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15

[아이마스SS]약속

난 아이돌이 되고 싶었다. TV에 나오는 아이돌들은 춤추고, 노래하고, 언제나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었다. 나 또한 그들을 동경했고, 그들처럼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꿈은 꿈일 뿐. 내가 아이돌이 될 수 없단 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분하게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8살짜리 어린애에겐 그저 현실이 냉혹하게 느껴졌다. 나는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 건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큰 병에 걸렸다고 했다. 나는 매일 매일을 그저 병원 침대에 누워서 보냈다.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약을 먹고, TV를 보거나, 옆 침대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듣거나. 난 오랫동안 이 병실에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대부분은 금방 퇴원했고 곧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

작업물/글 2016.02.25

[아이마스SS]잠자는 숲속의 공주

글쓰기에 도전해 봤습니다. 새까망숲의 노래와 잠자는 공주가 뒤범벅된 기묘한 하루치하 소설.사실 원래는 그냥 잠자는 공주를 깨우는 키스를 하루치하로 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이것저것 설정이 붙은 결과가 이겁니다. 이런이런. --- 아마미 하루카는 톱 아이돌이다. 아니, 톱 아이돌이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얼마 전 큰 사고를 당했고, 대수술을 받았으며, 그리고 회복중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하루카가 다시 톱 아이돌의 위치로 돌아올 것이라 확신하지 못했다. 그것은 키사라기 치하야도 마찬가지였다. 하루카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누구보다도 그녀에게 구원받은 소녀. 그녀가 하루카의 병실에 찾아올 때마다 마주한 것은 절망이었다. 침대에 누워 있는 하루카와, 옆에서 규칙적인 소리를 내는 뭔지 모를 기..

작업물/글 2016.02.15

[Steins;Gate SS]무제(크리스 스레 478)

오카 "간다…" 크리 "wktk" 쑤욱 크리 "우하www ktkr www너무 아파서 웃었다www" 오카 "괜찮나…?" 크리 "오k www" 오카 "움직인다…!" 크리 "오카베www너무 필사적이라 웃김www" 오카 "…시끄러." 스윽 스윽 크리 "히기이이이www" 오카 "……" 크리 "안돼애애www안된다구우우www" 오카 "……" 크리 "…미안." 다루 "지금 심한 걸 봤는데, 하고." 다루 "VIP이면 되나." --- wktk : 와쿠테카의 약자. 두근두근 기대되는 모양.www : 웃었다는 뜻. ㅋㅋㅋ와 비슷.우하 : 웃음소리. 주로 뒤에 www와 함께 쓰임.ktkr : 키타코레, 왔다 이거. 예상했던 것, 혹은 (좋은 의미로) 파괴력이 강한 것이 나타났을 때 쓰는 말.오k : ok.히기이 : 괴성, 신..

작업물/번역 2014.07.22

[Steins;Gate SS]공수방관의 듀엣(拱手傍観のデュエット)

이전에 나는, 누군가가 되려고 했었다. 세계에 대항해 싸움을 거는 누군가가. 무언가 거대한 것에 싸움을 거는 자신의 모습. 연기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정말로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중2병. 그것은 병. 현실도피라고도 한다. 그렇다――――도피. 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누군가가 되는 자신을 몽상하며. '일반인'이 되는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부모님의 일이 싫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뒤를 잇는 자신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는 다른 인생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극적인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전에 나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이전에 나는, 아버지에게 인정받으려 했었다. 나에게 혐오의 표정을 향하는 아버지에게. 아버지와 같은 무대에 서는 자신의 모습. 연구를 계속하고..

작업물/번역 2014.07.06

[Steins;Gate SS]피아망각의 어셈블리(彼我忘却のアセンブリ)

『 ―… ! …―…! 』 누군가가 울고 있다. 괜찮아. 이건 꿈이야. 『…! …!……오―…!』 이 피웅덩이에 의미는 없다. 시야가 빨갛게 물들어도, 연기로 더이상 숨을 쉴 수 없게 되어도. 이건, 그냥 꿈이니까. 『 오 …카베 …―! 싫어…!』 연기 너머에서 누군가 손을 뻗었다. 『 … …―! … …-!』 내 손은 아직 움직인다. 나는――스의 손을…… “떠올린다면 어떡하지?” ……잡을 수 없었다. 어중간하게 뻗어진 서로의 손. 서로 손을 뻗으면 닿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 이걸로 됐어. 」 내 말에, 크――가 뻗은 손이 순간 머뭇거렸다. 그 한 순간으로 충분했다. 열때문에 약해진 벽이 두 사람 사이로 무너졌다. 『 …! ―… ! 』 이제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리―의 그 늠름한 목소리를 더 들을 ..

작업물/번역 201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