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공주 30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10

마법소녀 러블리 치짱 등장! 은 없습니다. ---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9장 붕괴의 서곡 오랜만에 하늘에 구름이 많았다. 이론 수업을 들으면서 창밖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본다. 하루카와 보냈던 언덕 위의 거목은 분홍빛을 상당히 잃어버렸지만, 오늘도 당당히 서 있다. 어제 하루카의 그늘진 표정이 떠올라서, 리츠코가 말하는 원소에 대한 설명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헤어질 때 하루카는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했다. 하지만 괴롭고 쓸쓸해 보이는 눈은 완전히 숨기지 못했다. 내가 상처를 준 거다. 내 얕은 생각과 언동 때문에. 또 내가. "물질을 변화시킬 때 통감했겠지만, 이 세상에서 형태가 있는 물건의 구조를 아주 작은 단위에서 이해하는 건――" 대체 나는 앞으로 얼마만큼의 후회를 쌓아가는 걸..

작업물/번역 2016.01.13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9

---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8장 은발의 공주는 쌍둥이에게 전래동화를 들려준다 바닥에 어질러진 수많은 인형과 쿠션. 벽에는 그림이 몇 장씩 걸려 있고, 예스러운 실내 장식이 방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방의 신기한 부분은 더 있다. 평소엔 보지 못할 만한 식물이 몇 그루나 천장까지 뻗어 있고, 새나 개구리 같은 생물까지 그 안에 있었다. 도저히 평소에 생활하는 공간이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마치 돈 많은 귀족이 변덕스러움을 가득 담아, 장난으로 꾸며 놓은 듯한 방이다. 덧붙여서 침대 위에서 베개를 등받이 삼고 있는 건 열일곱, 열여덟 쯤 된 소녀다. 훌륭한 은빛으로 빛나는 머리를 초연하게 등 중간까지 늘어뜨리고 있다. 그 양 옆에는 쌍둥이인지 얼굴도 몸집도 아주 ..

작업물/번역 2016.01.12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8

'하루카의 꽃향기는 진짜 꽃에서 나는 향기였다 파문' 편 ---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7장 깨어진 쿠키 황량한 대지. 폐허가 된 학원. 봄에는 만개한 연분홍색 꽃이 피어 있을 벚나무도, 지금은 쓸쓸히 갈색 줄기를 하늘로 뻗고, 가지를 비쩍 마른 팔처럼 벌리고 있을 뿐이고. 정처없이 걷는다. 그저 걷는다. 어둡다. 어둡다. 어둡다. 여긴 어디일까. '이제 다들 없어져 버렸어. 하지만 있지, 난 여기 있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 …… … 벌떡 몸을 일으켰다. 기분 나쁜 식은땀이 등에 축축하게 감겼다. 익숙한 기숙사 방. 이불을 끌어안고 크게 숨을 내쉬었다. 기분 나쁜 꿈이었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꿈을 꿨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며칠 전, 벚나무 아래에서 깜빡 ..

작업물/번역 2016.01.09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7

드디어 하루치하에요, 하루치하! ---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6장 벚꽃 소녀 빈 교실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아즈사 상과 얼굴 마주치기가 거북하다――는 일은 없었지만. 오늘은 혼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싶은 기분이었다. 짧은 식사를 마치고, 문고본 한 권만을 들고 밖으로 나온다. 요 며칠간의 따스한 햇살은 오늘도 학원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이런 날엔 역시 밖에 있는 편이 기분도 좋다는 말이다. 앉을 곳을 찾으면서, 역시 벚나무 밑이 제일이란 생각을 한다. 모처럼 익힌 부유술이 나설 자리가 없단 건 이미 이전 수업에서 통감했다. 넓은 구획을 둘러보고, 조금 높은 언덕 위에서 연분홍 꽃잎을 단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다. 오늘은 저기까지 가 볼까. 느긋하게 걸어도 그다지 시간을 소비..

작업물/번역 2016.01.08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6

잠자는 공주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이 부분에서 벙쪘던 기억이 소록소록 살아나는군요.---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5장 커튼 그림자 평소엔 쓰이지 않는 한 교실에서. "있잖아, 치하야 짱. 나랑 사귀어 보지 않을래?" 아즈사 상이 장난스러운 눈빛을 내게 보내면서, 그런 말을 했다. 자, 어쩌다 이렇게 됐지―― ……… …… … 때는 조금 거슬러 올라간다. 점심시간. 넓이에 비해 대부분의 자리가 비어 있는 식당에서, 난 평소처럼 혼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는 하기와라 상과 마코토가, 같은 테이블에서 마치 연인 같은 친밀함을 보이고 있었다. 뭐, 저것도 평소와 같은 점심시간의 풍경이다. ……오늘은 조금 하기와라 상이 안절부절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그녀들에..

작업물/번역 2016.01.05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5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4장 구멍 파는 소녀는 마음을 속인다 '아으으, 어떡하지……. 떠올리니까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아…….' 따스한 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에서 쏟아지는 가운데, 옆에서 자는 소녀를 바라보며 하기와라 유키호는 괴로워하고 있었다. 평소처럼 같은 방을 쓰는 마코토보다 빨리 잠에서 깨어나 이불에 파묻힌 채로, 그녀 입에서 규칙적으로 흘러나오는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 유키호는 마코토의 자는 얼굴을 좋아했다. 평소에는 각이 잡혀 있어서 멋있는 그녀가, 자기 앞에선 이렇게나 무방비하고 편안한 표정을 보여 준다. 윤기 나는 입술, 예쁜 속눈썹. 자고 있는 마코토를 보면, 역시 귀여운 여자애구나 생각도 한다. 평소엔 별것 아닌 동작 하나 하나가 꼭 왕자님 같아서, 그래, 예를 들면 어..

작업물/번역 2015.12.28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4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3장 하늘로 높은 곳으로 "그럼 이제 부유술도 응용에 들어가 보자!" 리츠코가 교단을 손바닥으로 두드리고, 반대편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기합을 넣으라는 거겠지. 하지만 오늘은 몸이 무겁다. 어젯밤 재채기를 잔뜩 한 덕분에 좀처럼 잠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기는 아닐 텐데……누가 내 얘기라도 하는 걸까. "이제 슬슬 물체를 부유시키면서 다른 액션을 추가하는 것도 될 거야. 야요이, 잠깐 해 보겠니?" 지명된 타카츠키 상이 에에~ 하고 자신 없는 소리를 내고는, 머뭇거리면서 앞으로 나왔다. "으음, 뭘 하면 되나요?" "저기 있는 걸 부유시키면서 뚜껑을 열어 봐." 리츠코가 가리킨 것은 교단 위에 놓인 사탕이 든 유리병이었다. 뚜껑은 코르크로 돼 있다. 그걸 슬쩍 ..

작업물/번역 2015.12.17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3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2장 아가씨는 큰 뜻을 품는다 키사라기 치하야가 미우라 아즈사의 가슴에 적의를 품었을 즈음. 미나세 이오리는 자기 방에서 치하야에게 평소와 같이 적의를 품고 있었다. '뭐야, 그 녀석. 오늘 수업에서도, 좀 잘 한다고 우쭐대기는.' 자기 생각은 하지도 않고, 이오리는 벽장에 넣어 뒀던 무언가를 꺼냈다. 낡아빠진 종이, 쇠사슬로 묶인 책. 그리고 용도를 알 수 없는 열쇠. 책은 쇠사슬로 세게 묶여 있어서 간단히 풀어서 읽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책에 손상이 가지 않게 사슬을 자르는 능력은 아직 못 쓰고. 열쇠도 자물쇠를 찾지 않으면 어떻게 할 수 없다. 역시 삼각형과 사각형이 조합된 이 수수께끼의 문양이 힌트가 될 것 같은데. 하지만 분명 이건 학원의 비밀과 연결돼..

작업물/번역 2015.12.15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2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1장 마음의 거리 코 끝에 얇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올라탄 감촉을 느꼈다. 천천히 눈을 뜬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엷은 분홍색의 수많은 꽃. 잠들기 전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래, 산책 도중에 발견한 벚나무 밑에서 잠들어 버렸었다. 무성하게 자란 키 작은 풀꽃들이 푹신한 융단 같아서, 기분 좋을 것 같았으니까. 무심코 몸을 뉘어 보았더니, 어느새인가 잠에 빠진 것 같다. 코에 올라탄 '그것'을 손끝으로 잡아 눈 앞에 가져온다. 작은 벚꽃잎. 이 꽃잎 하나 때문만은 아니지만, 느껴지는 냄새는 온화한 봄 향기. 별로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봄 향기. 1년 전에 여기 오고 나서 두 번째로 맞는 봄 향기다. 그나저나 기분 나쁜 꿈이었다. 잘 생각은 안 나지만 아무튼 깜..

작업물/번역 2015.12.15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1

어둠 속에서야말로 강하게 빛나는 의지가 있다. 눈 앞의 절망에 몸이 움츠러들더라도, 소녀들은 목숨을 불태운다. 그 악몽 끝에 누구 하나 곁에 없게 되더라도. 모든 것은 희망을 내일로 이어가기 위해서. '날 잊지 말아줘. 내가 여기에 있었단 걸.'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xxx "이거 놔! 놓으라니까!!" 자신이 목이 이렇게나 비통한 소리를 낼 수 있단 걸 처음 알았다. 하지만 그 외침은 어두컴컴한 돌로 된 복도에 허망하게 울릴 뿐, 누구 귀에도 닿지 않는다. "그만둬, 놓아줘!" 말 없이 양 팔을 붙잡고 끌고 가는, 강인한 두 남자에게는 닿지 않는다.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데. "부탁이야, 허――" 누구보다도 얘기하고 싶은 그 사람에게도, 닿지 않는다. 지금은 분명 멀리 있을, 누구보..

작업물/번역 201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