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키타 48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7

더보기 시모키타자와를 뛰쳐나와 밤의 수도고속도로에 올라탄다. 차내에 흐르는 좋아하는 음악과 옆에 앉은 소중한 사람. 이 차엔 내 인생 전부가 들어차 있는 느낌이 들었다.  "밤의 핫 스낵 치킨 맛있다."  "진짜. 뭔가 특별감 있지."  료는 치킨을 덥썩 물면서 수도고속도로에서 보이는 도쿄 거리를 바라보며 "안녕히, 나의 도쿄……."라고 중얼거렸다. 오버한다고 생각하면서 핸들을 쥐자 옛날 료가 떠올랐다.  돈이 없다고 풀을 먹고 봇치 짱과 키타 짱에게 밥을 얻어먹던 료는 나와 사귀기 시작하자 갑자기 칠칠치 못한 부분이 종적을 감추었다. 돈 관리도 제대로 하게 됐고 베이스를 사는 건 3개월에 한 번 정도가 되었고 제대로 집에 돌아가게 되는 등, 료는 참사람이 된 것이다.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건지 ..

작업물/번역 2024.05.13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6

더보기 현을 누르고 피크로 튕긴다. 낮은 음, 높은 음, 그것들이 이어져 음악이 되어, 악기가 연결되고 노래가 겹쳐져 하나의 곡이 된다. 그걸 히토리 짱은 별자리에 비유했다. 나는 그 데모 음원을 들었을 때 이건 러브송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히토리 짱이 보기엔 아니라고 한다. 이건 그런 곡이 아니라고 불만스럽게 말했었다.  일의 휴식시간에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내 목소리는 덧칠되는 일 없이 그 때부터 그대로. 히토리 짱이 이 노래를 불러 준 적은 없다.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아마 이 곡은 내 곡이라고 사양하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그런 거 전혀 아닌데.  "키타 짱! 오늘 미팅 있는데 안 올래?"  "으음, 오늘은 좀 일이 있어서. 미안."  "그래? 그럼 다음에!"  "응, 다음에."  내 책상..

작업물/번역 2024.05.12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5

더보기 눈을 뜨고 처음 비치는 건 흰 어깨와 중력에 따라 시트에 흩어진 금색 머리칼. 나는 담요를 가볍게 걷어내 윗몸을 일으키고는 크게 기지개를 켰다. 햇빛을 커튼으로 가로막은 이 방은 아침인데도 어둑해서, 막 일어난 것도 있어서 시야가 좁게 느껴졌다. 니지카의 머리카락을 들어올려서 목덜미를 드러내자 어제 남긴 자국이 하얀 피부에 도드라져서 욕망이 충족되어 간다. 생각하면 할수록 한심하다고 자신을 저주하며 한숨을 쉬고는 속옷과 옷을 입고 나서 자신의 책상을 향했다. 곡은 아직 절반도 완성되지 않았다.  러브송. 니지카는 틈만 나면 진척을 물어본다. 아마 기대돼서 어쩔 줄 모르겠는 것이리라. 자신을 위해 만들어지는 그것이.  부끄러우니까 못 쓰겠다는 건 맞긴 하지만 사실은 니지카가 충격받을 게 싫어서 못 ..

작업물/번역 2024.05.10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4

더보기 STARRY의 문을 열고 니지카 짱에게 인사를 하자 아직 오지 않은 료 씨에 대해 "정말 료도 참 좋은 게 떠올랐으니까 오늘은 패스라 그러고, 정말 적당적당이라니까."라고 뾰로통 화를 내고 있었다.  "엄청 잘 되고 있는지 문 너머로 그렇게 말해서 있지. 그러면 끌어낼 수도 없고, 정말 어쩔 수가 없다니까."  "아, 아하하, 그러게요……." 하지만 마냥 싫지만은 않아 보이는 건 러브송 내용이 자신을 향한 거라고 알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 곡만 료 씨가 부르도록 얘기해 봐도 좋을지 모르겠다 생각하니 "뭔가 오늘 봇치 짱 기분 좋아 보이네."라고 니지카 짱은 말했다.  "엑!? 저, 저 평소엔 그렇게 기분 안 좋아 보이나요……?"  "아니 미안 미안, 그게 아니라,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하고...

작업물/번역 2024.05.09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3

더보기 컴퓨터에서 시선을 돌려 사무실 창문에서 보이는 건 삐죽삐죽 솟아난 몇채의 빌딩뿐. 계속 보고 있으려니 현실과 망상의 경계가 녹아 괴수영화의 서막처럼 생각되기 시작한다. 지진과 함께 빌딩이 우르르 무너지고 그 아래에서 괴수의 촉수 같은 게 솟아나 건물을 차례로 쓸어넘긴다. 그리고 얼굴을 내민 괴수의 포효에 여기 유리창도 깨진다.  도망치기 위해 일제히 빌딩에서 나가는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쿄는 한 순간에 괴멸상태가 된다.  "키타, 일 해라."  "앗 죄송합니다!"  피로 때문인지 현실도피를 하고 있자 상사에게 그런 말을 들어 나도 일을 재개한다. 달력을 보자 지금은 7월인데 무슨 일로 넘어갔는지 4월이 되어 있었다. 벚꽃의 디폴트가 프린트되어 있는 걸 보고 꽃놀이 가고 싶었는데 하고 마음속으로..

작업물/번역 2024.05.07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2

2편까진 꼭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보기 익숙한 특급 전철 창문에는 평소와 같은 가나가와의 거리가 비치고 있다. 벌써 장마가 끝났는데 눈에 들어온 광고에는 아직 벚꽃이 흩날리고 있어서 올해는 꽃놀이를 못 갔네 하고 망쇄했던 나날을 되돌아본다. "바쁜 건 고마운 일이라고, 봇치 짱." 점장님은 술자리에서 기쁘단 듯이 그렇게 말했었다. 동시에 우리들한테 바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밴드는 별처럼 많다고 설명하고는 그걸 들은 언니는 "결속밴드는 달만큼 커다랗단 말이 하고 싶은 거야."라고 그런 말을 했다.  기타 케이스가 무겁게 어깨를 삐걱이게 만든다. 고쳐 메고 전철의 관성에 고꾸라질 뻔한 걸 이겨내자 문이 열렸다. 나는 쏟아져 나오듯이 홈에 내려 개찰을 빠져나가, 시모키타자와에 내려서서 STARRY를..

작업물/번역 2024.05.05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1

"보키타와 료니지 이야기 인용    작사  히구치 아이  작곡  나이토 히데마사  편곡  미츠이 리츠오" 더보기 케이크 상자는 그 안에 있는 케이크보다도 더 많은 행복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안에 숨긴 생크림의 보물들을 소중히 소중히 지키는 새하얀 케이스. 아빠가 다녀왔다고 말하며 거실에 들어와, 엄마와 후타리가 어서와 다음에 손에 들린 케이크 상자에 헉 숨을 삼기고 기쁜 듯이 달려가는 것을 나는 소파에서 바라본다.  안에 들어 있을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에 기쁨과 아주 조금의 열등감이 마음을 스쳤다.  케이크는 물론 케이크 상자를 닮은 사람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다. 누군가의 행복을 지키는 사람, 누군가를 웃음짓게 만들 수 있는 사람, 무대 뒤에서 누군가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사람.  천장을 ..

작업물/번역 2024.05.05

[봇치더락SS] 봇치 "마침내 나도 이소스타를 시작했다……!"

"키타 짱의 사진을 보고 싶어서 이소스타를 시작한 고토 히토리. 그러나 포스트를 보는 사이에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데……?" 더보기 봇치 "그렇다곤 해도 포스트나 그런 건 안 했고, 앞으로 할 예정도 없어." 봇치 "아직 그냥 계정을 만들었을 뿐이지만." 봇치 "후헤헤……하지만 이걸로 키타 짱 포스트를 볼 수 있어." 봇치 "맞아, 반짝반짝 인싸 전용 SNS인 이소스타 계정을 뭘 위해 만들었는가!?" 봇치 "대부분의 이소스타 사용층과 한참 먼 아싸인 내가 굳은 결심을 한 건 오직 이걸 위해!" 봇치 "키타 짱의 사진을 보기 위해……!!" 봇치 "으헤헤, 요전에 료 선배네 별장 갔을 때 수영복 사진도 찍었었고." 봇치 "그밖에도 파자마 사진이나, 유령 코스프레나……." 봇치 "어 어쩌면 더 과격한 사진 같은..

작업물/번역 2024.04.19

[봇치더락SS] lingerie disturbance

"키타 짱의 속옷을 둘러싼 개그 300%인 이야기입니다. 제가 트위터 쪽에서 꺄 꺄 떠들던 이야기가 마침내 모양을 갖췄습니다. 어울려 주겠단 상냥하신 분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더보기 "이쿠요! 이 속옷은 뭐니?!" 시작은 내가 실수로 승부 속옷을 세탁기에 넣어 버린 것. 승부 속옷. 그건 내가 히토리 짱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고른 섹시한 속옷……. 엄마가 사 오는 속옷은 곰이며 고양이가 프린트되어 있는 물건으로 색기도 뭣도 없다. 히토리 짱과 사귀기 전까진 그런 건 신경쓴 적 없었지만, 처음 살을 맞댔을 때 히토리 짱이, 키타 짱 속옷 귀엽네요, 란 말을 해서 그 때 아차 했다. 그런 일을 할 때엔 그에 맞는 속옷이 있단 얘기를 떠올린 것이다. 나중에 란제리 숍에서 어른스러운 속옷을 구입해 리벤..

작업물/번역 2024.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