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이 물방울은……비? 그것 치고는 뭔가 따뜻하다.
타카츠키 야요이는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흔들리는 시야가 점점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누군가에게 초점을 맞추어 간다.
"야요이!!"
아까보다도 큰 소리로 그 사람은 야요이의 이름을 불렀다.
'이오리……짱?'
눈에 눈물을 잔뜩 머금은 이오리는 조금 안심한 표정을 보이고 야요이를 끌어안았다.
"얼마나 잘 셈이야……바보."
……아으. 조금 괴롭다. 머리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뭔가 이상한 기분.
'나 왜 이오리 짱한테 안겨 있는 걸까…….'
덧붙여서 온 몸이 무겁고 아프다. 어질어질한 머리로 필사적으로 기억을 파내려가 본다.
'리츠코 상이랑 같이 구교사로 가서, 이상한 주사를 맞고, 그리고――?'
필요할 기억이 다른 구멍에 묻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야요이에게 둘러진 이오리의 팔도 엉망이다.
"혹시 나……이오리 짱한테, 나쁜 짓, 해 버렸어?"
이상하다. 말도 잘 나오지 않는다. 고개를 젓는 이오리의 머리카락이 야요이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야요이는 아무 것도 안 했어. 잘못한 건 전부 나……."
'괴로운 목소리, 내지 마. 이오리 짱의 올곧은 목소리가 좋은데.'
하지만 그 말이 이오리의 진심을 표현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분명 지금도 그녀는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분명 이오리 나름의 친절이고.
어렴풋이 눈을 뜨며 생각한다. 뭔가 무척이나 졸리다. 하지만 전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있잖아, 나, 아이돌의 희망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대……. 안 됐, 던 것 같은데."
구교사에서 리츠코가 한 말을 떠올린다.
"아이돌이 희망 아냐? ――대체 아이돌이란 게 뭐야……."
"리츠코 상 있잖아, 그런 말 했었어. 아이돌은 누군가의 슬픈 결의라고. 이어서는 안 되는 마음이래. 잘……모르겠지만, 그런 건 안되려나~ 하고."
점점 목소리가 작아져 간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더 전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건 일어나서 해도 될까. 지금은,
"이오리 짱. 구교사, 입구. 들어가서, 처음 계단을 올라서. 복도에, 그 삼각형이랑 사각형 마크가 붙은, 로커……."
필사적으로 자신이 본 것을 말한다. 이오리가 찾고 있던 것. 조금이라도 그녀에게 도움이 되기를.
"부탁이야, 이오리 짜――"
"……야요이? 야, 야요이――――야요이!!"
'미안……이오리 짱. 이제 졸려.'
눈을 감자 점점 몸이 늪속으로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점점 무겁게, 점점 어둡게.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직 야요이가 능력을 발현하지 못했던 시절. 몸이 약해서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의 하얀 침대 위에서 보냈던 시절.
만약 밖에 나갈 수 있게 되면 친구가 생겨서 같이 놀 수 있게 되는 걸까. 그런 것만 잔뜩 생각하면서 천장을 바라보던 날들.
힘에 의해 기적적으로 건강한 몸을 얻고 이 학원에 오고 나서, 여러 사람을 만났다.
유키호, 마코토, 히비키, 아즈사, 리츠코 치하야――
'맞아, 치하야 상. 아까 이것도 전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이오리 짱, 치하야 상을 구해줘, 하고. 아이돌이 될 지도 모르는 치하야 상의 희망이 되어줘, 하고. 하지만――'
말할 필요도 없을까. 분명 이오리는 야요이가 부탁하지 않아도 그렇게 해 줄 것이다. 이오리가 착한 소녀라는 걸 야요이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게다가 요 1년간 계속 같이 있었는걸.
분명한 신뢰를 맡길 수 있는 친구는, 야요이가 스스로 얻은 것이다. 그것이 조금 자랑스럽다.
앞으로 능력이 사라져서 다시 움직이는 게 어려워지더라도. 지금 할 수 있는 게, 다시 할 수 없게 되어 버리더라도.
분명 이오리와의 인연은 사라지지 않는다. 근거는 없지만 어쩐지 알 수 있다. 그야――
'이오리 짱은 굉장한걸.'
이오리라면, 그 사람들이라면, 분명 괜찮다.
그러니까 안심하고 눈을 감을 수 있다.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사람의 품 안에서 잠들 수 있다.
――이 이상의 행복이 있을까.
이 소설은 픽시브에서 타마키 하야테(珠樹 颯)님이 연재하신 소설입니다. 허가를 받고 카와즈(かわづ)가 번역하였습니다. 원작자의 허가로, 이 소설은 작가와 번역가의 이름, 출처를 명기하면 전재가 가능합니다. 또한, 이 소설에 코멘트된 감상은 원작자에게도 전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설의 원본 주소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61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