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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치더락SS] 잔소리는 됐으니까 좋아한다고 말해 - 10

카와즈 2024. 3. 2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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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봇치 짜~! 아, 응……?"
 "저, 저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둘 다 일찍 나오셨네요."

 서로의 이름이 들어간 스웨터를 입고 이쿠요 짱과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두 사람의 굳은 얼굴이 마중했다. 둘은 귀여운 평범한 봄옷으로 커플룩을 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그런 남사스러운 스웨터를 입고 있었는데.

 "어라? 선배들 그 스웨터 안 입어요?"
 "아니, 그거 반쯤 장난이었고. 그래도 새삼 입고 나온 거 보니까 장난 아닌데……."
 "귀엽지 않아요? 무엇보다 히토리 짱이랑 세트! 그치 히토리 짱!"
 "네, 엄청 귀여워요!"
 "이 바보 커플이……!"

 오늘 데이트 코스는 수족관에 갔다 점심을 먹고 중고 옷가게 순회다. 이 차림으로 옷가게에 가는 걸 료 씨는 명백히 싫은 표정을 했지만 둘도 예전에 그랬으니까 이 정돈 애교일 것이다.
 오늘이야말로 제대로 된 더블 데이트. 우리는 손을 잡고 도쿄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따뜻하네요, 스웨터 필요 없었을지도."
 "에에~? 나는 이거 히토리 짱이랑 잔뜩 입고 싶은데……."
 "그럼 긴팔옷 만들래요? 티셔츠도."
 "어, 그래도 돼?"
 "네. 저도 입고 싶으니까요."

 맞잡은 손에 힘을 주고 우리들은 서로 웃는다. 조금 앞을 걷고 있던 둘은 가끔 돌아보며 우리들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봇치랑 이쿠요도 라이브 중에 기타 치면서 딥키스 할래?"
 "안 해요! 누가 하겠어요!"
 "좀 좋을지도……."
 "이쿠요 짱!?"
 "아하하, 뭐 록하니까, 그치?"
 
 얼굴을 빨갛게 하고 살짝 고개를 숙이는 이쿠요 짱을 바라보자 시선을 눈치챘는지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귀여운 이쿠요 짱 귀에 비밀 얘기라도 하듯이 말을 건다.

 "……이쿠요 짱, 나 좋아해?"

 지근거리에 니지카 짱과 료 씨가 있으니까 눈치채면 분명 또 바보 커플 소리를 듣겠구만. 그래도 나는 꼭 듣고 싶어졌다. 금방 불안해하는 이쿠요 짱의 말을.
 이쿠요 짱도 오른손으로 내 귀와 자기 입술을 가리면서 작게 속삭였다.

 "좋아해, 정말 좋아해."

 그 말에 기뻐져서 웃으면서 "나도."라고 바로 답했다. 갑자기 둘이 뒤돌아보며 수상하단 얼굴을 한다.

 "무슨 말 했어?"
 "아뇨, 암것도."
 "뭐야, 말해 봇치."
 "싫어요, 저랑 이쿠요 짱의 비밀이에요."
 "바보 커플 같으니. 그치 니지카♡"
 "하지 마, 그럴 기분 아냐."
 "에, 에에……."

 우리들은 마주보고는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큼 심장이 빨라진다. 이 고동이 우리들을 앞으로의 미래로 데려간다. 어느쪽이 빨라도 느려도 안 되고, 우리들은 같은 속도로 둘이서 살아가는 거다.
 페리도트를 바라보았다. 가늘게 호를 그리는 그 표정이 내 전부라고 생각했다.

 

이걸로 끝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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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토라(虎) 님

원본 링크: 御託はいいから好きって言って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95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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