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53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5

5. 말해 줘 side : 키타 이쿠요 더보기 STARRY에서의 알바 휴식 시간. 니지카 선배가 헤벌쭉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고 있었다. "하아~~~ 엄청난 곡이 나와 버렸네~." "니지카, 그 말 하는거 오늘만 세 번째야." "미안, 미안. 하지만 정말 회심의 완성도라서~. MV 재생수도 코멘트도, 엄청 늘고 있고!" 그로부터 히토리 짱은 하룻밤만에 가사를 써 왔다. '러브송을 쓰고 싶다고 바라는 노래'――히토리 짱의 날것의 목소리로 짜여진 가사에, 선배 둘은 입을 떡 벌렸다. 나도 그 때는 압도당했지. 가사가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본 것도 있어서, 모든 프레이즈가 묵직하게 울리는 것처럼 느껴졌달지. '말의 무게'란 사고방식이 이전엔 잘 와닿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 가사를 읽은 순간,..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4

4. 괴수의 러브송 side : 고토 히토리 더보기 벽장에 틀어박혀 DVD 감상회. 담백한 BGM을 차려입고, 고등학생 커플이 해안에서 마주보고 있다. 둘은 파란 하늘 한가득 마음을 외친다. ''탓쿤을 좋아해요-!!'' ''나도-! 레이나를 좋아해-!!'' 으웩……너무 눈부셔서 토할 것 같아……. 더는 무리야, 일단 휴식. 다음은 좀 이따가. 키타 씨가 좋아하는 거니까 예상하긴 했지만, 청춘 성분이 너무 강해서 나한텐 괴롭다……. 하지만 이겨내야지. 키타 씨 옆에 계속 있기 위해서는, 아싸인 채로 있을 수는 없으니까. 방으로 기어 나왔더니, 퇴짜 가사를 갈겨 쓴 루즈리프가 엄청 어질러져 있다. 내 센스만으론 시간에 맞출 수가 없어서, 청춘 영화나 소녀 만화에서 프레이즈를 빌렸다. 하지만, 전부 거짓말 같..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3

3. 멋대로 해 side : 키타 이쿠요 더보기 우리들은 STARRY에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문제가 된 것은 히토리 짱이 보내 온 가사. 니지카 선배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거, 어떻게 봐도 러브송이지……?" 히토리 짱은 수라장 모드에 들어간 모양이라, 알바를 쉬면서까지 작사에 몰두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겨우 보내 온 초안은 우리들을 간 떨어지게 만들었다.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 ――그 동작이 뇌리에 새겨져 떨어지지 않아 ――넘치는 이 마음을 어떡하면 좋아 놀랄 만큼 직구인 러브송. 이걸 히토리 짱이 썼다니,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히토리 짱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이야? 내가 벙 쪄 있는 옆에서, 니지카 선배는 "으음~" 하고 곤란하단 듯이 신음하..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2

2. 목소리를 주세요 side : 고토 히토리 더보기 프레이즈의 단편을 적고는 퇴짜를 놓는다. 그런 걸 몇번이나 반복하고 있다. 벽장을 가득 채운 루즈리프는, 얄팍한 말들의 쓰레기장――. 이런 네거티브한 가사라면 얼마든지 떠오르는데 말이야. 내가 하고 싶다고 말을 꺼내긴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힘들다. 평소와 다른 테이스트의 가사라서 그런 것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마음의 형태가 쫓아오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그 미숙함을 뛰어넘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이니까,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내 머리만 쥐어 짜 봤자 막다른 길이네……." 스마트폰의 채팅 화면을 바라본다. 상담을 들어 달라는 그런 억지는 부리지 않는다. 단지,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목소리를 듣고 싶다. 통화 버튼을 누..

작업물/번역 2023.04.11

[봇치더락SS] 아찔함과 괴수 - 1

1. 눈이 멀 정도의 side : 키타 이쿠요 더보기 요즘 내 생활은 히토리 짱으로 알록달록하다. 그걸 깨닫고, 내 마음에 사랑색 꽃이 피었다. "그, 그럼, 같이 맞춰 볼까요……." 교사 구석에서 둘만의 기타 연습. 나보다 훨씬 난도 높은 리프를, 히토리 짱은 매끄럽게 쳐 낸다. 내가 있는 곳은, 가장 가까이서 히토리 짱의 기타를 즐길 수 있는 특등석이라고 생각해. 히토리 짱이 잔향을 지우기 위해 꾹 현을 누른다. 그 순간에 보이는 나른한 표정에, 아찔. "……?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앗, 아니야! 변함없이 히토리 짱의 기타는 대단하다 싶어서!" "에헤헤,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키타 짱 연주도 전보다 좋아져서 놀랐어요." 히토리 짱에게 칭찬받아서, 가슴이 천천히 따뜻해진다. 어제보다도 앞으..

작업물/번역 2023.04.11

[오늘의 일본어] がわ

*'오늘의 일본어'는 이미 일본어를 배울 만큼 배웠다고 생각했던 필자가 고급 어휘도 아닌 새로운 표현을 배웠을 때, 해당 표현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번에 새로 추가할 기능의 사양을 결정해서, 사양서를 정리했더랍니다. 하지만 결국 일부 사양은 클라이언트에게 확인을 받아야 했던지라 전부를 완벽히 작성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수님과 후배와 셋이서 사양서를 어디까지 작성할지를 논의했지요. 그 도중에 사수님이 이런 말을 하십니다. 「「がわ」だけ作っときます?」 がわ라고 하면 아무래도 방향이나 가장자리가 떠오릅니다. 内側, 外側처럼요. 네이버 사전을 찾아 보면 이렇습니다: 1.옆, 곁. (=そば, かたわら) 2.둘러싸는 것, 주위, 둘레, 테. 3.쪽, 측. 2번 의미가 그나..

생각/언어 2022.09.29

[아이마스SS]tomorrow

그것은, 맨발 그대로의 사랑이었습니다.(それは、裸足のままの恋でした)12. tomorrow the day before 치하야 짱―― 뻗은 손이 허공을 그었다. 오른손 멀리, 늠름하게 뻗은 등을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확 트인 견갑골을 드러냈다. ――뭐 하고 있어, 하루카. 놓고 간다? 어깨 너머로 돌아보는 그녀의 눈동자는 맑고 투명해서, 등이 트인 대담한 드레스를 모사한 의상과 잔혹할 정도로 잘 맞았다. 잘 맞는다는 게 뭐지. 어울린다? 눈과 의상이 잘 어울린다니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어쩔 도리도 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 어쩔 수 없다. 의상. ……그렇다. 나와 그녀는 지금부터 스테이지에 설 것이고, 어라, 하지만 왜 그쪽은 그렇게 어두운 걸까. 여긴, 그렇다. 무대 끝자락이다..

작업물/번역 2018.03.22

어두운 별, 먼 달 드라마 번역 - 『Overture』

남자: 으아악!남자: 살려주…읍!이오리: 괜찮으세요, 언니?치즈루: 노…노엘. 어째서….이오리: 이 사람들, 언니를 죽여서 공을 세우려고 했어요. 더러운 손으로 언니를 만지려 하다니, 자만심이 대단하기도 하지.치즈루: …….이오리: 어머,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언니. 전 아주 강하니까요. 봤죠?치즈루: 그건….이오리: 언니, 지금까지 절 지켜 주셔서 고마워요.치즈루: 노엘, 설마….이오리: 오늘부터는 제가 언니를 지켜 드릴게요. 쭉, 계속이요! 후훗.치즈루: ……!이오리: 우후후훗. 후후후후후훗! 이걸로 끝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길.

작업물/번역 2018.03.22

어두운 별, 먼 달 드라마 번역 - 『빛이 내리쬐다』

리오: 아…눈부시다. 이렇게 눈부신 빛을 본 건 얼마만일까.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안 보이게 될 것 같아. 저기에 있는 건…아아. 사랑하는 당신. 그리고…안젤라. 내 사랑하는 자식. 넘쳐흐를 정도의 햇빛을 받아서, 정원의 풀과 나무가 반짝이고 있다. 그건, 머나먼 날의 추억. 내가 아직 사람이었을 시절의, 그리운 날들. 안젤라. 우리의 작은 딸. 얌전하고 정말 귀여운 아이였지. 아직 혼자선 아무것도 못 할 만큼 아주 작았었어. 그래서 나는 항상 그 애를 품에 안고 다녔지. 그래, 안고 있었는데…. 그 애는, 내 품 안에서 죽었어. 어째서…? 왜 그렇게 된 건지, 지금도 모르겠어. 단지, 저택 밖에서 이렇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 이 성은 저주받았다, 뱀파이어가 있다, 고. 내 작은 성은 습격받았고, 남..

작업물/번역 2018.03.22