 겔바나 현상을 해명하고, 유창하게 설명해 나가는 오카베 린타로에게 아연해했다.

 그리고 전화레인지(가칭)이 시간 역행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시킨 뒤에……오카베 린타로는 본격적으로 타임 리프 머신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상세한 전문지식은 없지만, 다행히 오카베 린타로는 과거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타임 리프 머신이 완성되기까지의 기초 이론과 흐름을 알고 있다.
 그것을 화이트 보드에 적어 내려가며 (도중에 몇번인가 마키세 크리스의 지적으로 수정하긴 했지만) 설명해 가자, 그곳에 있던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헤에―. 잘 모르겠지만 오카린 굉장해!"
 "대, 대단해. 마키세 씨, 이거 진짜 되는거임? 오카린 혹시 천재임?!"
 "깜짝 놀랐어. 응, 오카베가 말한 게 정말이라면 확실히 이론상 가능할지도 몰라. 하지만 일개 연구기관에 지나지 않는 SERN이 그런……"
 "아니, SERN이 커 블랙홀 만들 수 있다는 것까진 이미 확인했다는. 아마 앞으로 1주일쯤 있으면 오카린이 말한 대로 여기서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함."
 "하지만 오카베, 해킹이 들키면 어떻게 하려고? 위험하지 않아?
 "난 그런 실수는 안 한다구."
 "그래도 완전히 안전하다곤 말할 수 없어. 상대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이라고? 오카베, 당신 의견을 들려줘."
 "걱정 없다. 타임 리프를 실행하면 피험자는 과거로 역행한다. 그 시점에서는 해킹한 적이 없으니까 그들에게 포착될 걱정은 없다."
 "그건 당사자의 주관뿐이잖아. 다른 사람의 주관은 어떻게 되는데."
 "그건……."

 그러한 거리낌 없는 (가능한 한 소리를 죽인) 의논 끝에……결국 마키세 크리스를 중심으로 타임 리프 머신의 개발이 결정되었다.

 타임 리프 머신의 개발과 병행하여, 오카베 린타로는 하시다 이타루에게 SERN을 해킹하는 것을 시험해 보도록 했다.
 해킹에 대해서는 오카베 린타로는 완전히 문외한이지만, 전화레인지(가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도울 수 있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그가 돕고 있을 때 하시다 이타루에게 해킹을 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SERN의 타임머신에 관한 실험 내용과 개발 상황이 이전과 거의 동등……정확히는 2011년 2월 시점에 있어서 과거의 세계선의 8월 시점과 같은 정도라는 것을 확인한다.
 즉 SERN의 타임머신 개발은 원래 세계선보다 반년정도 늦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오카베 린타로에게 있어서 어느 정도 기쁜 소식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겔바나는 어찌됐건, 진짜로 데이터같은 걸 과거로 보낼 수 있음? 데이터를 블랙홀로 압축한단 것도 뭔가 잘 모르겠고."
 "그거에 관해선 실험과 검증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겠네. 일단 지금 이론이 옳다면 이 전화레인지에서 휴대전화 메일을 보내는 정도는 가능할 거고."
 "안 된다. 그건 허가할 수 없다."
 "왜. 기초가 되는 이론을 검증하지 않으면 그 뒤의 개발에 지장이 생기게 돼. 오카베, 과학자로서 그 태도는 용서할 수 없어."
 "이론만이라면 아까 이야기한 내용으로 충분하겠지. 어쨌든 메일은 안 된다!"
 "납득이 안 가! 오카베, 나를 설득하는 이유를 제시해 봐!"

 크게 소리치고 싶어지는 것을 오카베 린타로는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깜빡 아래층의 브라운관 공방을 지키고 있는 키류 모에카에게 들리기라도 한다면 큰일이 일어난다.
 다행히 지금은 한겨울이고, 창문은 확실히 닫아 커튼도 쳐 놓았다. 한여름보다는 다소 방음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과신은 금물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오카베의 목소리는 잘 울리니까.

 "아까 설명을 듣지 않았나. SERN은 타임머신 연구를 하고 있고, 비인도적인 실험도 행하고 있다. 과거로 보내진 메일이 SERN이 편 에슐론에 걸리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겠나. 우리들은 납치 감금당해, 평생 연구소에서 지내게 될 지도 모른다고!"
 "중2병 수고!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까 봤던 젤리맨즈 리포트라는 녀석? 같은거 보고 있으면 진짜로 좋은 꼴은 안 날지도 모른다는, 그거."
 "정말이지―. 둘 다―, 그러니까 맘대로 훔쳐보거나 하면 안 된다니까―!"

 시이나 마유리의 지당한, 그러니 이 상황이서는 약간 현실적이지 않은 의견을 무시하면서, 오카베 린타로는 마키세 크리스에게 시선을 향했다.

 "그런 것이다. 불만은 안 받는다, 조수여."
 "우우―, 뭔가 짜증나!"
 "뭐가 맘에 들지 않는 것이냐, 조수여."
 "그러니까 조수가 아니라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하아, 진짜 지쳤어!"
 "뭐야, 이제부터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하는데 그 전부터 지쳐 있다니, 체력 관리가 되어 있지 않구나, 나의 조수여."
 "네 그런 구석에 지친다고 하는거야!"

 초조한 듯 말하던 마키세 크리스는, 작게 숨을 들이쉬고 기분을 진정시켰다.

 "……별로 오카베의 의견이 틀렸다고 하는 게 아냐. 아까 본 리포트는 나도 읽었어. 내용이 진짜라면 확실히 오카베의 걱정은 맞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왜 그렇게 싫어하는 것이냐."
 "……어."
 "뭐?"
 "……안 들어."
 "좀 더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크리스티나여!"
 "그것도 틀렸어!"

 외치는 듯 지적한 후, 마키세 크리스는 조금 몸을 구부리고, 아래에서 오카베 린타로를 올려다보듯 해서 노려보았다. 기분 탓인지 볼이 조금 붉다.

 "네, 네가 말로 구슬리는 게 맘에 안 들어!"
 "아아……."

 듣고 보니 과거 여름의 3주간, 그녀에게 논파당한 적은 많아도 오카베 린타로가 그녀를 말로 이긴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지는 걸 싫어하는구나, 크리스는."
 "뭐―!?"

 목 아래부터 점점 빨개져 귀까지 새빨갛게 물든 마키세 크리스는, 오카베 린타로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그 손가락 끝을 떨었다.

 "오, 오, 오카베! 너, 너, 너, 왜 이럴 때만……!"
 "? 무슨 일인가, 나의 조수여."
 "고쳐 말하지 마, 바보―!"
 "우왁!?"

 소파 위에 놓여 있던 쿠션이 날아와 무심코 몸을 젖혀, 등 뒤에 있던 장에 뒷머리를 부딪히고 격통에 쪼그려 앉는 오카베 린타로.
 쿠션을 던진 포즈 그대로 거친 숨을 뱉는 마키세 크리스.

 "뭐야, 이 벽에 쿵. 솔직히 부부 싸움은 딴 데서 해줬음 함."
 ""누가 부부야!!""

 완전히 같은 타이밍에 지적하는 둘을 보며, 시이나 마유리가 쿡쿡 웃는다.

 "하아―, 정말이지―. 그치만 뭔가 이상한데."

 한숨을 쉬며 마키세 크리스는 오카베 린타로를 도끼눈으로 바라보았다.

 "이상하다고? 무엇이 이상하단 것이냐, 나의 조수여."
 "그러니까 조수가……하아, 이제 아무래도 좋아. 아니, 안 좋지만. 여기서 꺾이면 어쩐지 이대로 질질 끌고 갈 것 같지만."

 무언가 투덜투덜 중얼거리며 오카베 린타로를 노려보는 마키세 크리스.

 "아무튼, 아직 실험도 안 했는데 오카베는 확신이 있다는 얼굴을 하고 있어. 마치 지금 메일을 보내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처음부터 알고 있는 것 같아."
 "윽……어쨌든 메일은 안 된다. 어때, 될 것 같나."
 "된다 안 된다로 말하면 이 이론대로의 물건을 만들 수는 있어. 하지만 만약 만들 수 있었다고 해도 문제는 산더미야. 본인의 자아가 어느 쪽에 남는가나, 의식의 압축 해제가 실패했을 때는 어떻게 되는가나, 덮어쓰기된 쪽의 인격이 어떻게 되는가나, 실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 너무 많아."
 "그 점에 대해서는 문제 없다. 실험은 랩의 대표인 내가 책임지고 행하겠다."
 "흐응……매드 사이언티스트를 자칭하는 건 허세가 아니구나."

 그 자리에서 실험대가 된다는 것을 승인한 오카베 린타로에게 마키세 크리스는 감탄한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아이디어를 낼 수는 있지만, 뇌과학 지식과 기술에 대해서는 솔직히 문외한이다. 머신의 조정도 다루만큼은 할 수 없다. 그러니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실험대든 뭐든 받아들이도록 하지. 어찌됐건 이 머신의 개발에는 너희 둘의 힘이 꼭 필요하다. 부탁한다, 크리스티나. 힘을 빌려다오."
 "잠깐, 오카린―?!"
 "오카베……."

 오카베 린타로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두 사람에게 깊게 머리를 숙였다.

 "……알았어, 알았습니다! 정말! 네가 그렇게까지 하는데 받아들이지 않으면, 뭔가 내가 나쁜 사람 같잖아!"
 "벼, 별로 오카베가 좀 멋있다든가 생각 안 했으니까!"
 ""츤데레 수고.""

 오카베 린타로와 마키세 크리스가 목소리를 맞추어 다루에게 딴죽을 거는 모습을……
 시이나 마유리는, 어쩐지 아주 기쁜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2-7:2011/02/14 23:48 아키하바라, 미래 가젯 연구소

 "그래……개발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테이블에 엎어진 채 오카베 린타로가 중얼거린다.
 이렇게 보니 술집에서 주정을 부리고 있는 마키세 크리스와 하는 짓이 무엇 하나 다르지 않다.

 그렇다,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도중 몇개인가 문제도 있었지만, 그것들을 전부 클리어하고,
 마침내 2월 13일 심야 11시에……그 머신은 완성되었다.
 환희에 젖은 일동.
 내일이라도 연회를 열자고 들떠있는 하시다 이타루와 시이나 마유리를 빼고, 오카베 린타로는 연회를 모레인 2월 15일에 실시한다고 선언하고, 계속된 철야로 지친 하시다 이타루와 마키세 크리스를 위해 내일은 휴일로 한다고 선언해 일동을 해산시켰다.
 편지의 주인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개발시킨 것인지는 모르지만, 기한을 제시한 이상, 분명 당일에 무언가가 일어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꿈쩍도 않은 채 밤이 지나고, 아침이 지나고, 낮이 지나도 편지의 주인으로부터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꽤 정신적으로 지쳐 있던 오카베 린타로는 기분전환 삼아 편의점에서 닥터 페퍼를 사 오려고 현관을 향했다. 그때, 호텔에서 온 마키세 크리스와 마주쳤다.

 "뭣?! 왜, 왜 오카베가 여기 있는거야―!"
 그건 이쪽 대사다, 크리스티나여! 오늘은 휴일이라고 했잖나."
 "그렇지만! 그렇지만! 아아 정말, 중요한 것이라서 두번 말했습니다! 아아 정말!"
 "……?"

 오카베 린타로는 마키세 크리스에 의해 랩에서 강제로 끌려나왔다.
 될 수 있으면 타임 리프 머신 근처에 있고 싶었던 오카베 린타로였지만, 마키세 크리스의 박력에 진 꼴이었다.
 끌려나왔다고는 해도 무언가를 강제당한 것은 아니고, 아키하바라를 걸으면서 이야기하거나, 카페에 들어가 의론을 나누거나, 타임 리프 머신의 실험과 운용에 대해 토론을 하거나, 극히 당연하게 보냈을 뿐이다.
 어찌됐건 반년만의 재회 치고는, 이야기를 할 여유는 거의 없이 가젯 개발에 몰두해버리고 만 것이다.  둘 다 소재가 떨어지는 일 없이, 연연히 계속 이야기했다.
 가끔 농담하는 듯, 가끔 험악한 듯,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실로 즐거운 듯.

 그것이……데이트같은 것이라고, 그 날이 2월 14일이라고, 두사람이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노을이 지는 시간이었다.

 어느쪽이랄 것도 없이 말수가 적어지고, 회화가 도중에 끊긴다.
 그러나 그것은 불편한 분위기가 아닌, 어딘지 모르게 편안한 기분으로……
상대를 바라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뺨에 빨갛게 물든 것을 깨닫고 허둥지둥 시선을 돌린다.
 그런 너무도 앳된 커플같은 행동을 주고받고, 결국 참을 수 없게 된 마키세 크리스는 갑자기 일어나서 카페를 뛰쳐나갔다.
 당황하며 쫓아가는 오카베 앞에서, 돈키 호테 점내로 들어간 마키세 크리스는……
 거기서, 커다란 하트 모양 초콜릿을 샀다.

 "사실은……사실은, 제대로 직접 만들려고 했어! 진짜야!"
 
 그리고 가게를 나오자 마자 새빨갛게 된 얼굴을 돌리고, 오카베 린타로에게 막 산 초콜릿을 떠밀듯 내민다.

 "그치만! 머신 개발이라든가 여러가지로 나도 열중해 버렸고! 그래서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달력 날짜를 봤더니 새삼스래 오늘이 2월 14일인 걸 깨달아서, 오늘은 휴일이니까 랩에는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중탕 도구를 사서 여벌 열쇠로 따고 들어가보니 오카베가 있고!
 그래서 어떻게든 랩랩을 비우려고 너를 끌고 나왔더니, 정신차려보니 이런 시간이고……아― 정말!"
 "에에이 조수여, 진정해라!"
 "이런 상황에 진정할 수 있겠냐! 모처럼 오늘을 위해 일부러 일본까지 왔는데 본말전도야 정말!"
 "우왁?!"

 부르르 손을 떨며, 조금도 오카베 린타로를 보려 하지 않고 랩핑된 초콜릿을 한층 세게 떠민다.
 그것은 오카베 린타로의 볼과 턱에 닿아, 그의 상반신을 밀어나는 듯한 모양이 되고 말았지만……총체적으로는 일단 발렌타인의 의식에 준하기는 했다.

 "에에이, 받아, 오카베! 이, 이대로는 내가 바보같잖아!"
 "그, 그건 괜찮아, 그건 괜찮지만……이런 길에서 괜찮은거냐, 크리스티나."
 "에……?"

 오카베 린타로의 지적에 핫하고 정신을 차린 마키세 크리스는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본다.
 그곳은 돈키 호테 앞, 저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보도의 한 가운데.
 주위의 시선은 도로 한복판에서 알콩달콩하고 있는 그 바보 커플에게 쏟아지고 있고, 어떤 사람은 따뜻하게, 어떤 사람은 뜨뜻미지근하게,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얼충 죽어! 하고 각각 마음속의 게시판에 적고 있었다.

 "하읏! 으아, 으아아아아……!"

 오카베 린타로에게 떠밀던 초콜릿을 품에 끌어안고, 마키세 크리스가 귀까지 새빨개져 눈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경직했다.

 "어이, 기다려, 크리스티나! 크리스티나!"

 그리고 그 직후에, 차가운 바람 속, 백의를 날리며 기성을 올리며 도망쳤다.
 당황하며 마키세 크리스를 쫓는 오카베 린타로.
 도망치는 자와 쫓는 자, 아키하바라의 밤 등불에 비추어져, 격렬하고 뜨겁게, 그러나 꿈과 같이 달콤한 도주극……

 "하아, 하아 하아……"
 "허억, 허억, 허억……, 기, 기다리거라 조수여!"

 ……그렇게 되었더라면 아름다웠겠지만, 서로 평소의 운동부족때문에 그리 잘 되지는 않은 것 같다.

 "어쨌든……받아. 안 그러면 내가 비참해."

 아키하바라 외곽의 공원에서 결국 붙잡힌 마키세 크리스는 포기한 듯 다시 초콜릿을 내밀었다.
 몸을 옆으로 기울이고 시선을 돌리며, 어찌 되든 좋다는 듯이 행동하면서.

 "아아, 고맙게 받을게, 크리스."
 "윽!"

 초콜릿을 받으며 오카베 린타로가 중얼거린 대사에, 마키세 크리스는 움찔 어깨를 떨면서 붉게 물든 뺨을 더욱 빨갛게 했다.

 "오카베는……치사해."
 "? 뭐가 말이냐."
 "그치만, 그렇게 해 줬으면 할 때……이름으로, 부른다든가……."

 오카베 린타로에게 향한 그녀의 눈동자는 젖어 있었고……
 초저녁의 어둠 속, 등불에 비추어진 그녀의 표정은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


 오카베 린타로와 마키세 크리스는, 가로등 아래에서……어느쪽이랄 것도 없이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었다.





2-8:2011/02/14 23:53

 "그게……설마, 그런 사태가 될 줄은……!"

 부들부들 주먹을 떨며 오카베 린타로가 신음했다.
 단적으로 말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그대로 발렌타인의 커플에 어울리는 행동을 취했다.
 즉 근처의 러브 호텔에 들어가서 사랑을 나누려 시도한 것이었다.
 마키세 크리스는 미국에 살고 있고, 둘이 밀회를 가질 기회는 제한적이다.
 개발이 끝나면 머지 않아 그녀는 다시 귀국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다음에 재회할 때까지……무언가 증표기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단지……조금 곤란하게도 두 사람은 동정과 처녀였다.
 더욱 곤란하게도 지금까지 그러한 남녀의 사귐이나 교섭사에 전혀 관계된 적이 없는, 중도의 동정과 처녀였다.
 더욱 더욱이, 그 처녀는 자신에 대한 것은 문제삼지 않고, 첫경험이라는 것에 지극히 소녀적인 이상을 그리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망상이라고 해도 좋을지 모른다.
 본래라면 그래도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오직 연구만 하는 그녀라면 실제 성에 대해서는 모르는 채로 평생을 살아도 이상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여기에 기회가 오고 말았다.
 충실한 캠퍼스 라이프라든가, 남친 여친이라든가 연애 소식이라든가, 그런 것과는 전혀 연이 없을 것 같은, 내버려 두면 확실히 마녀와 마법사로 클래스체인지할 것 같은 처녀와 동정.
 그들의 지식의 기반이 된 것은 만화나 애니, 그리고 야겜과 같은 일그러진 지식 뿐.
 그렇다, 묘하게 높은 이상과 엄한 현실 앞에……


……둘은 완전히 패하고 만 것이다.


 그다지 젖지도 않은 상태에서 파과의 아픔을 견디지 못한 마키세 크리스에게 맨발로 얼굴을 차여,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데다 심한 매도를 받고 그 자리에 남겨진 오카베 린타로.
 하반신 나체인 채로 복도로 뛰쳐나가, 그 뒤 난처한 듯 방으로 돌아와 허둥지둥 옷을 갈아입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뒤로한 마키세 크리스.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새삼스래 반성하고, 그러나 이미 늦었음을 누구보다도 자각해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마키세 크리스는 술집에서 주정을 부리고,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대미지를 받은 오카베 린타로는 흐느적 흐느적 거리를 방황한 끝에 어떻게든 랩에 도착해 테이블에 엎어졌다.




 오카베 린타로와 마키세 크리스.
 과거 다른 세계선에서 사랑을 확인했던 두 사람의 모처럼의 재회가……최악의 형태로 끝나고 만 것이다.




3-0:2011/02/14 23:58 

 이젠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다.
 전신에서 기력이란 기력이 다 빠지고 만 오카베 린타로는 테이블 위에 축 늘어져 있었다.

 "대체 뭐였던 거야, 그 편지는……모처럼 기일 안에 맞춰서 타임 리프 머신을 완성시켰는데, 전혀 아무 일도 안 일어났잖아!"

 말하고 나니 어쩐지 화가 치밀어 올라, 생각지 않기 매도하는 듯이 외쳤다.
 화풀이에 가깝지만, 뭐어 사정이 사정인 만큼 정상참작의 여지정도는 있을지도 모른다.

 "헤에, 진짜로 완성시켰구나."
 "뭣……!"

 잘 들리는, 기운 좋은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조금 전 랩에 돌아왔을 때, 소침한 탓에 문을 잠그지 않았던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경계보다도 먼저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감정은 경악이었다.
 그 목소리는……그는, 오카베 린타로는 확실히 들은 적이 있었던 것이다.

 아니, 들은 적이 있는 정도가 아니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 오히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그럴 것이 그 목소리는, 그 목소리의 주인은……원래 이 장소에는 있을 리 없는 인물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과연 오카린 아저씨! ……그리고 고마워, 그런 편지를 믿어 줘서."
 "너는, 알바 전사……!"




 과거 아래층의 브라운관 공방에서 일하던 모습 그대로의……
 아마네 스즈하가, 그곳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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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웃음만. 하하하.

어느 정도 흐름이 보이지 않습니까? 대충 그런 내용입니다. 아마도 짐작하시는 그대로의 물건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번역은 앞으로도 힘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